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홀리데이는 이제 끝.
이제 석사다.

In 2018

by 글너머

남자친구와의 헤어짐은 나의 영국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 했지만 남자친구를 만나게 해줄 수

있었던 것도, 좋은 인연을 만나게 해 줄 수 있었던 것도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영국에 살게 된 첫 이유.

워킹홀리데이.


난 워킹홀리데이가 나에게 선물해준 2년을 꽉꽉 채운 후 다시 한국으로 떠나게 됐다.

사실 내가 영국을 결정한 이유는 따로 없었다. 물론 워킹홀리데이 가능 국가는 영국 말고도 많았지만

일단 첫번째로 영어를 사용 한다는 점이었고, 둘째로는 내가 처음으로 유럽 여행을 간 나라들 중 가장

맘에 들었다. 나라가 아름답다라는 차원보다는, 가장 살고 싶은 도시였다.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했다.

대도시지만, 그럼에도 아직 유럽 그 특유의 날 것(?)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감성이 공존하고 있다는

느낌. 잘나기도 했고 잘난척도 하는 친구지만 동시에 술 먹으면 허점이 드러나서 뭔가 인간적이라고

느껴지는 친구 같은 느낌 이랄까..?

물론 이 다음 에피소드들에서 나올 얘기지만 살짝 스포를 하면 난 락다운 때에 영국이 정말 싫어졌다.

이렇게 관리가 제대로 안되는 나라가 있구나 하며. 한국과 비교가 너무 돼서 아마 더 영국의 코로나 관리

시스템의 맹점들이 더 잘 보이지 않았던 걸까 싶다.

아무래도 문화적으로 그런 질병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는 엄연히 존재하는 거니까 이해를 아예 못하진

않지만, 난 그때 처음으로 영국에게 실망했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까진 영국은 나에게 유럽 여행 첫 순간부터 영국에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가지고 발을

다시 들여 놓았던 순간을 포함해 한국으로 출국하기까지 한 날 한시도 특별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영국을 절대 잊지 못했고 난 한국에서 살 수 없다고 되뇌었다. 남자친구가 있어서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영국에서 더 숨이 틔는 듯 했다.

오해하면 절대 안되는게 한국이라는 나라를 폄하하는게 아니다. 난 한국이라는 나라가 자랑스럽고 그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인(?)임에 분명하지만 사람마다 외국에서 사는 사람이 더 편한게 있고 또 누구는 외국은

딱 여행 갔다올 때만 좋은 곳이듯이 나에겐 영국이 더 내가 발 붙이고 살아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난 그만큼 영국을 사랑하게 됐다. 그래서 워킹홀리데이가 끝났지만 다시 합법적으로 영국에 갈 이유가,

비자가 필요했고 나한테 남아있는 옵션은 딱 한가지. 학생비자였다.

영국을 떠나기 전 내가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이 학생비자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석사와 학사를 결정 해야

했는데 학사는 기본이 3년인데다가 그 말은 고로 학비가 어마어마하단 것이었고

이미 2년의 워킹홀리데이도 허비했다고 생각하시는 부모님께 학사를 하고 싶다는 것은 너무 무리한 부탁.

그래서 난 석사로 마음을 굳혔다.

이미 2년이나 휴학을 했기 때문에 남은 대학교 생활 1년을 잘 마치는 것이 급선무였고(석사는 학사를 졸업

하고 난 후에 시도 할 수 있으니까) 석사 준비도 해야 했다.


아, 또 폐지되었다가 내가 석사를 하기 전에 다시 부활한 제도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졸업비자를 주는 것으로 석사나 학사를 영국에서 마치면 2년간 구직활동을 할 수 있는 비자를 주고

난 운 좋게도 그 때 석사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이때도 난 또 생각했다.

'아, 또 영국이 나를 잡네.'

물론 내가 영국을 선택한 건 자발적이었지만 영국 워킹홀리데이는 날 선택해줬다.

또 영국이 나에게 석사만 하면 2년 이란 시간을 공짜로 더 준다네?

이런 이유로 난 영국에서 살아야 할 운명인가? 라는 근거없는 운명론까지 생각하기도 했다.


2019년 난 한국으로 돌아왔고

영국 생활 2막을 위해 한국에서 잠시나마 다시 발 돋움할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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