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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물여덟 Oct 25. 2023

다이어트는 우리의 운명

영원히...

요즘 제1 관심사를 꼽으라면 단연 다이어트다. 간헐적 단식을 필두로 진행 중인데 위장의 크기가 줄었다는 게 확실히 느껴진다. 평소에 먹던 메뉴를 반도 못 먹는 중. 억지로 수저를 더 들었더니 토할 것 같다. 토해내면 더 몸에 나쁜 영향을 줄까 봐 조용히 속을 다스리는 중이다. 이번 다이어트엔 확실한 계기가 있다. 멋진 프로필 사진을 찍기 위해서!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여러 정보를 찾아보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불쑥 인간의 몸은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운동을 하며 400kcal를 태웠다면 몸에서 기초대사량 중 350kcal 정도를 줄여버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즉, 운동은 살을 빼는 데에 무용하다는 것! (앗싸) 그래 어쩌면 확증 편향일 수도 있다. 워낙 운동하다 다친 경험이 많아서인지 몸을 움직이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어떻게 운동으로 상쾌함을 느끼는 거지? 찝찝하고 당기기만 하던데. 그래서 저런 정보만 받아들이려 하는 걸지도. 허나 참 신기하기도 하지. 밀러의 비너스만 보더라도 미의 기준은 지금과 반대였다. 현대미의 기준은 무엇 때문에 날씬한 사람이 되었을까? 다음 문단을 이어 나가기에 앞서 이후의 전개될 논리는 정확한 정보도 아니며 얄팍한 상상일 뿐이다.


마르다는 것이 하나의 허세 수단이 된 것은 아닐까? 몸에 지방을 저장하지 않아도 난 언제나 원하는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다는 부의 상징. 그렇기에 건강한 마름이 부를 보여주는 수단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미의 기준이 되었다는 이야기. 마치 남자가 위험한 행동을 함으로써 수컷으로서의 건재함을 드러내듯 인간 역시 50만 년을 쌓아온 위험한 리스크를 짐으로써 나의 건재함을 드러낸다는 생각이다.


혹은 부정적 영향 때문일 수도 있다. 현대에 오며 식량 생산량은 많이 증가해 모두가 굶주리지 않는 사회가 되었다. 그리고 이 사회는 여전히 음식으로 그 신분을 드러낸다. 그중 사회적으로 낮은 신분의 사람들이 먹는 패스트푸드는 영양소 균형이 어긋나 있어 비만을 초래한다. 이들에게 차별을 두기 위해 저열량, 고단백 음식들을 먹으며 상류층은 상대적으로 말라졌고 이러한 모습이 자연스레 미의 기준이 되었다는 생각이다.


아니면 종교적 영향 때문일지도. 욕심을 죄로 여긴 여러 종교의 교리가 식량이 풍부한 현대에도 사람들의 의식에 남아 욕심=식욕=비만 의 논리로 마른 이들이 미덕이라 여기는 것일 수도 있다.


현상을 놓고 설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니까. 이런 흐름에서 아쉬운 것은 하나다. 나는 고급 보디를 사랑하지만, 사회는 사랑하지 않는다는 점. 세계를 변화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은 내가 변하는 것이라고 하였는가? 이번만 우주의 부름을 들어주겠다. 물론 그러는 김에 건강도 챙기고. 아주 느낌 있는 프로필사진을 쓰고 말 테다. 다음 앨범 표지는 내 얼굴로 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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