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도반의 시
빈 종이에 연필로 글을 쓰는 일은 적는 것이다.
빈 천에 물을 부으면 일은 적시는 것이다.
버번에 담배 연기를 가두고 원샷을 한다.
술에서 훈연향이 난다.
알코올이 골수로 퍼진다.
비로소 살아있음을 느낀다.
적고 적시 고를 구분하지 못하다.
종이, 섬유 그리고 나는 젖어간다.
우리는 필름 속에 기약 없이 박제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