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페르소나

by 이종열

《페르소나》


천년의 껍데기를 벗었다

맨몸으로 맞는 바람은 시원하고

살갛에 닿는 햇볕은 따뜻하다

살고자 쓴 가면이었다

벗으면 죽는 줄 알고 썼다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가면이 죽어야 맨얼굴은 산다

아무리 얇은 탈도 오래 쓰면 탈난다

살아서 못벗은 가면을 죽어서 벗는다

죽은 고목의 얼굴이 투명해 졌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새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