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을 조금 더 쉽게, 간편모드(2)

은행앱 간편모드의 현재와 미래

by 리즌디자인

지난 글에서 우리는 간편모드의 개념과 특징에 대해 살펴보며, 간편모드는 단순히 글씨를 키우는 보조 기능이 아닌, 복잡한 디지털 금융 환경을 사용자 중심에서 다시 설계한 중요한 시도라는 점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간편모드는 현재 어떤 모습으로 운영되고 있을까요. 금융 서비스에서 이 접근은 앞으로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간편모드의 현재와 미래를 중심으로 글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간편모드의 현재


간편모드는 본래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소외를 방지하고자 ‘고령자모드’라는 이름으로 처음 은행업권에 등장하였습니다. 2022년도 2월,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함께 3개 부문의 13개 앱 개발원칙을 담은 은행권 공동지침 ‘고령자 친화적 모바일 금융앱 구성 지침’을 마련하였습니다.

1_간편모드의 현재.png 출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보도자료 [1]


각 은행들은 해당 지침을 반영한 앱을 개발해, 2023년도 6월말 기준으로 모든 국내 은행(18개사)이 간편모드 출시를 완료했습니다. 금융당국은 향후 업권별 특성에 맞춰 은행 이외에 다른 금융업권인 저축은행, 신협, 카드사, 보험사, 증권사 등의 간편모드 출시를 지원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간편모드에 대한 니즈가 전 연령층에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실제 간편모드를 출시한 6개 은행의 고령자모드 이용현황을 살펴보면 간편모드 이용자 중 60대 이상의 연령층은 27.4%, 40·50대는 45.2%, 20·30대 연령층은 25.6%로 나타났습니다. 당초 의도했던 60대 이상 연령층 이외에 20·30대 청년층, 40·50대 중·장년층도 상당수준 이용하였습니다. 이처럼 간편모드에 대한 수요가 전 연령대에서 발생한 점을 반영하여 명칭을 ‘고령자모드’에서 보다 포괄적인 의미의 ‘간편모드’로 수정하게 되었습니다.[2]



연령대별 간편모드 사용 현황

2_연령대별 간편모드 사용 현황.png 출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보도자료 [2]



간편모드의 활용현황


최근 키움증권과 대신증권에서는 자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간편모드를 신설하고 주요 기능을 개선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키움증권은 투자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춰 누구나 쉽게 투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대신증권은 고객들의 사용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해 해당 모드를 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두 증권사의 간편모드 도입은 사용자 전반의 접근성과 이해도를 높이는 방향에 목적을 두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선순위를 설계하고, 고객들이 원하는 동선에서 해당하는 메뉴들을 탐색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이 두 가지 사례를 통해 우리는 간편모드가 앞으로 다양한 업종에서 더욱 활발히 적용될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3_간편보드 활용 현황.png



간편모드의 미래


이처럼 간편모드는 금융당국 지침을 바탕으로 금융업권 앱서비스에서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전 연령층에서 사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향후 미래에는 다음 세가지 측면에서 간편모드의 발전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1. 상세 개발 가이드 마련


현재 각 은행앱은 구성 지침에 따라 간편모드를 개발하고 있지만, 실제 사용해보면 원칙대로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은행마다 다른 UX/UI를 적용하고 있어서 보다 명확하고 상세한 개발 가이드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특히, 노인들은 금융앱 이용 방법 학습에 시간이 소요되기에 더욱 혼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송금 기능에 대해 은행 A의 앱은 '이체' 버튼이 중앙에 위치하고, 은행 B의 앱은 '보내기' 버튼이 오른쪽에 위치하는 등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노인들은 원하는 기능을 찾기 어려워하거나 잘못된 버튼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각 은행은 자체적인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노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핵심 기능들에 대한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기존의 지침을 강화해야 합니다.


2. 보안성 강화


간편모드에서는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대신 복잡한 보안 절차를 최소화하는 경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간편모드의 편의성을 가져가면서도 견고한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내의 보안 시스템을 강화할 수 밖에 없습니다.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AI와 빅데이터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하여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 자체에서 개발한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빠르고 강력한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Fraud Detection System, FDS)을 구축하였습니다. 그 결과 2022년 한 해 동안 31만건의 사기 거래를 차단할 수 있었는데, 이는 한 해 동안 20개 은행 전체에서 이상 거래 사고를 예방한 건수(3,588건, 2017년 기준)와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입니다. 간편하고 직관적인 사용성으로 유명한 토스앱이 국내 대표 금융 플랫폼이라는 위치에 올 수 있었던 것은 사용자가 안심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목표로 사용자 보호에 힘써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3. 다른 업종으로 확대


노인들이 금융업권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종의 디지털 환경에서 소외받고 있는 점과 전 연령층에서 간편모드에 대한 니즈가 존재하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향후 다양한 업종으로의 확대가 예상됩니다. 생활 필수 서비스라 할 수 있는 유통, 교통, 의료건강 분야 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택시는 앱을 통해 호출되기 때문에, 노인들이 택시를 잡으려고 해도 예약 표시를 띄운 채 지나가버린다고 합니다.[3][4] 실제로 카카오T 앱을 실행해보면 젊은 사람도 어느 것을 눌러야 할지 헷갈릴 정도로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으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로켓배송으로 유명한 쿠팡 앱의 경우, 처음부터 화려한 광고 팝업이 노출되면서 사용자의 시선을 현혹합니다. 또 일부 병원에서는 앱 서비스 예약을 우선시하여 스마트폰을 쓸 줄 모르는 노인들은 발길을 돌리거나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5]

4_간편모드의 미래.png 카카오T(왼쪽)와 쿠팡(오른쪽) 앱 첫 실행 화면. 30대인 필자가 봐도 어딜 눌러야 할지 망설여집니다.

스마트폰을 제대로 쓸 줄 모르는 노인들에게 이런 다양한 앱 서비스들은 그저 다른 세상의 신문물일 뿐입니다. 각 지자체는 노년층을 위한 디지털 교육을 강화하고, 각 기업들은 다양한 연령층의 사용자를 고려하여 더 나은 접근성과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도록 현행앱을 검토하고 개선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마치며


이번 아티클에서는 간편모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논의를 통해 사용자 중심의 디지털 서비스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간편모드의 확대는 접근성과 편의성의 측면에서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고 노인들의 디지털 포용성을 높이는 사용자 친화적인 흐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변화를 위해서 금융당국은 지속적인 가이드 지침 개선과 모니터링 활동을, 각 모바일 앱 서비스 기업은 경쟁우위를 선점하는 차원에서도 사용자 중심의 앱 개선을 중요 과제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현재 간편모드는 금융앱에서 시작되었지만, 간편모드가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설계 방식으로 확장되어, 궁극적으로 쾌적한 디지털 환경을 형성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피하고 싶은 도전이 아닌 생활 속에 편리함으로 자리잡는 디지털 환경이 하루 빨리 다가오길 바라봅니다.



https://www.thelisn.com/articles


[1]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보도자료 ‘어르신들의 편리한 금융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고령자 친화적 모바일 금융앱 구성지침]을 마련했습니다.’ 2022년 11월 8일, 보도자료 다운 링크

[2]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보도자료 ‘금융앱 간편(고령자)모드 은행 이외 다른 금융업권으로 확대된다.’, 2023년 10월 5일, http://www.fsc.go.kr:8300/v/pZycdf4C4tv

[3] 울산매일, 울산 내 고령층, 택시 어플 사용 못해 택시 이용에 어려움 호소, 2022년 8월 8일, https://www.iusm.co.kr/news/articleView.html?idxno=954216

[4] 광주일보, 디지털 취약한 어르신들 택시 잡기 ‘고통’, 2023년 11월 8일, http://kwangju.co.kr/article.php?aid=1699451100760292006

[5] 매일경제, 앱으로만 예약받는 병원 늘었다 노인·소외층 의료접근성 도마에, 2024년 1월 1일, https://www.mk.co.kr/news/economy/10910981

[6] 쉽고, 같이, 간편하게 즐기는 간편모드, https://www.youtube.com/watch?v=wFwUDXLfDIU

작가의 이전글앱을 조금더 쉽게, 간편모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