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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jebell Feb 27. 2023

무례한 직장 후배란

상사도 힘든데 직장후배도 힘들고...

일 못하는 직장후배보다 더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무례한 직장후배라는 말이 있다. 직장상사에게 무시당하는 것도 힘든데 후배까지 자신을 무시한다면 정말 직장에서 퇴직하고 싶을 것이다. 직장상사에게 무시당할 때는 그 상사가 자신에게만 그렇게 대하진 않았을 테니 어느 정도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과 공감대가 형성이 되기라도 하지 직장후배가 자신에게만 무시하는 행동을 한다면 누구에게 말하기도 어렵다. 후배직원을 제대로 관리 못하는 무능한 상사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직장은 늘 갈등이 생기는 곳이다. 직장은 자신이 마음에 안 든다고 바꿀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많은 종류의 사람이 각자의 성향을 조금씩 양보하며 일을 하는 곳이다. 당연히 각자의 생각도, 나이도, 세대도, 성향도 다 다를 수밖에 없는 곳이다. 그러니 자신과 업무적으로 맞는 직장후배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직장상사와 내가 잘 맞는 것만큼 이상한 일이다. 그럼에도 억울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드는 이유는 내가 직장상사에게 맞춰주는 것만큼 직장후배는 나에게 맞춰주지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


자신이 직장후배에게 부당하거나 과도한 업무지시를 하지 않고 인격모독적인 발언, 감정에 치우친 일관되지 않은 행동도 하지 않았으며 개인의 사생활을 입에 올리지 않는 직장상사라면 이미 충분히 배려심이 넘치는 좋은 상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후배가 자신을 무시하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 분노에 사로잡혀 감정적으로 표현하지는 말아야 한다.


직장후배와 자신이 같은 감정을 내보이는 것은 자신의 평판을 깎아먹는 일이 된다. 직장후배보다는 자신이 잃을 것이 훨씬 많을 수 있다. 직장은 조직이다. 위계질서가 존재하는 곳이기 대문에 무례한 직장후배로 인해 당신의 리더십이 흔들려 보일 수 있다. 상대방이 노리는 것이 바로 그것일 수도 있다.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A의 직장후배로 B가 들어왔다. 처음에는 일을 좀 배우는가 싶더니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B는 A에게 뭔가 불만이 있는 듯 딱히 지적하기는 어렵지만 A를 무시하는 애매한 뉘앙스의 말과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일은 곧잘 하는 B의 말과 행동에 다른 직원들도 A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B의 미묘한 무례함에 A가 미처 대처하지 못하는 동안 다른 직원들도 약간씩 그와 비슷한 행동들을 하기 시작했다. 그것으로 인해 A는 몹시 스트레스를 받았다. B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부정적인 분위기가 부서에 점차 퍼지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A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일단, 감정적인 대응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B가 하는 말과 행동에 대해 정리를 해본다.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를 정리한 후 무례하게 구는 부분에 대해서 자신의 부서만의 기준을 새롭게 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고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라든가 회의를 준비할 때, 혹을 회의에 참여할 때의 태도, 출퇴근 시 보고, 회식을 할 때의 연락 등 이제까지 자신이 무시되고 있던 부분들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모든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정하고 이야기해야 한다. 만일 자신이 부서장이 아니더라도 직장에서 지켜야 할 기준에 대해 미리 이야기해 줄 수 있다. 그런 뒤 그것에 대해 가장 먼저 어기는 직원에 대해 강한 페널티를 준다. 그것이 꼭 B가 아니더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가장 먼저 어기는 사람은 아마도 눈치 없는 직원이 될 가능성이 높겠지만 누가 되었든 가장 먼저 어기는 시람에 대해 그냥 넘어가면 새 기준이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많기에 꼭 정확히 하고 넘어가야 한다. 둘 사이의 개인적인 기준이라 할지라도 A가 먼저 업무와 태도에 대한 기준을 이야기해 준 것을 B가 어겼다면 분명히 지적해 줘야 한다. 그 행동이 A의 상사로써의 권위를 지켜주는 일이 될 것이다. B가 A가 말한 새로운 기준을 지키느냐, 무시하느냐는 이제 그의 책임이 되는 것이다.


자신이 직장상사가 되었다는 것, 직장에서 우리가 이끌어줘야 할 후배가 생겼다는 것은 드디어 리더가 되는 출발점에 섰다는 것이다. 어떤 리더가 되어 갈지는 스스로 선택할 문제이다. 우리는 자신의 생각대로 리더의 모습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간의 사회생활의 경험으로 볼 때 예의 없고 무례한 사람은 아무리 숨기려 해도 언젠가 그 본모습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결국엔 사라지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사회생활은 누구나 살아남을 수 있는 그런 만만한 곳이 아니다.


직장상사라면 직장후배를 가르치고 이끌어줄 책임이 어느 정도 있다. 물론 잘 배우느냐, 아니냐의 문제는 배우는 사람의 몫이다. 말을 억지로 끌고 가 물가에서 물을 먹일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나 사람을 키울 때 칭찬과 질책 중 더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고르라면 당연히 그것은 칭찬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라면 춤뿐만 아니라 그 이상도 할 수 있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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