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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장미

by 이종열 Oct 14. 2024

왕관 쓴 오월 장미는

지우개로 말끔히 지웠다

왕관 벗고 잊혀진 시월 장미는

뒷방에 홀로 거울을 본다

낯설은 익숙함은 자세히

보면 모나리자다

알듯말듯한 미소,

그 전략적 모호함 때문에

가을밤 잠이 오지 않는다

시월 장미에게 남은 건

불타는 영락한 이름뿐이다

빨강 노랑 꽃잎에 인정사정 없는

첫서리가 납덩이 채찍으로 감긴들

무관심이 서리로 보다 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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