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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장복 Mar 20. 2022

한남동 이른 아침

oil on linen_116.8x53cm_2022

한남동 이른 아침_oil on linen_116.8x53cm_2022

잇따른 누군가의 부고를 받고 잠시 멍 때린다. 늙음과 죽음이 뭔가. 누구나 한 방향의 시간을 걸어가고 있다. 해서 늙음은 별 다른 사건이 아니다. 걍 삶을 산다와 같은 말이다. 가끔 타인의 모습에서 늙음을 발견할 때 화들짝 놀란다. 가는 자는 가지 않는다는 말처럼 나는 나의 지금을 언제나 채우기 때문이겠거니. 그때마다 지난 세월을 더듬어볼 뿐이다.


죽음.. 이 또한 별 일 아니다. 눈 깜빡임으로 갈라지는 이 세계의 마침이다. 누군가의 죽음은 그 삶과 연루된 모든 사건을 환기시키며 그 죽음을 에워싸게 다. 죽음은 남은 자의 삶에 관여하는 것으로써 제 모습을 보인다. 죽음을 누가 알겠는가, 두 번 다시 반복할 수 없는 단 한 번의 경험일 뿐이다.


헌데, 죽음 앞에서 최소한의 품위를 지킬 수 있을까. 청렴한 삶을 살 권리를 박탈당한 세상에서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할 권리를 주창할 수나 있을까.. 작금의 시대에 의구심만 커간다. 2022.3.20 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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