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번 홀

클러치 상황: 결정적 순간의 리더십

by Free Free

골프를 하다 보면, 플레이가 잘 풀릴 때보다, 뭔가 예측할 수 없는 순간 그 사람의 진가가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플레이를 하다가, 같은 동반자분이 갑자기 현기증을 일으키면서 자리에 주저앉아버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다들 당황해서 어찌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 사람이 다른 동반자에게 119에 연락하라고 말하고, 경기진행요원에게는 즉시 경기과에 연락해서 상황을 설명하고 빠른 이동이 가능하게 조치해 달라고 정말 침착하게 말하면서 쓰러진 분의 자세를 편안하게 만들면서 상황을 순조롭게 처리 헸습니다. 덕분에 다른 동반자들도 우왕죄왕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리더는 이런 것이 아닐까요?


진정한 리더십은 평온한 시기보다 결정적으로 중요한 순간에 그 빛을 발합니다. 예측 불가능한 위기, 복잡한 딜레마, 혹은 절체절명의 기회가 닥쳤을 때, 리더는 혼란 속에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과감한 결정을 내리며, 팀을 하나로 모아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하는 결단력을 보여야 합니다.




여러분들, 캔바(Canva)를 써보셨거나, 안써보셨어도 들어 보셨을 겁니다. 세상에 이런 게 있다니라면서 좋아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리더의 실력은 모든 일이 잘 풀릴 때가 아니라, 모든 문이 닫혔을 때 비로소 드러납니다. 멜라니 퍼킨스(Melanie Perkins)가 캔바를 창업하기 위해 실리콘밸리를 찾았을 때, 그녀는 무려 100명이 넘는 투자자로부터 거절을 당했습니다.

투자자들은 "호주에서 온 어린 여성이 어떻게 어도비(Adobe) 같은 거인과 싸우겠느냐"며 냉소했습니다.

퍼킨스는 이 거절의 순간들을 '실패'가 아닌 '데이터 수집'의 과정으로 재정의했습니다. 그녀는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사업 계획서를 수정했고, 결국 카이트 서핑(Kite Surfing)까지 배워가며 투자자들과의 접점을 만드는 집념을 보였습니다.


진정한 클러치 히터는 삼진 아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퍼킨스는 거절이라는 압박 속에서도 자신의 비전을 수정하는 유연함과 끝까지 밀어붙이는 돌파력을 동시에 보여주었습니다.


초기 캔바 팀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거대 IT 기업들과 인재 영입 경쟁을 벌여야 했습니다. 자본도 명성도 부족했던 시절, 최고의 개발자들을 붙잡아야 하는 결정적 순간이 왔습니다.

핵심 인력들이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흔들릴 때. 퍼킨스는 단순히 "돈을 많이 벌자"는 식의 보상을 약속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디자인을 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거대한 '미친 목표(Big Hairy Audacious Goal)'를 던졌습니다. 그녀는 복잡한 기술적 문제를 단순한 시각적 가치로 치환하여 팀원들이 자신들의 코드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상상하게 만들었습니다.


캔바가 성장 가도에 올랐을 때도 위기는 예고 없이 찾아왔습니다. 데이터 유출 사고나 시스템 마비 같은 기술적 재난 상황에서 리더의 결정은 기업의 운명을 가릅니다.

서비스 장애로 인해 전 세계 수백만 사용자의 신뢰가 깨질 위기 상황에서 퍼킨스는 숨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즉각적으로 투명하게 상황을 공개하고, 팀을 독려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사용자 우선'이라는 원칙을 고수했습니다. 비난이 쏟아지는 클러치 상황에서 그녀가 보여준 투명한 소통은 오히려 캔바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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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 퍼킨스의 리더십은 화려한 언변에 있지 않습니다. 그녀의 진짜 실력은 '압박감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가장 정확한 결정을 내리는 능력'에 있었습니다.

그녀는 팀원들에게 "우리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라고 말하며 끊임없이 다음 단계를 제시합니다. 클러치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타겟을 향하여 샷을 할 수 있는 리더, 그것이 오늘날 캔바를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 기업으로 만든 원동력입니다.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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