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을 조금더 쉽게, 간편모드 (1)

은행앱의 간편모드는 어떻게 구성될까?

by 리즌디자인

며칠 전, 국내 유명 유튜버인 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채널에서 안타까운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할머니께서 맥도날드의 키오스크로 점심을 주문하는 ‘도전기’를 담은 내용이었습니다.


키오스크 앞에 선 할머니는 처음부터 끝까지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주문하시려면 터치하세요’라는 문구를 읽으시고 손녀에게 누르면 되냐고 물어보시기도 하고, 글씨가 작아서 읽지 못하고 그림만으로 메뉴를 고르시다가 콜라가 아닌 커피를 고르기도 하셨습니다. 이 과정에서 ‘내 맘대로 메뉴를 고르지 못해서 자존심이 상해’라는 할머니의 하소연은 제일 짠하고 안타까운 장면이었습니다.


1_인트로.png 출처: 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채널, ‘막례는 가고싶어도 못 가는 식당’ 영상[1]

요즘 우리는 주변에서 박막례 할머니처럼 디지털 세상에서 소외받는 어르신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국내 금융 환경이 별다른 과도기 없이 빠르게 디지털화되면서, 계좌 이체나 조회 등 기본적인 기능조차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이 많아졌습니다. 이에 금융업권의 앱 서비스들은 노년층을 대상으로 더 나은 편의성과 접근성을 제공하는 간편(고령자)모드를 출시했습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간편모드의 특징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간편모드란 무엇일까요?


간편모드는 금융소비자가 금융앱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 소비자 친화적인 화면을 말합니다. 고령자 층을 포함해 모바일 앱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간편하고 직관적인 구조와 디자인을 적용하고, 자주 이용하는 기능을 중심으로 화면을 구성합니다. 간편모드의 특징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접근성을 고려한 별도 모드


간편모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접근성과 편의성입니다. 간편모드의 접근 경로를 최소화하여 사용자가 해당 모드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은행앱은 메인 화면에 토글이나 텍스트 버튼 등을 배치하여 쉽고 빠른 전환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간편모드를 별도의 모드로 분리한 이유는 간편모드가 단순히 글씨 크기만 확대된 형태가 아니라 이체, 조회와 같은 핵심 기능 및 프로세스에 모두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능과 흐름 전반을 사용자 특성에 맞춰 재구성하기 위해, 간편모드는 독립된 별도의 모드로 제공됩니다.

2_간편모드.png KB스타뱅킹 앱(왼쪽)과 SC제일은행 앱(오른쪽)의 메인 홈 화면. 간편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버튼을 왼쪽 상단에 배치하여 쉽고 빠르게 변경할 수 있습니다.


2. 분명한 안내


간편모드는 사용자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직관적인 UI를 지향합니다. 정확한 뜻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해석이 불분명한 아이콘을 줄이고 텍스트를 대신 사용합니다. 또한 각각의 컴포넌트 영역과 텍스트 사이즈를 키워 사용자가 쉽고 빠르게 요소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합니다.


특히 금융이나 IT업계에서 쓰이는 어려운 용어를 쉬운 용어로, 딱딱한 뉘앙스를 친절한 말투로 고쳐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 앱은 ‘이체’, ‘납부하기’, ‘아이디어 말하기’ 대신 ‘돈보내기’, ‘공과금내기’, ‘의견말하기’로 변경하여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직관적으로 쓰고 있습니다.

3_쉬운 용어.png 신한은행 앱의 일반모드(왼쪽)와 쉬운홈(오른쪽) 화면


간편모드와 일반 모드 화면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파악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WON뱅킹(우리은행) 앱의 간편모드는 1)모든 아이콘 버튼을 텍스트 버튼으로 변경했고, 2)모든 컴포넌트 및 텍스트의 사이즈가 커졌으며, 3)시선이 빼앗기지 않도록 기능과 관련없는 이미지를 삭제했습니다.

4_아이콘 제거.png 우리WON뱅킹 앱의 일반모드(왼쪽)와 간편모드(오른쪽) 화면


3. 핵심 기능에 초점


복잡한 기능을 최소화하고 주요 기능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는 사용자가 빠르고 효율적으로 원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합니다. 우리WON뱅킹 앱은 개인 맞춤으로 메뉴 편집이 가능한 ‘마이메뉴’ 영역을 숨기고 계좌 조회, 거래내역과 같이 사용자들이 자주 이용할만한 기능을 우선적으로 배치하여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5_핵심 기능 초점.png 우리WON뱅킹 앱의 일반모드(왼쪽)와 간편모드(오른쪽) 화면



고객 중심의 설계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면 우리는 사용자가 서비스에 맞추도록 강요하는 구조를 종종 발견합니다. 금융 서비스 역시 전문성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높은 이해도를 요구해 온 영역 중 하나였습니다. 간편모드는 이러한 관점에서 벗어나, 서비스가 먼저 사용자의 입장에 맞춰 변화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금융권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현재에도 다양한 업종에서 간편모드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사용자의 접근성을 편리하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간편모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다루며 간편모드의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https://www.thelisn.com/articles

https://www.thelisn.com/articles

[1] 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채널, ‘막례는 가고싶어도 못 가는 식당’ 영상, 2019년 1월 4일, https://youtu.be/1BzqctRGgaU?si=IE819YsiaG1qkai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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