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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너머 Nov 21. 2024

스토리텔링은, 중요하다.

이해할 수 없지만 뭐든 기대를 버리면, 불현 듯 찾아온다. 기회도 기쁨도. 

아이유의 노래 Unlucky의 가사처럼 하루하루는 마치 잘 짜여진 장난 같아서 이제 됐다 하고 

손을 놓을라 치면 슬며시 주지 않던 손을 내미는 게 정말 우리의 삶인걸까. 

삶이라는 게 만약 인간이라면 '삶'도 도파민 중독자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살며시 제기해본다.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비로소 햇살이 드는 시간을 맞이하는 사람들을 보는 건 행복하고

도파민이 도는 일이니까, 아마 이에 중독돼서 우리에게 매번 그런 시간들을 부여하는 지도 모르는..

하다 못해, 덕계못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정작 팬이 아닌 사람들이 우연하게 팬들의 우상을 

본다던가 오디션에 그냥 따라만 간건데 덜컥 회사에 붙어버린다던가 하는. 


서론이 길었지만, 나 또한 이 경우를 한번 겪었기에 왠지 좀 더 열정적으로 얘기 할 수 밖에 없었다. 

계정을 만든지도 거의 3달이 다 돼갔지만 그렇다 할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고, 난 처음의 천진난만한

마음을 조금씩 조금씩 잃어갔으며 그 빈 자리는 걱정이 야금야금 차지하고 있던 그 때 

워낙 컨텐츠를 많이 소비하는 내게 눈에 들어온 한 릴스.

그 릴스의 내용은 요컨대 이랬다. 한 야구 팀 선수의 열광 팬이었던 남자가 경기를 관람하며 너무

열정적으로(?) 응원해서(춤을 매우 신나게 췄다)퇴장 조치가 주어졌지만 매우 유쾌한 퇴장이었고 

이는 그 당시 꽤 바이럴이 됐었는데 약 몇십년 후, 그 남자가 팬이었던 선수의 복귀 경기 날이 됐고

그 팬은 여전히 팬으로서 관람석에서 볼 수 있었다. 그 팬이 참석했음을 알고 있던 야구장 측에서 

잠시 쉬는 시간에 진행되는 댄스타임에 그를 몇 번이나 카메라에 잡았고 부끄럽다는 듯이 몇번 거절하던

그가 갑자기 일어나 그때와 똑같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번엔 백댄서도 있었다.(그의 두 아들들)

열정적인 댄스 후 그는 선수를 가리키며 열정적으로 응원했고 선수는 가장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고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유쾌했고, 행복했다!

저렇게 몇 년이 지나도 나를 묵묵히 응원해주는 누군가를 보는건 그 당사자가 아니어도 행복하니까!


난 이런 걸 볼때마다 너무 공유하고 싶어진다. 사람들과 꽤 거리감을 유지하는 편이지만

익명의 공간에선 '어때 어때, 너무 멋지지' 하고 공유하고 싶어지는 마음은 왠지 모르겠지만 매우 큰 편이라

곧바로 릴스를 만들어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 계정인지라 한국어로 번역도 해야했지만 번역은 둘째 치고 이 릴스의 스토리 텔링이 핵심이란 생각에

맥락에 도움이 될 수 있을만한 다른 영상자료를 조합했고 결국 클립의 마지막이 클라이맥스가 될 수 있게

나름의 편집으로 하나의 스토리텔링을 완성했다. 


하지만 이 릴스가 잘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평소처럼 릴스를 올렸던 것 뿐이었고,

내가 이 컨텐츠를 통해 사람들이 공감해줬으면 하는 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에 맞는 

형식을 택한 것 뿐이었지 내가 이만큼 노력을 했으니까 이 릴스는 잘될거야 라던가 잘돼야해! 같은 

욕심이나 확신은 없었는데, 


반응이 오는 릴스는 확실히 다른 것을 그때 느꼈다. 

처음 받아보는 수의 좋아요부터 계속해서 울리는 인스타그램 알람에 난 알람을 껐고

수없이 달리는 댓글. 내 컨텐츠가 먹혔구나! 에서 오는 희열감뿐만 아니라 그 때부터 팔로워가 

천천히 늘기 시작했으니 뭔가 조금씩 길이 트이는 건가 하는 마음에 기대감도 한껏 올랐다.

그리고 스토리텔링은, 매우 중요하다. 


릴스의 성공에 도파민 수치가 확 하고 올라간 나는 그때부터 릴스를 마구마구 제작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건 무조건 저장해서 나만의 색깔이 들어간 릴스로 만들기 바빴고 흐름을 탔는지

연달아 릴스는 좋은 성과를 냈다. 

하지만, 문제는 그 팔로워들은 얼마 되지 않아 팔로우 취소를 하기 시작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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