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당시에는 약간 늦은 나이인 29살에 첫 직장에 취직을 했다. 나름의 삶의 이유가 있었지만 입사 동기들 보다 1~2살 많은 나이였다. 그랬기 때문에 시간을 알차게 써야 한다는 생각이 남들에 비해 많았었다. 입사 당시 오리엔테이션을 받기 위해 각 사업장 및 공장들을 방문하는 시간이 있었다. 당시 30대 중반의 지금은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과장님의 말이 지금도 생각난다.
“여러분 지금 신입 사원이라고 시간을 대충 보내면 10년 금방 갑니다. 꼭 지금부터 1분 1초를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2년 늦게 입사를 했던지라 이 말이 귀에서 계속 맴돌았다.
시간을 허투루 쓰지 말고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실제로도 열심히 살았다. 돌이켜 봐도 더 열심히 살 자신은 없다. 하지만 나에게도 40대는 찾아 왔고 인생 초년에 세웠던 큰 부는 이루지 못하였다. 그리고 나도 신입사원들에게 같은 이야기를 하는 입장이 되었다.
젊은 시절에는 꿈도 많았고 열심히만 살면 금방 큰 부를 이룰 수 있을 거 같았다. 하자만 현실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도 쉽지 않았다. 젊은 시절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밤을 새워 보충을 하면 부족함을 채울 수 있었다. 하지만 40이 넘어서 부터는 몸이 조금씩 힘들어 져 갔고 밤샘 작업은 더 이상 효율적이 못하게 되었다. 이제 뭔가를 하려면 건강이라는 천덕꾸러기를 같이 돌봐야 하는 입장이 되어 버렸다. 변화를 늘 꿈꿔 왔지만 변하지 못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던 것 같다.
나는 늘 꿈을 가지고 살았지만, 실천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늘 시작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고 그로 인해서 괴로워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내게 시작할 수 없었던 이유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냥 새로운 삶에 대한 두려움을 내가 처한 현실을 핑계 삼아 자기 합리화를 통해 두려움을 회피하고 있었을 뿐이였다. 나의 어렸을 때의 꿈은 미술가, 건축가 뭔가 창조적인 일을 하는 것이었으며,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부터는 요식 사업을 하는 것 이였다.
29살 첫 직장 생활을 시작 후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떠한 흥미도 없으며, 비전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 데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나는 이 일을 7년 동안이나 했다. 꿈을 포기하는 자기 합리화 과정은 다음과 같았다. 직장 생활 1년 후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 꿈을 쫒아 요리 유학을 가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의 아내를 만나서 꿈을 접고 결혼을 했다. (사실은 나는 이 당시 내가 이렇게 대학공부에 유학까지 하고, 이렇게 모든 것을 버린다는 것이 아깝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였다) 결혼 1년 후 직장생활 3년차가 되었을 때 또다시 고비가 찾아 왔고 아내를 설득하여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선언하였다. 하지만 첫째 아이가 생겨서 회사를 계속 다닐 수밖에 없었다. (사실은 나는 이 시기에 그냥 회사가 싫었고 일이 싫었을 뿐 구체적으로 뭐를 해야 할지 몰랐다.)
아이를 키우며, 이직을 하고 다시 고비가 찾아 왔을 때 나는 아내에게 또다시 내 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였으며 어렵게 허락을 받았을 때 다시 둘째가 태어났고 나는 다시 다른 생각 없이 일을 해야만 했다. 이 밖에도 크고 작은 일들이 많이 일어났지만, 그때마다 나는 다른 변명으로 그저 두려움을 회피하며, 현실에 불만족하는 삶을 살아갔다. 내가 변하지 못한 것은 그 당시 너무 급진적인 변화를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당장 현실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책 쓰기와 같은 점진적인 변화를 생각했다면 조금 더 빨리 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나는 15년의 회사생활을 할쯤에도 나의 꿈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각하였으나, 이때부터는 나이라는 변명과 싸우고 있었다. 나는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이 내 나이가 많아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두려움에 휩싸여 있었다.
나는 마흔 살이 넘으면서, 꿈을 생각할 때마다, 과연 지금 내가 내 삶을 내 직업을 바꿀 수 있을까? 뭔가를 시작하기에는 40이라는 나이는 너무 늦은 것은 아닌가?'라고 생각을 하였다. 이러한 이유가 다시 불만족스러운 현실의 삶으로 나를 돌아가게 만들었다. 적어도 다음의 책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당신은 왜 조바심을 내는가? (그린페이퍼, 톰 버틀러 보던, 홍연미 옮김)라는 책을 보면 조지아 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데이비드 J 슈어츠가 고안한 생산 연령 계산법이 나온다. 계산법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그냥 나이 40이라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는데 슈어츠의 계산법으로 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정은 다음과 같다. 우리의 평균 수명은 80살이며, 우리 삶에서 생산 기간은 20살에서 죽기 전인 80살이다.(20살 이전까지는 학습을 하기 때문에 생산 연령이 아니다.) 따라서 당신이 지금 40이라면 남은 생산 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다음과 같은 식으로 산출 할 수 있다.
남은 생산 기간 = 잔여 생산기간 / 생산연령 총계*100
잔여 생산기간 = 평균 수명 - 현재 나이, 생산연령 총계 = 평균수명 - 생산 시작 나이
예. 평균수명 : 80살
현재나이 : 40살
생산 시작 나이 : 20살
(80-40)/(80-20 X 100 = 66.6%
즉 나이가 40이고 20부터 일을 시작한 사람은 아직도 생산 연령이 70% 가까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군대를 가지 않는 미국식 계산법이고 이를 한국식으로 바꾸면 다음과 같은 계산법이 나온다. 대한민국은 취업 평균 나이는 30살이다. 군대, 대학 각종 취업준비로 인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30살이나 되어야 일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평균 수명은 유사함으로 다음과 같이 계산이 된다. (80-40)/(80-30)X100=80% 실로 생각했던 것과는 많은 차이가 나는 수치이다. 우리는 우리가 30살에 늦은 나이에 일을 시작했다는 것을 망각하고 단지 40이라는 나이의 숫자에 얽매이며, 꿈을 포기한다. 우리는 겨우 20% 정도 일을 한 것에 불과한데 너무 늦었다고 착각을 하며 꿈을 잊고 산다. 다음과 같이 위 논리를 근거로 보면 무엇인가를 시작하기에 결코 늦은 시기는 없는 것 같다.
우리가 뭔가 시작하기에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일을 시작하는 나이를 잊고 또한 정년 이후의 삶도 긴데 인생의 생산적인 나이를 정년까지 생각하기 때문에 생긴 왜곡 때문이다.
지금 꿈을 따라 작은 변화를 시작해도 늦지 않았다. 지금 시작 한다면, 죽음을 기다리며, 시간을 죽이지 않고 삶이 다하는 순간까지 하루하루를 소풍처럼 살 수 있다. 이러한 작은 변화의 시작이 책 쓰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