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일어나 커피를 내리고 네 시간이나 다섯 시간, 책상을 마주합니다.
하루에 20매의 원고를 쓰면 한 달에 600매를 쓸 수 있습니다.
반년에 3,600매를 쓰게 되고, 해변의 카프카라는 작품의 초고가 3,600매 였습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중에서, 현대문학 -
앞서 여러 번 강조 했지만 글을 잘 쓰는 방법은 특별히 없고 컨디션이 좋거나 나쁠 때나 매일매일 글을 써서 생각을 연결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매일 쓰기 위해서는 글쓰기를 위한 자신만의 일정한 루틴을 만들어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월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다작을 하기로 유명한 무라카미하루키는 책을 쓸 때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하루에 5시간씩 규칙 적으로 쓴다고 한다. 꼭 아침일 필요는 없지만 매일 반복해서 글을 쓰는 루틴은 꼭 필요하다. 물론 우리는 전업 작가가 아니기 때문에 하루에 4~5시간씩 써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글이 정말 쓰기 싫은 날은 독서를 해도 무방하다. 중요하다는 것이지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누군가는 아침 또는 새벽 시간이 좋다고 하고 누군가는 저녁 시간이 좋다고 한다. 일정하게 시간을 만들 수 있다면 아침이던 저녁이던 상관은 없다. 자신이 편한 시간대를 선택하면 된다. 단 저녁에는 글이 조금 감성적으로 되고 아침에는 조금 더 이성적으로 써진다. 어렸을 때 연애편지를 밤에 쓰고 다음날 아침에 읽어 보면 손발이 오글거렸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한 번 쯤은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성적인 글을 쓰기 위해 나는 아침 시간을 조금 더 선호한다.
나는 술을 좋아 하기 때문에 아침 형 인간이기 보다는 저녁 형 인간에 가까웠다. 하지만 퇴근 후 술을 즐기는 삶으로는 도저히 글을 쓸 수 없었다. 저녁에는 술자리로 시간을 쓰면 숙취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못하거나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맑은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진취적이고 좋은 글이 써지지 않았다. 강한 의지로 술을 먹은 후 집에 와서 글을 썻 던 적도 있었지만 술이 깨고 나면 어떻게 이런 한심한 글을 썼을까? 하는 자괴감으로 스스로에게 화가 났던 적이 많았다. 지금은 고인이 된 구본형 작가님도 글을 쓸 때 만큼은 금주를 했다고 한다. 정 마시고 싶으면 날을 정해서 주 1회 정도 리프레시 하는 마음으로 마실 것을 권한다.
금주를 하면 막상 삶이 재미없을 것 같지만 그곳엔 또 그곳만의 즐거움이 있다. 난 개인적으로 아침 형 인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회사를 가야 하는 강제적인 상황이 아니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을 그리 즐기지는 못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삶을 바꾸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었기 때문에 아침 형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야만 했다. (강제적인 상황에서 일찍 일어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아침 형 인간은 아니다.) 일찍 일어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일찍 자는 것이다. 일찍 자기 위해서는 집에 일찍 와야 하고 집에 일찍 오기 위해서는 술자리에 참석을 하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시작점이 일찍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침에 굳이 글을 쓰지 않아도 습관만 바꾼다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동기부여를 주기 위해 아침시간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으로 배정을 했다. 그 당시 난 테니스에 심취해 있었기 때문에 아침레슨을 시작했다. 레슨을 가기 위해서는 매일 새벽 5:30분 기상을 해야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일찍 일어나니 그나마 의욕이 생기고 지속 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또한 지속적인 동기부여를 얻기 위해 나보다 실력이 좋은 분들이 많은 클럽에 가입해서 지속 적으로 자극을 받았다. 이렇게 나는 다시 아침 형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었다. 술을 줄이니 건강도 좋아졌고 누구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땀을 흘리고, 나의 실력이 어제보다 좋아 졌다는 성취감으로 시작하는 아침은 숙취로 시작하는 하루와 견줄 수 없는 성과를 돌려주었다. 책을 쓰기위해 변화를 준 작은 습관 이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아침 형 인간이 된 것이 책을 쓴 것 보다 더 큰 성과 였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아침 형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보니 하루가 정말 여유로웠다. 회사생활도 딱 30분만 일찍 시작해도 하루가 여유롭다.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한 후 두 번째로 한 일이 책을 쓰기 위한 시간을 찾는 일 이였다. 개인 적으로는 저녁 시간을 선호 하지만 저녁 시간은 사회생활을 하는 나에게 내 맘대로 통제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다. 물론 책을 쓰기 위해 불필요한 약속은 잡지 않았지만 루틴을 만들 시간을 확보 할 수는 없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던 패턴을 버스로 바꾸었다. 지하철은 자리에 앉을 수 있는 날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불편 했다. 그래서 출퇴근 시간은 좀 오래 걸리지만 앉아서 글을 쓸 수 있는 버스를 택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종이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종이에 쓰다 보니 정리가 잘 안 되는 느낌 이였다. 그리고 어차피 최종 결과물은 다시 타이핑을 해야 하는데 두 번 일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노트북을 가지고 버스에서 작업하기에는 좁은 공간이 부담스러웠고 노트북을 매번 가지고 다니기 무겁기도 했다. 그래서 이때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글을 쓸까 하는 고민으로 메모 또는 정리와 관련된 많은 책들을 보게 되었고 이를 통해 나만의 방식을 정립 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책을 쓰는 방식은 언제 어디서든 영감을 얻었을 때 메모를 하고 글을 쓰는 방식이기 때문에 우리가 늘 휴대하는 핸드폰을 이용해서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생각해 보면 어차피 우리는 늘 핸드폰으로 카톡 문자나 sns등에 글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글을 쓰기위한 기능을 새로 익힐 필요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책을 쓰기 위한 나의 하루 일과를 다음과 같이 잡았다.
5:30분 기상
5:30-6:30 테니스 레슨
6:30-7:00 출근 준비
7:00-8:30 출근 (버스에서 글쓰기)
이렇게 버스로 출퇴근을 하면서 핸드폰을 가지고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는 어떻게 그런 환경에서 글이 써 지냐고 반문 할 수 있지만 버스에서 나는 소음은 나에게는 나름의 백색 소음 같았고 글쓰기에 집중을 하다 보면 소음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렇게 오전에 글을 쓰고 쉬는 시간이 날 때 마다 글을 읽어보고 내용을 수정 하였다. 초고를 한 번에 쓰고 퇴고를 해야 하지만 퇴고 시간을 줄이기 위해 자투리 시간이 발샐
할 때 틈틈이 수정을 하는 작업을 하였고 이러한 부분이 책을 내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책을 쓰기 위해서는 많은 참고도서가 필요하다. 참고 도서의 목적은 경쟁도서의 분석을 통한 내가 쓰는 책의 차별화 포인트를 찾는데도 있지만 내가 쓰고 있는 책의 내용을 발전시키고 검증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해당 분야의 배경 지식이 많은 사람이 좋은 글을 쓸 수밖에 없다.
이러한 목적으로 나는 퇴근 시 도서관에 들렸고 책을 빌려 퇴근을 하면서 내가 쓰고 싶은 내용들의 지식을 보충하고 검증하는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책을 쓰기 전에는 나도 남들처럼 이러한 시간에 카톡을 하거나 SNS 혹은 동영상등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러한 것들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결과물이 남지 않는 일이였던 반면 책은 나에게 많은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당시 나의 하루 일과를 다시 한 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5:30분 기상
5:30-6:30 테니스 레슨
6:30-7:00 출근 준비
7:00-8:30 출근 (버스이용 글쓰기)
9:00-6:00 자투리 시간 발생 시 글 점검
6:00-8:00 책대여 및 관련 서적 독서
8:00-9:00 저녁
9:00-11:00 글 정리
이렇게 출퇴근시간을 이용해 글을 쓰고 학습을 한 후 완성된 글은 저녁에 집에 와서 노트북을 이용해 다시 정리를 하였다. 그래도 부족한 부분과 추가 자료 수집은 주말 시간을 이용하여 진행 하였다. 네가 만든 루틴만이 정답이 아니다. 우린 모두 생활 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 자신의 상황에 맞는 루틴을 찾으면 된다. 컨디션이 좋던 안 좋던 매일 매일 해야 성공할 수 있는 책 쓰기도 루틴의 힘을 빌리면 좀 더 수월하게 완료 할 수 있다.
나는 개인 적으로 루틴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의지는 미약하다. 의지로 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다. 계속하기 위해서는 루틴 즉 습관을 만들어 생활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이러한 루틴의 힘을 가장 잘 활용한 사람 중 한명은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명인 일본의 스즈키 이치로라고 생각한다. 그는 평범한 신체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해냈다. 흔히들 야구 선수의 전성기는 20대 중후반을 넘지 않으며 30대에 대부분 은퇴를 한다. 하지만 이치로는 야구를 시작한 초등학교 4학년 이후 은퇴를 할 때인 47살까지 1년 중 360일을 루틴을 지켰다고 한다. 이치로의 위대함은 단순히 현역을 오래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루틴을 바탕으로 은퇴 할 때 까지 야구의 성지인 메이저리그에서도 불가능에 가까운 기록을 남겼다는데 있다.
데뷔 시 수위타자 (타율 0.3500), 최다안타 1위(242개), 도루왕(56개)로 리그 신인왕과 MVP동시 수상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시즌 262안타로 최다 안타 수립 (2004년)
골든글러브 10회 수상
이치로가 이러한 기록을 수립할 수 있었던 이유로 꼽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루틴이다.
다음은 시사 저널에 보도된 이치로의 루틴에 대한 기사 내용 이다.
경기 시작 5시간 전에는 경기장에 도착해 늘 같은 방식으로 스트레칭을 하고 부상 방지를 위해 나무 막대기로 발바닥을 문지르는가 하면 TV를 볼 때 시력 보호 차원에서 선글라스를 끼고 매일 아침 카레와 점심으로 페퍼로니 피자를 먹는다는 이치로. 마이너리그에서 뛸 때는 잠자리에 들기 전 무조건 10분 동안 스윙 연습을 하며 일과를 마무리했다. 야구를 시작한 이래 단 한 번도 자신과의 약속을 어긴 적이 없다고 말할 만큼 이치로의 루틴은 무서울 정도로 철저하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대학을 막 졸업하고 회사를 다닐 때였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누가 좋은지 몰라 너무 뻔 한 얘기를 하고 있네 하고 가볍게 넘겼던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을 책장에서 다시 꺼내 읽었을 때는 40이 넘었을 때다. 변화를 위해 뭔가를 하려고 했으나 저녁 시간은 사회생활을 하는 한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시간임을 깨닫게 되었다. 직장인이 유일하게 자유의사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출근 전 까지의 아침 시간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아침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다시 이 책을 보니 안 보이던 내용들이 보이기 시작 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위해 어떻게 숙면을 취 할 수 있는지. 부족한 잠에 대해 도움이 되는 낮잠과 비타민에 대한 이야기 등. 나이가 들어 재발견 하게 된 책이다. 아침 시간을 활용하고 싶은데 일찍 일어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이 책을 보기 바란다. 아침에 일찍 일어 날 수 있는 방법과 동기 부여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