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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호 Mar 29. 2024

[중용 33. 명철보신明哲保身]

사리 분별을 밝고 슬기롭게 하여 자신의 몸과 마음을 보살피는 방법

【27-07】 103/130 명철보신

그러므로 윗자리에 있어도 교만하지 않고, 아랫자리에 있어도 배반하지 않는다. 나라의 도가 있으면 자기의 말로써 자신을 일으킬 수 있고, 나라의 도가 없으면 침묵하더라도 자신을 용납하며 살아갈 수 있다.     

 시경에 말하기를 “이미 밝고 또 슬기로워 자기의 몸을 보존한다.”라고 아마 이것을 말하는 것이리라. 

 是故로 居上不驕하며 爲下不倍하니라 國有道에 其言이足以興이오 國無道에 其黙이足以容이니 詩曰旣明且哲하야 以保其身이라하니 其此之謂與인저  

시고로 거상불교하며 위하불배하니라 국유도에 기언이족이흥이오 국무도에 기묵이족이용이니 시왈기명차철하야 이보기신이라하니 기차지위여인저.     


【해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늘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간다. 인간의 삶에 완전, 완벽, 완성이란 거의 없다. 다만 성실하게 정성을 다하여 노력하고 성장해 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성인은 사람 중에 으뜸으로 지혜와 덕성이 뛰어난 사람이다. 성인은 하늘과 땅의 공명정대한 도를 체득한 사람이다. 끊임없이 배우고 묻고 생각하고, 행동하며 노력하는 사람이 성인이다. 성인은 하늘과 땅의 도를 거울삼아 만물을 피어나게 하고 기른다. 성인의 도량은 넓고 너그러우며 크다. 성인은 예의로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한다. 

 성인 버금가는 사람이 군자다. 군자는 덕성을 높이고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군자는 도덕과 인격수양을 한 다음에 학문을 익힌다. 인류 보편적 윤리와 삶의 원칙을 먼저 익힌다. 그리고 넓고 큰 원칙을 바로 세운 다음에 학문에 정진한다. 군자는 인격을 수양을 먼저 하고 학문정진을 한다. 이는 성리학의 본질인 존양성찰과 격물치지를 하는 것을 말한다. 학문을 배우기 전에 삶의 본질과 덕성에 힘쓰고, 그다음은 학문을 익혀 진실을 추구한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군자는 넓고 큰 것을 이루면서도 정밀하고 세세한 것도 능히 잘한다. 

 또, 군자는 높고 밝은 것에 도달하기 위해 더 지극하게 노력하고 중용에 통달하려고 애쓴다. 군자는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알며, 사람과 사람 사이를 돈독하고 두터이 하여 허례허식이 아닌 진정성을 바탕으로 예를 숭상하여 사람다운 멋진 사람이 되어 살아간다. 

  

정보화로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어제의 것이 먼 과거가 되는 시대다.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이 발달하더라도 사람살이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챗GPT를 잘 활용하려면 배우고 생각하여 잘 물어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려면 덕성을 갖추어야 좋은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있다. 

 

자신의 덕성과 학문이 이루어져 성숙한 사람이 되면 윗자리에 있어도 교만하지 않고, 아랫자리에 있어도 배반하지 않는다. 실력과 인성을 갖춘 사람은 건강한 자아를 지닌 사람이다. 남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다른 사람의 장점을 살려서 펴게 한다. 아랫 자리에 있어도 자신의 능력과 실력만 믿고 배신하거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 

 

 나라의 도가 있다는 것은 평화와 복지를 중시하고 올바른 정치이념과 제도를 갖추었다는 말이다. 국민의 복리증진과 행복을 위하고 자유롭게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나라가 도가 있는 나라다. 그 반대는 무도하고 무책임하며 국민을 괴롭히고 권력자의 사익만 추구하는 나라이다. 나라의 도가 있을 때는 자기의 견해를 제시하여 국가를 부유하게 하고 국민이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정책을 제시할 수 있다.  하지만 무도한 나라에서는 자신의 견해를 제시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국가 정책과 방향에 대해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다면 때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이는 기회주의가 아니라 뜻을 펼칠 시기를 판단하는 현명한 사람의 처신과 태도이다. 예전 사람들은 이를 명철보신(明哲保身)이라고 했다. 즉 이미 밝고 또 슬기롭게 하여 그 몸을 보존한다는 것이다. 사리의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능력이 밝아야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있고, 슬기로운 혜안이 있어야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잘 돌 볼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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