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도 이해할 수 없는 미지의 것에 대한 호기심이 강했지만, 나는 여전히 그런 것을 좋아한다. 장르로는 오컬트고, 흔히 미신이라는 집합에 대충 던져지는 것들. 그리고 가끔 궁금할 때나 답답할 때면 사주 앱을 켜기도 하고 네이버 운세를 보기도 한다. 딱히 그걸 기억하고 되뇌지는 않는데, 그냥 그러려나? 정도의 참고는 될 때가 있다. 물론 대부분은 잊고, 뭐야 이런다더니 안 그러네? 하고 틀린 걸 알 때도 있다.
네이버에서는 신년이 되면 아주 잠깐 신년운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나는 거의 매년 그 신년운세를 봤던 것 같다. 그리고 잠깐 보다가 잊어버린다. 그게 맞는지 틀린지도 모르고, 아주 잠깐 예능 콘텐츠 소비하듯이 봤던 것 같다. 이번에도 변함없이 신년운세를 봤다가 지금은 브런치를 쓰고 있으니 재밌는 걸 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신년운세를 적어놓고 내년에 다시 한번 보면서 맞고 틀린 걸 찾아보기. 별 의미는 없지만 그냥 해보기로 한다. 재밌을 것 같으니까.
자, 우선은 네이버가 점지해 준 내 올해 운세를 가져왔다.
하늘을 밝게 비추는 햇살처럼 사람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고, 정감 있게 사랑을 대할 수 있는 본인의 장점이 보이는 시기입니다. 그 덕분에 주변에 사람이 따르고, 넉넉하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보여지게 됩니다. 이에 많은 고민 상담이 들어오거나, 당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이 많을 수 있습니다. 간혹 시작하면 가급적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릴 만큼 열정적인 모습도 보이겠습니다. 열정적인 사랑의 감정도 생길 수 있겠습니다.
이번 해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생각으로만 가지고 있던 것에 대한 실현 충동이 강해질 것입니다. 시도해 볼 수 있는 것들은 가급적 많이 해보는 것이 유리하겠습니다. 다소 무모할 수도 있지만, 충동적인 선택일지라도 자신이 실행한 것을 통해 많은 경험을 얻게 되는 시기 이기도 합니다. 머리는 냉정하게 가슴은 열정으로 가득하게 유지한다면 무모하다 생각되던 일들도 의외로 쉽게 실현될 기운도 보인답니다. 예년과 다르게 활발하게 경제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에 다른 해보다 특히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장소에 맞는 패션에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과 만남을 가졌을 때 소극적인 말투보다는 자신이 능력을 충분히 어필하는 것이 득이 됩니다. 이목이 집중이 되거나 눈에 띄게 되는 것으로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일에 매진을 할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좋은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참 좋은 소리가 많이 적혀 있다. 이대로만 올해가 흘러간다면 바랄 게 없다고 하기에는 내가 싫어하는 게 좀 섞여 있다. 가령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이 많다는 대목 정도. 최근에 조금 깨달음을 얻은 게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나는 사람들 만나는 게 편하지 않다. 피곤하고 버거운 경우가 많고, 왜 내가 여기서 이 사람과 이렇게 시간을 보내야 하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많았다.
좋아서 그 자리에 있기보다는 그냥 예의상 버티고 앉아 있는 경우가 태반. 지금의 이 생각이 내년쯤에는 바뀌어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우선 지금 생각은 그렇다.
포기는 빠르지만 뭔가 시작하면 끝장을 보려는 건 내가 가진 특징 중 하나이니, 그건 그럴 것 같고. 사람 만나는 것도 별로인데, 사랑은 말도 안 될 것 같지만. 1년이라는 시간이 있으니 두고 보기로 하자.
아직 연초이긴 하지만 경험하지 못했던 분야에 대한 호기심으로 도전하고 있는 건 이미 있다. 브런치에 에세이를 마구마구 쓰고 있는 것. 전에는 에세이라면 나랑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할 생각도 거의 없었는데 이렇게까지 쓰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 외에도 조만간 배워보고 싶은 게 있어서 학원에 가려고 예정하고 있는 게 있다. 아마 관련해서 통으로 묶여서 나올 얘기가 많을 것 같다. 사실 해봐야지, 생각은 있는데. 그냥 하지 말까? 그런 생각도 많긴 하다.
경제적 활동은 내가 늘 꾸준히 바랐던 거긴 하지만, 그렇다고 취업해서 직장을 다닐 생각은 추호도 없는 상황이라 정말 소득 활동을 하게 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 생각으로는 그냥 작년처럼 뭔가 이것저것 했다 말았다 하면서 조용하고 평온하게 지나갈 것 같은데.
원래 과거에는 미래의 일이 보이지 않는 법이니, 정말 그런 일이 벌어지려나? 그런 정도의 마음으로 지켜보기로 해보자. 그래도 뭔가 하고 싶은 게 생기면 주저하거나 미리 포기하기보다는 한 발은 디뎌보는 올해가 되길 빌어본다. 운세에서도 그러면 기회가 생긴다고 하니, 한 번 정도만 더 고민해 보는 걸로.
과연 26년 말 혹은 27년 초에 이 글을 다시 보며 나는 어떤 말과 생각을 적게 될까? 누가 잠깐 기절시켜서 그 시간대로 이동시켜 줬으면 싶다. 그랬다간 아무 일도 없이 나이만 먹게 되겠지만.
P.S.
혹시 글을 보고 내 운세도 한 번 보고 싶어진 분이 계실까 봐 링크를 남깁니다.
검색하면 바로 나오긴 하지만, 그 바로 나오는 거 연결해 드리는 것도 바로바로니까.
올해 편안하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참고로 신년운세다 보니 연초가 지나면 이용할 수 없게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