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과 소통: 상대의 마음을 읽는 법

회장님의 비서로 배운 0.1%의 디테일, 교육의 품격이 되다

중견그룹 창립자이자 최고의사결정자인 회장님을 보좌하는 비서업무는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사실 당시 회장님은 저에게 모든 일정을 공유하진 않으셨거든요. 비서를 단순 사무 심부름 정도로만 쓰시는 분이셨고 제게 모든걸 다 맡기지 않으셨어요. 그걸 알고 계시는 타부서 팀장님이나 임원분들은 네가 하는게 뭐냐 비서 업무 뭐 할 것도 없지 않냐며 저를 무시하기 일수였고요. 회장님이 공유해주지 않으셔서 저도 회장님의 일정을 모를때는 팀장님까지도 비서가 일정을 모르면 어떡하냐며 질책하기 일수였답니다. 저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점점 더 자존감이 낮아졌어요. 퇴사를 할때는요. 이 경험들이 다 최악의 경험이라고 느껴졌었어요. 쓸데없는 경험들이라고요. 내가 이 회사를 입사하지 않고 다른 일을 했다면 더 좋았을꺼라며 그때의 경험을을 모두 부정했었거든요. 그리고 퇴사를 해보니 알겠더라구요. 비서는 출근 전과 퇴근 후에도 언제 지시가 떨어질지 몰라 늘 긴장하고 있어야 하는 것을요. 남들이 보기에는 쉬워보였겠지만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퇴사를 하고 난 이후에 느꼈어요. 그래서 더욱 더 진작에 다른 일을 했어야 하는 건데 하는 후회가 밀려오곤 했지요.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니 그때 제가 최고 의사결정자를 보좌하면서 알게 모르게 배운게 너무나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단순히 일정을 관리하는 업무를 넘어, 회사의 철학을 대변하고 주요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최전선에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해외 투자자들을 위해 그들의 편의를 위해 호텔을 선정하고, 그들의 사소한 취기나 식성까지 고려해 동선을 짜는 의전(Protocol) 업무는 제게 귀한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의전의 본질은 단순히 격식을 차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미리 읽어내어 완벽한 환경을 제공하는 ‘지극한 배려와 관찰’에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경영학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0.1%의 디테일. 저는 그 시절 익힌 섬세한 감각을 그대로 에토스의 교육 현장으로 가져왔습니다.

에토스에게 아이들은 단순히 교육 서비스를 받는 ‘수강생’이 아닙니다. 각자의 잠재력을 품고 있는 미래의 리더, 즉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게 모셔야 할 ‘최고의 VIP’입니다. 회장님의 취향을 세심하게 살피듯, 저는 아이들 개개인의 학습 속도와 표정, 작은 머뭇거림까지 관찰합니다. 어떤 아이에게는 더 큰 도전이 필요하고, 어떤 아이에게는 따뜻한 격려 한마디가 최고의 의전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학부모님과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완벽한 환경을 조성하고 정직한 정보를 전달했던 것처럼, 에토스는 학부모님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정교한 소통 시스템과 안전 가이드라인을 고집합니다. 화려한 광고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작은 변화를 놓치지 않고 공유하는 ‘신뢰의 디테일’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최고의 자리에 있는 분들을 모시며 익힌 매너와 소통의 기술은, 이제 우리 아이들이 미래 사회에서 갖춰야 할 ‘품격’으로 전수되고 있습니다. 기술 조작법은 누구나 가르칠 수 있지만, 그 기술에 사람을 향한 예우와 품격을 더하는 것은 오직 에토스만이 드릴 수 있는 독보적인 경험입니다. 저는 우리 아이들이 기술만 잘 다루는 기능인이 아니라, 어디서나 환영받고 존중받는 품격 있는 리더로 자라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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