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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아 Jul 21. 2023

나는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영화를 통해 내가 그려보는 미래

얼마 전 뉴스에서 미국의 심각한 마약중독 문제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사실 나는 이제야 기사화되는 것도 의아하다. 거의 십여 년 전부터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길거리에서 약에 취해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번화한 유니온스퀘어를 조금만 벗어나도 길에 오줌냄새가 진동했고 홈리스들이 길에 누워있거나 약에 취해 휠체어에 탄 채로 오줌을 누는 모습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그래도 그때는 일부였다. 그런데 최근에 다녀온 샌프란시스코는 정말 상태가 너무 심각했다. 주위로부터 나가면 조심해야 한다는 것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한 블록을 이동할 때마다 마리화나 냄새가 진동했고 소리를 지르는 사람, 자신의 머리를 인정사정없이 때리는 사람 그야말로 길을 걷는 것 자체가 공포였다. 샌프란시스코는 정말 아름다운 도시였는데 왜 이렇게 된 걸까?

다른 기사에서는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시작하며 비워진 도시의 빌딩들이 정상으로 돌아온 지금에도 채워지지 않고 공실로 남아있다고 했다. 그렇게 비워진 도시는 다른 문제를 더욱 야기시키는 것만 같다. 


한때 좀비 영화가 유행했었다. 비슷비슷한 줄거리였는데 윌스미스가 주연한 <나는 전설이다> 영화에서 처럼 도시는 텅 비어있고 좀비를 대신해 마약에 취해 있는 사람들이 해결책을 찾아 주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 어느 영화에서 보았던 거대 빌딩을 용병들이 지키고 그 너머에는 좀비들이 우글우글 대던 장면이 생각나는데 프랑스 경제학자 자크아탈리가 쓴 <미래의 물결> 저서를 보면 미래에는 국가 개념이 없고 거대 기업이 국가를 대신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갈수록 커져만 가는 빈부격차로 인해 부유한 사람들은 거대기업이 제공하는 안전한 보금자리와 용병의 지킴 속에 행복을 넘어 타락을 즐기는 반면 가난한 사람들은 그 울타리 밖에서 약에 취해 좀비처럼 떠돌아다니는 것은 아닐까. 나는 늘 영화가 미래의 우리의 삶을 예측한다고 믿어왔다. 영화를 통해 내가 그려보는 미래는 이렇다.


환경오염으로 더 이상 건강한 아이를 낳기 힘들어진 인류는 자연임신으로 아이를 낳는 것은 불법으로 간주하고 부유층을 중심으로 유전자 조작을 통해 아이를 배양한다. 그렇게 뛰어난 유전자를 통해 태어난 인간들은 과학기술의 발전을 극대화시킨다. 발전된 기술로 로봇은 보급화 되어 어디서든 인간을 대신해 일을 한다. 그렇게 되자 인간은 활동성이 떨어지게 되어 점점 비만화 되고 이제 개인 이동수단 없이는 움직이기도 어렵다. 그만큼 지구의 파괴도 가속화되어 이제는 다른 곳을 찾아야만 한다. 부유한 자들은 지구를 떠나고 지구의 가장 큰 적은 인류라는 것을 알게 된 슈퍼컴퓨터는 인간을 없애려 한다. 그래서 인류는 로봇에게 장악당하고 인간은 기계의 에너지원으로 전락한다...


호주산불이나 최근 벌어진 캐나다 산불, 태풍, 지진, 쓰나미... 여러 지역에서 발생하는 자연재해 소식을 듣다 보면 우리가 살아갈 미래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내 집에 쌓이는 쓰레기가 싫어 그걸 내다 버리면서 이 많은 쓰레기들은 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많다. 그럼에도 나는 이 상황을 바꿀 의지가 있는가? 나는 불편함을 감수할 자신이 있는가? 나는 자신이 없다. 그래서 더욱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지도 모르겠다. 


그뿐만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인간이 저지르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은 어떤가? 우리나라는 안전한가? 매일같이 들려오는 여러 사건, 사고들은 우리 역시 안전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한다.


엄마가 태어났을 때의 세상과 지금의 세상에는 엄청난 변화가 다. 가속화를 생각하면 지금으로부터 십 년, 이십 년, 삼십 년 후의 모습은 상상하기 조차 어렵다. 그래서 나는 내 아이들에게 현재의 즐거움을 희생하고 미래만 대비하라고 말할 수 없다. 현재를 다 쏟아부어 준비할 미래가 우리 아이들에게는 있을까? 나는 그것이 두렵다. 요즘 젊은 사람들그것을 알기에 결혼도 출산도 두려운  아닐까.


오늘이라도 행복하기를.

그렇게 매일매일을 보내고 그 끝에 도달은 미래도 행복하기를.




미래는 가타카, 바닐라 스카이, 블레이드 러너, 나는 전설이다, 월드워 Z, 아이로봇, 월 E, 스타쉽 트루퍼스, 에이아이, 터미네이터, 에어리언, 2012, 투모로우, 혹성탈출, 컨테이젼, 아일랜드, 매드맥스, 인터스텔라, 설국열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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