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을 바꾸면 다르게 보일 수도...
요즘 사람들이 가장 꺼려하는 것, 싫어하는 것, 신경 쓰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이 호구처럼 보이는지 아닌지에 대한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불안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수준까지 올라온 것처럼 보입니다. 언제부터인가 호구란 단어는 일상의 곳곳에 스며들어 작은 차이와 다툼에 있어서도 곁눈을 하고 혹시 하는 의심을 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직장에서건, 가정에서건, 친구들 사이에서도 억울하다고 느끼는 순간 바로 이것이 호구 잡히는 것이란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게 되면 방어본능과 공격본능이 펼쳐지게 됩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들을 옳고 그름의 관점(자신의 입장에서)으로만 보려고 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러나 사실 이 세상의 모든 일들은 각각 다양한 면을 지니고 있고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결론이 다르게 지어질 수가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세상의 이치를 잘 알고 있음에도 자기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는 다소 편파적인 시각을 갖게 되는 것 역시 당연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제까지 저의 시점으로 저의 직장생활이나 직장동료의 행위를 해석하고 생각하다 보니 너무 제 입장이 억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분이 나고 어떻게 하면 이 억울함을 풀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저처럼 자신의 직장이나 직장동료, 상사에게 어느 정 불만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기 자신의 가치를 또 그렇게 높게만 평가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어느 정도는 겸손하게...)
제가 제 입장에서 바라보았을 때 저의 억울함은 일리가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상사 역시 제가 더 많은 일을 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다만, 그것을 지적하고 고치려는 의지가 없을 뿐...) 그러니 저는 제가 옳다는 생각과 상대방은 달랐다는 생각을 더욱 강하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달변가도 아니고 싸움을 잘하는 호전적인 사람도 못됩니다. 대충 속으로 구시렁거리거나 돌려 얘기하는 정도가 다입니다. 정말 정 안 되겠다 싶을 경우에만 싸움을 하긴 합니다.
그래서 이 억울함(제 입장에서)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몇 가지 방법들에 대해 고민해 보았습니다. 여러 고명하신 유튜브의 전문가들이나 책들, 과거의 경험들... 을 찾아보았습니다. 무엇이 정말 제 자신에게 가장 좋은 사고방식이 될 것인지, 그리고 보다 나은 미래를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다만, 그 생각에 있어서는 자기 자신만을 놓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상대방과 직장 모두에게 이로울 수 있는 결론이 무엇이 될 수 있는지를 포함하여 생각했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제가 젊었을 때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자신의 억울함만 생각한 나머지 상대방에게 미움을 갖고 똑같이 행동하거나 뭔가 빅엿을 먹일 수 있는 방법을 찾거나 뒤에서 험담하는 등의 행동은 모두 나 자신을 피해자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슨 행동을 하든지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닌 상대방의 잘못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내 행위를 정당화시키게 됩니다. 저도 집에서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어도 잠이 안 올 만큼 고민이 된 만큼 다음에 직장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수없이 해보았습니다.
그냥 그 사람이 나아지길 무작정 기대하는 것은 주도권을 그 사람에게 넘기는 것 같아 별로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내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이라 생각했습니다. 일단, 내가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억울하냐는 물음에 그렇지는 않다는 답이 나왔습니다. 저는 일을 잘하고 싶고 되도록 많은 일들을 경험하길 원하고 있기에 일을 많이 하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주요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부분은 많은 일들을(경험 없이)하다 보니 제 직장동료(스트레스의 원인)와 팀을 이루어 더블체크가 되어야 되는 부분이 저 혼자 책임져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억울하다는 생각을 지워보기로 했습니다. 수많은 업무적 실수는 제가 일을 하다 보니 제가 완벽히 하지 못해서 생긴 일이라 생각할 수 있음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누군가 다시 한번 체크해 주면 좋겠지만 먼저 제 자신이 완전히 일을 할 정도의 수준이 된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 역시 아직 신입직원일 뿐이고 일을 배우는 입장이라는 것을 인지하였습니다.
상대직원은 저보다 직장에 대한 이해도도 낮고 자신의 일처리가 느리고 하지 못하는 일에 대해서 체크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단 그의 입장도 조금은 이해가 갔습니다. 서로의 입장차를 충분히 이해(진심으로 받아들이는 것)하는 것은 중요한 부분입니다. 스스로를 피해자의 위치에서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자의 위치로 올려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를 호구라고 생각하고 괴로워하는 이유는 누군가에게 바보처럼 속아 넘어가서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약자로 규정하고 그 어떤 선택지도 없다고 생각하기에 더욱 괴롭습니다. 그러니 반대로 상대방이 우리 자신을 필요로 하게 만들면 됩니다. 그러면 우리 자신은 그의 부탁이나 필요를 들어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선택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여전히 경력신입직인 그에게 일을 가르쳐줄 수 있고 더 편하게 일하게 해 줄 수 있는(제가 조금 더 일하는 것으로) 선택지가 있습니다. 그를 미워하지 않고 친절하게 일을 가르쳐줌으로써 그가 나를 의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당장은 제가 손해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조금 길게 보면 직장상사나 그 직원 모두에게 있어 저는 필요한 존재가 될 것입니다. 그때에는 진짜 제가 그들의 부탁(업무적인)을 들어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게 될 것입니다.
저는 제가 세상에 베푸는 친절이 언젠가 돌고 돌아 저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믿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먹으니 제가 일을 더 하고 책임지는 업무에 대해 스트레스를 예전처럼 받지 않게 되었습니다. 경력직으로써 저에게 일을 물어보는 것이 그로 써도 자존심 상하는 일이 될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 책임이 너무 많아 무겁게 느껴질 때 그냥 좀 도와달라고 솔직히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 입장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물론 이 방법이 다 먹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진짜 나쁜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자기 책임을 줄이기 급급한 것이 직장생활이기에 누군가를 타깃 삼아 호구를 만드는 게 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주제의 동영상이나 글의 댓글을 보게 되면 이런(나쁜) 사람들이 잘 산다... 승진도 잘하고 편하게 산다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진짜로 현실이 그럴까요? 그런 사람들도 있긴 있을 것입니다만 사람들은 압니다. 그런 사람들과의 업무는 피하게 되고 되도록 멀리하려고 합니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호구 공포증에 걸려 사람들을 믿지 못하고 매번 경계 태세를 갖추거나 좋은 인연들을 떠나보내게 되면 오히려 그 선택이 자신을 쪼그라들게 만듭니다.
평탄한 직장생활을 하시는 분들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업무든지 인간관계든지 힘든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그때마다 자신을 피해자로 만들어 괴롭히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어떤 불합리하고 스트레스 상황 속에 있다고 하여도 자기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작은 부분을 충분히 찾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아무리 작고 당장은 크게 힘이 없어 보일지라도 언젠가는 돌고 돌아 크게 성장하여 내게 큰 힘이 되어 줄 것입니다.
올해는 많은 분들이 행복한 직장생활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