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더스가 고른, 영감을 주는 시선
※[파인더스의 시선]에서는 매주 한 번 '수상한 여행가'를 꿈꾸는 이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수상한 시선을 소개합니다. 이번 주 '파인더스의 시선'이 선택한 수상한 시선은 쓰레기를 주우러 산에 오르는 하이커인 김강은입니다.
김강은 하이커는 산을 오르며 쓰레기를 줍고, 예술 활동을 하는 하이킹 아티스트입니다. 2018년 클린 하이커스(@clean_hikers)를 만들고 주기적으로 산에서 플로깅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클린 하이커스를 통해 경험을 쌓은 참가자들은 자발적으로 플로깅을 실천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SNS 플랫폼을 통해 나누고 있어요.
지난 6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 중 하나인 북한산 숨은벽능선 산행에 동행했습니다. 숨은벽능선 길은 초반에는 부드럽고 편안한 숲길로 이어지다가 어느 정도 올라가면 기암들이 나타나고, 조금 더 가면 해골바위 옆으로 깎아지른 절벽과 숨은벽릿지가 한눈에 펼쳐지는 인상적인 코스입니다. 불과 몇 걸음 밖으로 나가면 무미건조한 도심이라는 것이 의아할 정도로, 낯설지만 신비롭고, 야생의 향기가 흐르는 축축한 숲이에요. 몇 년 전만 해도 이곳은 이른바 ‘아는 사람만 오는’ 특별한 길이었는데, 북한산의 남다른 비경을 조망할 수 있는 코스로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습니다.
김강은 하이커와의 산행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산행하며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갑자기 집게를 들고는 경사면 아래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나타나곤하는 그의 본능적인 움직임이었습니다. 작은 체구에 큼지막한 배낭과 클린백을 메고, 한 손에는 기다란 집게까지 들고 무장한채로 쓰레기 탐색을 이어가는 그의 클린백은 쓰레기로 금세 묵직해졌습니다. 암릉을 타고 해골바위에 오르고, 숨은벽능선 산세를 즐기며 직접 싸온 채식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밤골계곡에 발을 담그며 피로를 풀고, 하산길에는 산에서 주운 쓰레기로 정크 아트도 만들고요. 이런 일련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느낀점이 참 많았습니다. '나처럼 해봐'가 아닌 '나와 함께 해보자'는 친밀한 태도를 가진 사람, 자연을 향한 최대한의 애정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사람인 김강은 하이커와의 클린 하이킹은 익숙했던 북한산을 낯설게 보게 했습니다.
클린 하이킹을 위한 준비물은 집게, 장갑, 클린백입니다. 본격적으로 쓰레기를 주우려면 집게는 길고 견고하며 가벼운 것이 편해요. 요리용 집게를 챙겼다간 수십 번 허리를 굽히느라 산 중턱에 주저앉거나 분노지수가 올라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장갑도 필수입니다. 어떤 쓰레기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지요. 반쯤 남은 막걸리 플라스틱 통부터 바이러스 마스크, 그리고 볼일 보고 닦은 휴지까지 기상천외한 쓰레기가 많이 나오거든요. 클린백은 본인에게 맞는 어떤 것도 괜찮지만 가벼운 방수천 재질과 편안한 어깨 줄로 만든 재활용 가방이라면 금상첨화입니다. 김강은 하이커는 아웃도어 가방 브랜드 코너트립(@corner_trip)과 함께 제작한 클린백을 사용하고 있어요. 오래된 클라이밍 로프를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가방입니다.
저는 능동적인 여행자입니다. 사랑하는 산의 아름다움을 오래 만나고 싶어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고, 건강한 삶을 위해 채식을 하고 있어요. 능동적이고 실천적 행동들이 제가 원하는 세상을 조금씩 앞당기는 것 같아요.
※ 본 콘텐츠는 'FINDERS 파인더스 Issue01. 수상한 여행가'의 수록 콘텐츠 일부를 재편집하여 제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