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치초요 Mar 24. 2022

2. 인물관계도로 내용 파악하기 (1회차 수업후기)

너는 나의 영웅/ 최은영/ 함께 자람

오래간만에 만난 아이들

쪼르르 달려와서 안긴다.

기쁘게 맞이 해주어 고마워, 고마워.


1/3 회차 기초 활동 (100분) <수업설계>

1. 인물, 사건의 관계를 파악해 보기
2. 인물 관계도 그려보기
3. 나의 삶과 연결 지어 보기
4. 한 문장 정의하기

"책 읽어 왔니?"
"못 읽은 친구?"

-오, 한 명이다. 배송이 잘못되어 아직 받지 못했다고...

괜히 미안해할까 봐 마음이 쓰인다.

"괜찮아 괜찮아 대신 오면 꼭 읽어야 해? 약속!"

혹여 수업에 소극적으로 참여할까 봐 괜찮다고 강조했다.

그 덕분인지 줄거리 간추리기를 한 후 인물의 성격이나 그 외 활동에서 활발하게 참여하였다.


1. 인물, 사건의 관계를 파악해 보기

11가지의 크고 작은 사건,

각각의 사건에 대하여 인물의 말과 행동을 중심으로

- 사건 내용을 파악하고,

- 사건에서 각 인물들의 역할들을 살펴보며 상호 간의 관계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눈다.


"너희는 어떻게 생각해? 피구게임 진 것이 윤우 책임이라고 생각하니?"

"아니오, 윤우는 패스했고 상대방 아이가 공을 잘 낚아챈 거죠."

"그런데 도겸이는 왜 이렇게 윤우 책임으로 몰아가니?"

"도겸이 같은 아이들, 반에서 꼭 있지? 그런 아이들에게 어떻게 대해 줘야 할까?"


하나하나 쏟아져 나오는 각각 겪은 이야기들은 끝이 없다.

사회적 민감성이 뛰어난 아이는 울분을 토하고...


"여러분들은 도겸이 같은 아이는 아니지?"

슬쩍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는 발문을 해 본다.

"윤우가 이런 친구 관계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좋은 관계 유지 및 바람직한 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 윤우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한다.

"윤우는 처음부터 세게 나가야 해요."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해야 해요."

다들 윤우가 답답한 모양이다.


"혹시 너도 누군가 앞에서 윤우처럼 행동했던 적은 없니?"

"저는 없는데요. 우리 반에 00은 그런 것 같아요."

"그래? 그런 친구를 보면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

관계 형성과 문제 해결에 대하여 고민을 통해 좀 더 깊이 사고하도록 자극해 본다.


(중략)


"그럼 마지막으로 줄거리를 요약해 보자. 첫 번째 챕터를 한 문장으로 요약해보자."

-도겸이는 피구대회에서 진 이유를 윤우 패스 미스로 몰고 갔습니다.

-도겸이는 윤우 때문에 피구를 졌다고 말하면서 윤우에게 함부로 행동했고, 윤우는 그에 대하여 반항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첫 번째 챕터 내용을 마인드 맵으로 인물 간의 사건과 관계를 정리해보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사건, 인물, 관계, 성격, 감정 등을 마인드맵으로 표현하기


(중략)


같은 활동을 11번 반복하다 보니 좀 지루한 것 같다.

아이들은 여전히 등장인물의 언행에 대하여 비난하고 흥분하고 동정하고...

교사인 내가 지루했다.

그렇다면 2개의 챕터를 묶어서 해 보거나 연관 있는 챕터 2-3개를 연결하여 지도하는 방법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활동지>

활동지는 출력하여 아이들에게 배부하였고,

교사는 대형 티브이 화면에 띄워 놓고 화면에 마카로 아이들에게 묻고 답하며 맵을 그린다.


2. 인물 관계도 그려보기


"이제 우리가 이 책을 통해 윤우와 도겸, 태석, 지호 그리고 윤우 엄마를 비롯하여 등장인물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알게 되었어요."

"이번에는 알게 된 전체 인물 상호 간의 관계도를 한번 그려 볼 거예요."

"어떤 식으로 표현하면 좋을까?"

-저는 가운데 주인공 윤우를 써 놓고 친구, 부모로 나누어 그릴 거예요.

교사인 내가 아이의 설명을 듣고 칠판에 마인드 맵 형태를 그려본다.

- 이렇게 나타내고 싶다는 거지?

-좋아요. 괜찮은 방법이에요. 또 다른 친구는?-

-저는 맨 위에 윤우 쓰고 그 밑에 친구, 부모 가지 치지 하여 아래로 내려갈 거예요.-

-아하, 혹시 너는 싱킹 맵을 배웠니? 그래 트리 맵 식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거지?-

-저는 사건도 나타내고, 성격도 나타내 볼 거예요.


"다 좋아요. 맞고 틀리는 것 없어요.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데로 표현해 보세요."


3. 나의 삶과 연결 지어 보기

"이번에는 등장인물의 성격을 한번 정리해 보자."

"먼저, 주인공 윤우의 성격은 어떤 성격이라고 생각하니?"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뭐니?"

"좋아, 발표할 때 -  00의 성격은 ~~ 합니다. 왜냐하면 ~~ 하기 때문입니다. - 요렇게 발표해 주세요."

"거꾸로 -윤우가 ~~~ 한 것으로 보아, 윤우의 성격은 000 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해도 되겠지요?"

'도겸이 성격은?"

"그래 안하무인인 것 같아."

"후안무치해요."

사자 성어도 나온다. 3학년 아이인데... 오호 놀랍다. 순간 영재학급 수업을 하는 듯 착각을 했다.

대학원에서 영재교육을 전공하고 2013년부터인가 5년간 인문 사회 영재 학급 수업을 주말마다 운영했던 적이 있다. 누군가 똑똑하게 나오면  수준을 좀 더 높이고 싶은 욕심이 인다.

'안돼 안돼. 만족할 줄 알아야지.'

연역법이든 귀납법이든 자기 편한 대로 설명하고, 이왕이면 논리적으로 발표하는 훈련도 슬쩍 강조해 본다.

"인물 간의 관계를 생각해 보니, 바람직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틀리고 맞는 것 없어요. 그냥 자기 생각 말해 봐요."

-배려해야 해요.

-자기 생각을 말해야 해요.

-남의 입장도 생각해야 해요.

-무조건 참는 것은 좋지 않아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지만 이유를 대라고 하면 발표 분위기가 가라앉을까 봐 다 받아준다.

사실 간단히 말해도 다른 친구들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으니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그럼, 나의 인간관계 한번 생각해 볼래?"

"우리 가족 간의 인간관계는 좋은 편인지?"

"친구 간의 인간관계는 어떠한지?"

가족 간의 관계는 형제자매에 대한 불만이다.

특히 다툼이 일어났을 때 형값 안 하다고, 또는 동생이 그렇게 대들면 안 된다고... 울분을 토한다.

귀엽다. 더 큰 상처나 아픔이 없어 참 다행이다.

부모들이 좀 반성해야 할 것 같다. 각각의 입장이 있으니...

형 동생 가르지 말고 잘 들어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

누가 형하고 싶어서 형 하니? 동생 하고 싶어서 동생 하니? 같이 흥분해준다. ^^

친구 간에도 아직은 크게 상처받지 않았고,

등장인물 속 도겸이 같은 아이는 학급에 없나 보다. 다행이다.


4. 한 문장 정의하기

"마지막으로 관계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자기 생각을 한번 발표해 보자."

"또, 소통이란  무엇인지도 말해 보자."

"발표할 때에는 -관계란  00이다, 왜냐하면 ~~ 이기 때문이다." 요렇게 두 문장으로 발표해 보세요."

<관계와 소통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

관계란 양심이다. 양심이 없는 사람은 남의 마음을 생각하지 않아서 관계가 나빠진다.

관계란 배려이다. 친구도 나에게 배려하기 때문이다

관계란 배려이다. 서로 배려하면 좋은 관계가 되고 친구도 많이 생긴다.

관계란 배려이다. 왜냐하면 서로 배려해야 싸우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다.

관계란 사랑이다. 왜냐하면 서로 사랑해주고 존중해주어야만 관계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관계란 배려와 믿음이다. 서로 믿고 배려해야 관계가 돈독해질 수 있다.

관계란 믿음이다. 믿음이 있어야 관계가 생기기 때문이다.

관계란 양심이다. 왜냐하면 친구에게 거짓말을 하면 친구의 믿음을 져버려서 친구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통이란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대화를 하여 서로 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소통이란 초능력이다. 말을 하며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소통이란 대화다. 왜냐하면 대화로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소통이란 대화와 마음 표현이다. 그러면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소통이란 마음 표현이다. 왜냐하면 마음을 표현하다 보면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소통이란 대화이다. 대화를 해야 서로 오해를 하지 않고 믿는 마음이 생길 수 있다.

소통이란 대화이다. 대화를 해야 서로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


5. 수업 소감 나누기

뭔가 똑똑해진 것 같아요.
시간이 금방 갔어요.
배 고파요.
재밌어요. 오길 잘했어요.
지겨울 줄 알았는데 좋아요.

"오늘 여러분들이 책도 잘 읽어오고, 수업시간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선생님은 순간, 영재반에서 수업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정도로 잘했어요. 오호, 대단한 우리 친구들~"

"책을 읽고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죠? 그 생각을 통해서 우리가 점점 똑똑해지고 지혜로워지는 거예요. 독서를 통하여 여러분들의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선생님의 목표랍니다. 샘도 열심히 할게요. 우리 잘해봐요. 약속!"

"다음 시간에는 독서 토론을 할 발문을 만들어 볼 거예요.

발문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좋은 발문 만드는 방법도 찾아보고

직접 발문도 만들 것이니 책을 한 번만 더 읽어 오세요. 바이 바이."


소감

코로나로 인하여 20명 중 약 14-5명이 온 것 같다.

3,4학년부이지만 주로 4학년 어린이가 많았고,

다들 수업 참여도를 보니 학급에서 잘하는 아이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의 활동지도 그중에서 잘한 것을 몇 점 골라 올린 것이다.

첫 수업의 느낌이 좋다.

가르치는 재미가 솔솔 날 것 같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