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김정은에 빙의하기
2022년 2월 7일 쓰다.
북한을 2001년부터 관찰해왔습니다.
남북 회담, 북미 회담, 6자 회담(2005) 등을
가까이에서(현장) 그리고 멀리서(학교)서 꽤 오랫동안 머리에 넣고 살았죠.
저도 이해가 안갑니다. 저 인간들은 왜 저럴까?
어제는 미사일 발사하고 오늘은 또 갑자기 대화하자고 하고…
오늘 대화하더니 또 내일은 빗장 걸어 잠그고…
제가 관찰한 것만 대략 20년.
이런 북한의 논리, 패턴 혹은 의식의 흐름(?)을
도저히 이해하기도, 따라잡기도 힘듭니다.
그 어떤 국가도 상대방이 ‘좋아서’ 협상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일례로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이 서로 좋아서
테이블에 마주앉은 건 아니잖아요.
다만, ‘나 살자고’ ‘나 좀 편하게 살아보자’고…
하는 게 협상이고 타협입니다.
저 사람들이 있는 한 내 삶이 평온하지 못하니까
미워도 굳이 마주앉아 대화하고 협상하고 타협하고.
그래서 ‘외교’라는 게 있는 거겠죠.
답답하고 느리지만 그래도 ‘외교적 해결’은
국경을 달리하는 국가라는 것이 존재하는 한,
혹은 대립하는 누군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따라다니는 숙제이기도 할 겁니다.
그래서! 다시 이해 혹은 해석해보고자 합니다..
일명 ‘내재적 접근’, 당사자 이해, 혹은 제3자적 해석 모두 가능할 듯 합니다.
내가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모든 현상과 사물이
다르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1… 메마른 해석
= 북한이 올 초에 잇달아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고 있습니다.
1월에만 7번. 기록을 세우네요.
그동안 잠잠하더니 기어코 다시 시작했군요.
최근 정의용 장관 - 블링컨 국무장관이 통화하고,
한미일 외교차관이 통화한 데 이어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들이 2월 10일 하와이에서 만난다고 합니다.
코로나 시대에 '대면 회담'이라… 그만큼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본다는 뜻이겠죠.
북한의 패턴은 늘 비슷했습니다.
'위기 고조—> 위협 —> 급 대화 —> 유화국면 -->
다시 평행선 --> 위기 고조.'
이같은 패턴은 최소한 아빠 김정일 시대 때 유행하던 패턴이죠. 이번에도 비슷할 수 있습니다.
(북한 외교관 출신 전언에 따르면, 김정은이 아빠 김정일을 별로 안좋아했다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김정일, 김정은 스타일이 좀 다르긴 합니다. 기회되면 나중에 써볼게요.)
북미 관계는 2019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때부터 다시 경색됐고, 작년에 새로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도 별다른 당근/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중국은 물론 러시아까지 우크라이나 문제로 현재 미국과 대치 중이죠.
‘전선’이 중국에 더해 러시아까지 넓혀진 상황.
바이든 정부는 말그대로 골치가 아픕니다.
그런데 바로 이런 위기 국면은, 북한으로서는 ‘기회’일 수 있습니다.
근육질 대통령 푸틴(2014년 크림반도 쓱~ 가져갔던 그 사람)이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바이든이 밤잠 설치는 상황에서 북한은 이 때가 기회라고 생각한 듯 합니다. 위기를 고조시켜 당근을 받아내는 협상 국면을 조성하기 위한.
시선끌기, 약올리기, 반응 테스트... 다목적입니다.
2… 바이든, 무슨 생각 할까?
= “아… 짜증!”이겠죠.
바이든은 북미간 역사상 첫 정상회담이던
2018년 싱가포르 회담 당시 따로 ‘성명’을 내면서까지 비판했던 인물입니다.
정치적 입장은 여당이냐 야당이냐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지만(어느 나라나 비슷~)… 암튼 트럼프(공화) 때 바이든은 야당(민주)이었으니 말도 더 거칠게 나갔던 게 사실이죠. 그런데 막상 자신이 대통령이 되고 나니 이런겁니다.
1>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긴 하는데 어찌할 바를 모르겠고.
2> 자신이 해놓은 말이 있으니 협상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당근을 제시하기는 민망하고,
3> 무엇보다 북한에 대한 불신으로 그들과 만나는 것 자체로, 미국 내 여론이 안좋을 듯 하고
(2022년 11월에 중간선거 있다~)
4> 시진핑 때리기에만 집중하기도 바쁜데 북한이 다시 도발 하니 한대 쥐어박고 싶을 겁니다.
한편, 트럼프가 하노이에서 김정은 체면을 구겨놓으면서 북미 관계를 제대로 망쳐놓은 상황에서
섣불리 정상회담 카드를 내밀기도 힘들어졌습니다.
비유하자면, 선임자가 프로젝트 하나를 망쳐 놓으면 다시 복구하거나 재가동 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잖아요.
'또 실패할 부담'이 후임자에게 있는 상황과 비슷한… 그런 이치겠죠.
3. 잠시, 김정은에 빙의
= "나도 할만큼 했어"
[내일 다시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