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멍때리기 Feb 08. 2022

‘씬 스틸러' ~ 마크롱

    이 남자는 왜 러시아에 갔나?

2022년 2월8일 쓰다.


프랑스에는 에마뉘엘 마크롱이라는 

대통령이 있습니다.

가끔 방송 패널들이 헷갈려서 ‘마카롱’이 되기도 하는 그 사람, 맞습니다.

비교적 젊은 그는 77년생. 올해 대략 44~ 45세 되겠군요.

그런데 이 프랑스 대통령이 갑자기 ‘씬 스틸러’가 됐습니다. 

왜냐구요?! 바로 러시아 때문이죠.


작년 말부터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가 대치 중입니다.

실질적으로 미국 vs. 러시아 대립이지만,

정확하게 표현하면 유럽 국가 중심의 나토(NATO)와 러시아가 대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냉전의 두 번째 버전쯤 되겠군요.


우크라이나를 두고 전쟁이 난다면

그 사태는 어디까지 갈지 예측하기 힘듭니다.

전쟁 자체도 어마어마한 일이지만 파급되는 일들... 예를 들어 에너지, 물류부터 지정학적 위기까지.

( 당장 나토와 러시아가 대립하는 가운데 '기회다' 싶은 시진핑 주석은 푸틴과 밀착하는 모습입니다.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일인 2월 4일, 시진핑은 그 많은 정상들 중 유일하게 푸틴과 별도로 만났습니다.

둘은 아주 환하게 웃으며 바짝 붙어서 사진을 찍었고, 마스크를 벗은 유일한 경우이기도 합니다.)


1-2차 세계대전으로 유럽이 완전 폐허가 된 게 100년도 안됐는데 설마 또 전쟁? 하시는 분들 계실 텐데…

지난 2014년에 크림반도를 집어삼킨 주인공이 바로 푸틴입니다. 

무슨 일이든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째부터는 쉬워지는 법이죠.

((물론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의 ‘사이즈’나 ‘상황’은 전혀 다르지만...))


이런 국제적 초긴장 상황에서 ‘존재감 뿜뿜’하며 등장, 급기야 푸틴을 만나러 러시아로 날아간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 마크롱입니다.

바이든(42년생)- 푸틴(52년생) 두 정상이 말싸움을 심하게 하는 와중에

보다 못한 이 젊은 지도자가 이른바 ‘중재자'로 나선 겁니다.

((잠깐 뒷담화: 우리가 푸틴을 거의 20년을 봐와서 그렇지 이 사람도 이제 더이상 젊은 지도자가 아닙니다))


##. 2 7(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


러시아의 주장은 이런 겁니다. 나토(서방 국가)가 냉전 종식 당시 약속을 버리고 지속적으로 '동진'하면서 

러시아 국경 코 앞까지 자신들(서방)의 세력을 확장하고 러시아 안보를 실질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는 거죠. 

비교하자면, 현재 중국이 북한을 일종의 '버퍼 존(buffer zone·완충지대)' 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이유는 

'미국의 동맹 한국이 중국 국경과 마주하는 일'을 한사코 거부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러시아에겐 우크라이나가 바로 '중국의 북한'과 비슷한 존재입니다.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나토의 추가 확장 금지,

<2> 러시아 인근으로 나토 공격무기 배치 금지,

<3> 유럽 내 나토 군사 인프라의 1997년 이전 상황 복귀 등

실제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NATO에 가입할 경우 유럽에 전쟁이 발발할거라고 엄포를 놓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2월 7일 마크롱을 만난 푸틴은 반발짝 뒤로 물러섰습니다. '평화적 타협안'을 언급한 푸틴은 프랑스를 향해 “품격 있고 말이 통하는 대화 상대’라고 치켜세웠습니다. 5시간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마크롱이 제시한 많은 아이디어와 제안들은 현실성을 갖추고 있다”면서 한 말이기도 합니다.

( 여담으로, 전날 마크롱과 전화 통화한 바이든은 기쁘기도 하고 멋쩍기도 할 듯합니다. 내가 해결 못한 위기를 누군가 해결하면 ‘다행이다’ 싶기도 하지만 왠지 기분 언짢기도 하잖아요.)


##.  마크롱은  모스크바로 갔나?


잠깐 지난 1월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10일 미국- 러시아 전략안정대화(제네바)

12일 나토 -러시아 회담

13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러시아 회담

—> 입장차만 확인한 채 각자 집으로..


이를 보고 있던 마크롱은 답답했을 겁니다. 특히 미국은 바다 건너 있지만 자기들은 유럽 내 같은 동네 사람들이니까 더 급하죠. (세계대전 당시에도 미국은 유럽만큼 급하지 않았던 걸 기억합니다. 이후 1941년 겨울,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모든 것이 바뀌긴했지만...  ))

이런 가운데 마크롱은 '씬 스틸러'가 되기로 마음 먹은 듯 합니다.

대략 이런 생각/ 판단일 겁니다. ((" ")은 실제 발언 인용)


 <1> ‘유럽 문제는 유럽이 책임진다’

—> 미국 매체 폴리티코 "유럽은 러시아와 미국의 날개에 몸을 맡기고 있다” 관전평.

—> 마크롱 ‘우리 문제는 우리 손으로 해결’


<2> ‘바이든, 지금 뭐 하고 있는거니?’

—> 잇단 회담, 성과 없이 종결.

—> 마크롱 “미국과 러시아가 하는 (평행선) 대화를 봐라",  미국과 협의와 함께 "러시아와 (직접) 대화를 나눠야 한다”


<3> ‘우리, 트럼프 때 봤잖아!’

—>  4년 동안 세계질서를 흔들어놓은 트럼프는, 재임 당시 유럽 국가들에게 ‘돈을 더 내지 않으면 나토에서 나간다’ 수 차례 협박.

-->  참고로, 2018년 7월 12일 나토 정상회의에서 트럼프는 예정에 없던 비공개회의를 열고 바로 앞에 앉은 프랑스 등 동맹국들에게 방위비를 GDP의 2%까지 올리라며 협박. 트럼프는 '국방 문제에서 단독 행동(탈퇴 의미)을 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고, 이에 백악관 관리들은 또다시 톤다운 시키느라 바빴습니다.

—> 독일과 프랑스 등 일부 국가들은 4년 내내 트럼프의 난데없는 독설을 들으면서 '미국 없는 유럽' 자강론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 마크롱과 트럼프는 2017년 5월 만남에서 ‘악수 결투’를 벌인 아픈 기억도 있죠.^^))


##. 마크롱 포석 깔기


—> 1월 19일 연설/ ‘러시아·독일·프랑스·우크라이나’ 참여하는 4자 회담 제안

—> 4자 회담과 함께 ‘미국을 제외한’ 유럽의 독자적 안보체계 구축 필요성도 역설.

—> 우크라이나 대통령 '나도 찬성'

(그러나 일부 동유럽 국가들은 반대! ‘마크롱 주장은 EU의 분열을 초래할 거야. 유럽과 미국이 멀어지면 러시아에게는 개이득이잖아!”)



** 우크라이나 사태는 과연… 어떻게 결론 날까요?!

오늘의 질문이었습니다. **

작가의 이전글 북한은 왜 저럴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