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이라크전 용인미르스타디움서 개최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올해 축구 경기와 각종 문화 행사를 통해 무려 72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잔디 관리에 투자한 금액은 수익의 3.5%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잔디 관리 부족으로 인해 선수들의 경기력 저하와 안전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어 팬들과 전문가들의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축구 경기로만 약 21억 3,258만 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 중 국가대표 A매치 경기로 9억 9,426만 원, FC서울 경기로 11억 3,832만 원의 수익을 냈으며, 이는 축구 경기 수익만으로도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가수 임영웅과 세븐틴의 콘서트 등 대형 문화행사로 24억 3,447만 원, 일반 행사로 36억 3,846만 원을 벌어들이며 총 수익은 72억 1,125만 원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수익에도 불구하고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잔디 관리에 투자한 비용은 겨우 2억 5,327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새로 심는 잔디에 1억 5,346만 원을 지출했고, 잔디 보호용 인조매트 1,994만 원, 농약 및 비료 5,140만 원, 잔디 파종을 위한 오버씨딩기 1,962만 원, 잔디 폐기물처리 용역에 886만 원이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금액은 잔디 손상으로 인해 벌어진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특히 지난 5일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이 맞붙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경기에서 주장 손흥민은 잔디 상태에 대해 직접적인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손흥민은 "기술 좋은 선수들이 (잔디 때문에)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놓았고, 이로 인해 경기장에서 플레이하는 선수들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현실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팬들 사이에서도 잔디 상태가 마치 '논두렁'이나 '지뢰밭' 같다는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결국 이 같은 잔디 상태 문제는 11월 15일로 예정된 이라크와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4차전 경기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용인미르스타디움으로 변경하는 결정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현장 실사를 통해 잔디 상태를 확인한 결과, 현 상태로는 이라크전까지 잔디 상태를 현격히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국가 대표팀 경기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로, 축구 팬들의 실망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잔디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경기장 잔디는 단순한 미관상의 문제가 아니라 선수들의 경기력과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관리가 소홀하다는 것은 문제를 방치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수익 창출에만 급급하지 않고, 경기장 환경 개선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명확해졌습니다. 앞으로의 A매치와 다양한 행사가 열릴 예정인 만큼, 선수와 관객 모두가 안전하고 즐겁게 경기를 즐길 수 있는 경기장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