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와 도피 드리고 포기
불안장애와 공황장애 그리고 ptsd로 학교를 몇 주째 가지 않고 있습니다.
결석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과목당 결석 두 개 정도가 최대라는 것인데, 그럼에도 C… D만 나와도 감지덕지입니다.
그래도 차석 입학생이었는데… 씁쓸합니다.
학교를 가면 학교 자체 때문에 공황발작이 오고,
학교를 안 가면 불안해서 공황발작이 옵니다.
이번 해에 들어 대개 모자를 쓰고 외출합니다. 사회공포증이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만, 남들의 눈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모자가 편합니다. 나의 모습을 최대한 숨겨 나만의 안전 구역이 생기는 느낌입니다.
학우들이 머리 안 감는 학생으로 오해하진 않을까 실없는 걱정을 해봅니다.
나는 고3,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니고 나서부터 회피도 노력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회피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멍청하게 이겨내야지 이겨내야지 하는 건 오히려 나를 더 힘들게 할 뿐입니다. 회피를 하는 것도 용기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 의지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
회피와 포기가 부정적인 단어로 여겨지는 게 마음 아픕니다. 누군가는 회피, 도피 덕분에 삶을 살아가니까요.
오늘 새벽에 30분 정도 자다 목 속에서 열감이 느껴져 통증을 느끼며 깼습니다. 약 20년 생애 처음 느끼는 고통이었습니다. 누군가 목에 100도의 끓는 물을 계속 붓는 느낌. 기관지가 따갑고 타오르는 느낌이 들며 귀까지 통증이 전이됐습니다. 아마도 제가 복용하는 약의 성분이 역류하여 그랬던 것 같은데, 이번 주에 의사 선생님께 여쭈어봐야겠습니다.
저마다의 삶과 고난, 역경, 아픔, 힘듦을 느끼는 모두가안온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