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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黎明)

by 이종열

《여명(黎明)》


서서히 번져오던 붉은 산빛이

한줄기 붓으로 선을 긋는다

일시에 쏟아지는 불화살로

순식간 세상은 빛의 충만이다

미약한 시작 창대한 유종

여명 잔빛의 씨앗들이

을사년 전역으로 흩뿌려진다

봄이 오면 사랑의 수고로

무장한 연두가 싹을 내리라

가난한 농부는 풍성한 가을

결실을 콧노래 부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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