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올라오는 요동치는 감정
그 감정은 격한 끄덕임이었다. 공감되던 말. 그리고 학생 시절 수없이 되새기고 자주 내뱉던 말. 어느새부턴가 나는 그 말들을 잊고 살았었다. 이 말은 이해하려는 것보단 받아들이는 것을 택한다. ‘수용’에 가깝다.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도 많은 내가 이해하지 못하고 알 수 없는 환경에 마주친다. 그리고 그 환경 속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그렇게 세상에는 수많은 이슈와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너무나도 다양하기에, 언제부턴가는 그 다양한 사람들을 16가지의 유형으로 나눠 생각하면 이해의 시도가 생긴다. 그러기 때문에, 혈액형을 넘어 MBTI가 유행이 된 것이 아닐까 싶다.
MBTI거 유행이 된 기저는 ‘대체 이해할수없다’를 ‘그래서 그렇구나’로 받아들이게 해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이제 사람을 그러한 유형들로 분리해서 보고 쉽게 생각하려는 경향성에 빠졌다. 그렇게 하면, 내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편하기 때문에. 그 핑계대고 이해했다로 넘어가고 싶어하는 한 구석의 마음 때문에.
그래서 어쩌면 MBTI는 우리들의 니즈가 반영된 잣대일수있다. 그러기에 그 시대의 흐름을 타고 MBTI가 번짓 것이 아닐까.
매장 오픈 준비를 하던 어느날, 그 날도 어김없이 2층 데스크로 향했다. 현금 준비금을 준비하고, 돈을 셌다. 그리고 오픈 준비가 완료되었을 때, 펜을 찾다가 나는 나의 바로 왼쪽에 자리한 한 아이패드에 눈길이 갔다. 명확히는 화려한 컬러풀 아이패드 케이스 우측 상단에 자리한 라벨이었다. 그 라벨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좌우명: 그럴 수 있지
필기체로 된 자필로.
그럴 수 있지
보는 순간 나는 멍 해졌다.
잊고 있었지만 뚝심있는 그 말이 나에게로 울려퍼졌다. 그리고 “아, 맞지” 라고 혼자 되내였다.
이 중요하고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이 말을 나는 잊고 있었다. 매장에서도 일하면서 한편으로 이해되지 않는 모습들을 볼 때면 어느새부턴가 한숨먼저 나왔다. 스스로 답답해서 나도 모르게 나온 한숨이었다.
그러던 나를 알아서 우연히 이 좌우명이 더 잘 보였을 수도 있다. 현 상황에서 어쩌면 나에게
가장 필요한 말일수 있기에.
가벼운 말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말
마음을 탁 치는 문구.
5글자밖에 안돼었지만, 힘이 있는 말.
그 무엇보다 강력하기에, 이 말 하나면 어느 팀 어느 부서에서든 어느 조직에서든 화합과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해가 되진 않는 순간에, 이해하려는 노력보단 ‘그냥 받아들임’을 택하는 말인 것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나의 감정소모와 에너지 소모를 정말 써야하는 곳에 쓰게 해주는 마법의 말이다.
특정 누군가의 행동이 생각과는 다를 때, 혹은 예상과는 다른 행동일 때, 우리는 ‘멈칫’하게 된다. 당황스러움과 혼란스러움 사이에서의 내가 서있는 것을 스스로 바라본다.
이 때는 2가지 행동을 보통 한다.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거나, 이해하기를 포기하거나.
그럴 때 필요한 것은 ‘그럴 수 있지’.
이해의 노력도 포기도 아닌 그저 받아들임이다. 감정과 기교를 뺀 ’수용‘. 동시에 그 말은 내 스스로에게 편안함을 주기 시작한다.
삶 속에는 사람도 있고, 사회도, 변수도, 이슈도 있다. 그럴 때 그런 모든 각각의 현상들에 대해서 우리는, 나는 어떠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가.
되돌아볼 타이밍이다.
혹시나 내 스스로의 감정소모를 언제나 극한으로 이끌며 에너지 소모를 하고있진 않은지.
이해할 수 없는 대상 혹은 사실, 환경들을 보며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진 않은지.
이해조차 하기 싫어 이해를 거부하는 태도가 불평과 분노가 되어 상대에게 주변에게 퍼뜨리고 있진 않은지.
위의 3가지 중에 한 가지라도 해당되는 나의 태도를 가졌다면, 당신에게는 이 말이 필요할 때다.
그럴 수 있지
이 말로 나 또한 편안해지는 넓은 아량을 가져보는 것은 어떠한가. 이해는 못하지만 그럴 수 있다고 넘겨보는 자세가 필요한 순간들은 의외로 많다. 그리고 그렇게 넘길 때 깨닫게 될 것이다. 이 말은 현명한 말이라는 것을.
이 글을 읽는 모두가 보다 더 현명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