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장마로 인한 배추 작황 악화
배추 가격이 매년 김장철을 앞두고 오르긴 했지만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금배추’라 불릴 정도로 가격이 치솟아 유통업계와 소비자 모두 긴장하고 있다. 이번 배추 대란은 폭염과 장마가 이어지면서 작황이 악화된 영향으로, 업계는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0월 기준 배추 1포기당 평균 소매가격은 전년 대비 56% 상승한 9,662원을 기록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3,000원대에 머물렀던 배추 가격이 한가위 무렵 9,000원을 돌파한 후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어, 향후 김장철까지 ‘금배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형마트들은 발 빠르게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마트는 배추 1포기를 6,384원,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각각 7,990원, 7,992원에 판매하며 가격 경쟁에 나섰다. 다만 폭염과 작황 악화로 인해 물량 확보가 쉽지 않자,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면서 일부 매장에서는 한 고객당 배추 구매 수량을 3통으로 제한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김장철 배추 공급을 위해 산지를 다각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해남, 괴산, 평창, 영월 등 여러 산지와 사전 협의를 통해 물량을 확보했고, 홈플러스는 알배기 배추나 봄동 등 대체 품목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다. 생협 한살림도 배추 작황에 맞춰 판매 물량을 조정할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정부는 배추 수급 안정화를 위해 중국산 배추를 긴급 수입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중국산 배추 16톤을 시작으로 주마다 200톤씩 들여올 계획이며, 총 1,100톤의 배추를 수입해 수급 안정화에 나선다.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은 “기상이 좋으면 김장배추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에 대해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김장철이 다가올수록 배추 가격과 품질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올해는 예년보다 폭염이 길었던 데다 장마까지 겹쳐 배추 작황이 악화되면서 김장철 물량 확보 전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