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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호 Apr 18. 2024

[중용 38. 정치의 중요한 덕목]

- 사회자본과 사회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덕목

제29장 정치의 중요한 세 가지      

【29-01】 109/130 왕이 신경 써야 할 세 가지 

천하의 왕 노릇하는 데에는 세 가지 중요한 것이 있으니, 이 세 가지를 중하게 여기면 자기의 허물이 적을 것이다. 

王天下有三重焉이니 其寡過矣乎인저

왕천하유삼중언이니 기과과의호인저     


【해설】

 예의, 제도, 문자는 문명 발전의 중요한 요소이다. 예의는 자신을 절제하고 남을 존중하며 서로를 더 빛나게 한다. 제도를 갖추어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도량형을 정비하고 기술 표준을 제정하여 민생을 더욱 편안하게 한다. 문자는 예의와 제도를 후세에 전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세 가지를 소중하게 여기면 나라를 잘 다스리고 백성이 편안할 것이다.       


【29-02】 110/130 백성이 따르는 예의와 제도 

 옛(하나라의 예나 은나라의 예) 시대의 것은 비록 좋으나 고증할 수 없고, 고증할 수 없으니,  믿지 않고, 믿지 않으니 백성이 따르지 않는다. 하대(최근에 만든 예)의 것도 비록 좋으나 존중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으니 믿지 않고 믿지 않으니 백성이 따르지 않는다.

上焉者는 雖善이나無徵이니 無徵이라不信이오 不信이라民弗從이니라 下焉者는 雖善이나不尊이니 不尊이라不信이요 不信이라民弗從이니라

상언자는 수선이나무징이니 무징이라불신이오 불신이라민불종이니라 하언자는 수선이나불존이니 불존이라불신이요 불신이라민불종이니라     


【해설】

 좋은 예의나 제도라도 할지라도 백성에게 유익하고 삶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백성에게 유익하면 백성이 믿고 따른다. 개인과 개인이 서로 믿는 신뢰도 중요하고 개인이 힘들 때 사회가 개인을 보호한다는 사회적 신뢰도도 중요하다. 최근에는 신뢰자본을 중시한다. 사람과 사람이 상호작용을 하려면 반드시 믿음이 있어야 한다. 서로 신뢰하지 못하면 인간관계가 원활하지 못하다. 신뢰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요순시대에는 길에 떨어진 것을 줍지 않는다는 도불습유(道不拾遺)였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카페에서 노트북을 책상 위에 놓아두어도 잘 가져가지 않아 신뢰도가 높다고 한다. 


 최근에는 ‘사회 신뢰도’를 강조한다. 박구용은 「공정과 정의사회」에서 '사회적 신뢰도'를 높이려면 소득 재분배 효과가 높은 사회복지를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득 재분배를 공정하게 하고, 사회복지 수준을 높이면 사회신뢰도가 올라가고 행복지수도 올라간다. 우리 사회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속에서 국민의 안전과 복지정책을 강화해 왔지만 아직도 사회신뢰도는 OECD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주택문제, 교육문제, 기본소득, 사회복지 등을 강화하여 사회신뢰도를 높여야 지속가능한 사회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사회신뢰도를 높이는 것은 진보와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만드는 사회권을 강화해야 좋은 제도라 할 수 있다. 


 보수(保守)는 보호하고 지킨다는 말이다. 백성의 생명과 재산은 보호하고 지키며, 위정자의 권위주의는 바꾸고 버려야 한다. 창업은 쉽지만 수성은 어렵다고 했다. 오늘날에도 시민들이 정치인에게 바라는 진정한 용기는 지킬 것을 지키는 용기, 바꿀 것을 과감하게 바꾸는 용기일 것이다. 정치인과 강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는 앞장서면서 서민과 약자를 보호하는데 주저하는 것은 위선이며 비굴한 것이다. 


 포르셰 디자인실에는 "바꿔라, 그러나 바꾸지 마라 Change it, but do not change it!"이란 말이 붙어 있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되 전통을 지키는 것이 소중하다는 말이다. 지난날의 것이라도 인습이 아닌 전통은 계승해야 한다. 새로운 정치를 추구하되 국민을 위하는 것은 바꾸지 말고,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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