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말해주는 삶의 교훈
정년퇴직.
'드디어 막을 내렸다.'
아버지는 몇년 남지 않은 정년을 바라보며 사셨다. 매해가 지나갈수록, 5년, 4년, 3년... 그리고 올해 이렇게 아버지의 퇴직의 해는 찾아왔다.
'퇴직을 한다' 라는 얘기를 들을 때부터 나는 뭔지 모를 불안감과 조급함이 엄습했다.
그 전에 내 스스로 자리를 잡고, 안정적으로 나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들.
그 생각들이 나를 불안하게도, 조급하게도 만들곤 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회사를 오래 재직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실감했다.
그렇게 뒤늦게 성인이 되고서야, 아버지의 그 어려움을 이해했고, 공감했다.
그렇게 한 회사를 오래 다니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비와 어려움들을 맞닥뜨리고 그것을 이겨내며 왔을 지가 보였다.
그래서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이런 것은 아무나 하지 못항을 알기에 박수쳤다.
그렇게 퇴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버지와 자취방에 겨울 짐들을 실고 함께 차를 타고 올라가는 길에 이런저런 대화를 했다.
"대단해, 어떻게 한 회사를 30년을 다닌거야?"
자식들 때문이라는 것을 앎에도 놀라움에 나온 나온 말이었다.
"한 회사여도 여러 개의 지사를 다녀서 가능했다"
"30년 동안 몇 군데의 지사를 다닌건데?"
"광화문, 고양, ...., (그렇게 한참을 읊어보시더니) .."
마침내 말했다. "12군데 네"
어찌됐든 지사들이 다수여도, 한 회사는 하나의 회사이기에.
그리고 그 본체의 회사는 변하기 힘든 회사임을 알기에.
그저 대단하다 했다 나는.
아버지가 퇴직을 하신 이후의 얼굴 표정에는 후련함과 개운함이 있어 보였다.
그 표정은 그동안 무언가 보지 못했던 평온함이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아버지는 앞으로의 새로운 출발로의 준비를 하시고 계시다.
퇴직이라 쓰고, '새로운 출발'이라고 명명하신 데에는 이유가 있을 터.
그렇게 자취방에 도착하고, 지금 회사를 재직하고있는 동생과 아빠는 마주했다.
온갖 스트레스 상황과 마주하고있는 동생을 보고 아빠는 말했다.
"무슨 일이든 즐기는 마음으로 해야해, 공부이든 일이든.
그래야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살수있어.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으면 밖으로 표출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야 해.
물론 회사를 다니다보면 각종 어려움들이 많아. 그래도 그럴 때 '무엇이든 이겨내려는 굳은 마음'을 가지고 나아가야해. 극복해내고 회사 내에서의 나의 목표도 달성해내겠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아버지가 해주는 한 회사를 30년간 버틸수있었던 비결 3가지가 있다.
요새 mz의 신조어가 있다. "즐길수 없다면 피해라"
"피할수 없다면 즐겨라"를 반대로 해석한 말이다.
피하지 않을 것이라면, 결국 즐기는 게 맞다.
몰입이라는 책에서 그런 말이 나왔었다. '일주일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즐길 수 없다면, 그것만큼 불행인 것은 없다. 자신에게 부여받은 일에 몰입하는 힘은 내가 일에서 즐거움을 찾을수있도록 해줄 것이다'
그만큼 하나에 대한 집중을 그 책에서는 강조했다.
그렇듯 자신의 일에 온전히 빠져서 몰입해보는 자세만큼 즐기지 못할 것은 없다.
지금의 일에 즐기지 못한다면, 자신이 담당한 업무 자체에 밀도있게 몰입해보는 것.
그 자세는 내가 괴로움과 스트레스에 벗어나 즐길 줄 아는 한차례 높은 힘을 발휘해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마음가짐이었다.
'극복해내야겠다'와 '해내겠다는 믿음' 이거 하나면 된다.
마음 먹기에 달렸으며,
굳게 먹은 마음은 어떤 난관이든 헤쳐나갈수있는 힘을 준다.
아버지도 말했다.
30년간 수도 없는 어려움과 힘듦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굳게 먹고, 뚫고 나가겠다는 마음가짐.
이겨내겠다는 강한 확신이 그 수많은 난관과 고비들을 넘게 해주었다고.
그런 굳은 마음이 나를 생각하게하고, 행동하게 한다.
마인드 셋이 중요한 이유이다.
내가 회사 재직 시절, 나에게 했던 말이 있다.
나의 에너지를 아끼고 충전하여 오래가는 방법.
마치 마라톤처럼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마지막을 위한 스퍼트를 남겨놓고,
스퍼트 조절 하는 것이 필요하듯이 말이다.
하루에 나의 에너지의 80%만을 사용하라.
1주일에 한번 올인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매일 적어도 주 5일 이상을 평생 꾸준히 해야하는 일이기에.
나의 에너지를 비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야 진짜 써야하는 순간에 올인할수있다고.
약간의 비상금을 마련하듯이, 자신의 비상 에너지를 마련해두라고 했다.
그것이 오래도록 길게 유지할수있는 비결이다.
호수공원에 놀러가면 오리는 호수에서 유유자적하게 헤엄치고 다니는 것을 쉽게본다. 사람이 보기에는 평온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오리의 모습이다. 그런데 그 오리는 사실 그렇게 물에 떠있기 위해, 수면 아래의 오리발은 '끊임없는 발길질'을 하고있다. 이런 오리발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보는 사람들은 '평온해보인다'고 한다.
고수들은 '쉽게 하고 단순하게' 한다.
무엇이든 그래보인다. 그래서 '쉬운가?'하고 따라해보면, 나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고수가 되는 경지에 이르기까지 고수는 '끊임없는 발길질을 하는 오리'처럼,
'보이지 않는 엄청나고도 꾸준한 노력을 홀로' 해왔다.
그런 노력이 있어, 쉽고 단순하게 할줄 아는 것이다.
무엇이든 단번에 되는 것은 없다.
알게 모르게 보이지 않는 노력들을 해온 경험들에서만 나온다.
1만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하나의 분야에서 '탁월함'을 가지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시간 1만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간의 효율과 밀도가 매우 높다면, 1만시간이라는 절대적인 시간을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절대적인 1만시간이 기준이 된 이유는 가장 보편적으로, 평균적으로 고수가 되는 평균 소요시간이 이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시간의 절대성은 누구에게나 똑같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흘러간다.
그러기에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흘러간 세월의 성과의 차이가 생긴다.
그렇기에 하나의 방향에서 버티는 것도 10년, 20년, 30년이 흐르면 실력이 된다.
1년 이란 시간에는 사계절이 있다.
10년의 시간에는 10번의 사계절이 있다.
30년은 30번의 사계절을 겪으면 찾아온다.
30년은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다.
어느 한 분야에서 20년, 30년 이상 하신 분들은 '끊임없는 노력'이 있어서 가능했다.
그러기에 나는 그런 분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건넨다.
나의 아버지에게도 그러하다.
이제는 새로운 출발을 잘 영위해나가시길.
주변에 오랜기간 동안 하나를 해오신 분들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건넨다.
그리고 우리도 그런 사람이 되어가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그것이 우리만의 실력이고 가치가 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