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

‘소’ 도반의 시

by 도반

눈이 파진 석불은 말이 없다 반만 뜬 달 아래서 이끼로 된 옷을 입고 있다 가부좌로 앉은 그는 무엇도 보지 않는다 숨결로 빚은 시간이 스미고 틈을 내어 벌어진 몸에 애기똥풀이 뿌리를 내린다 당신은 깨진 화분, 멈춰버린 풍경 몸으로 행하는 소거 변화하는 계절은 시절의 뒤란 손바닥에 빗물이 고인다 새가 마시고 날개를 씻는다 아무것도 아니며 동시에 모든 것인 세상이라는 선방에서 가만히 미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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