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와 달리 출고 대기 없어
고금리와 고물가의 여파로 신차 판매가 주춤한 가운데, 국내 중고차 시장이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 등 대기업이 ‘인증 중고차’시장에 진출하며 품질을 보장받은 중고차 옵션이 늘어났고, 기준금리 인하로 구매 부담이 줄면서 소비자들의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신차급 컨디션을 지닌 중고차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현대차의 캐스퍼였습니다. 총 563대가 판매되며 거래량 1위를 기록한 캐스퍼는 경차 특유의 경제성과 실용성 덕분에 소비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신차 풀옵션 가격이 2,146만 원으로 부담스러운 수준인 반면, 중고차 시장에서는 감가가 적용되어 1,644만 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어 선택받았습니다.
경차는 중고차 시장에서 꾸준히 강세를 보이는 세그먼트로, 캐스퍼 외에도 기아 레이(4위)가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레이는 연간 460대가 팔리며 세컨카 및 유지비 부담이 적은 경차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습니다.
신차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SUV와 RV 차량은 출고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신차급 중고차 거래량도 급증했습니다. 기아 쏘렌토(5위)는 362대가 판매되었고, 카니발(2위)은 492대가 거래되며 높은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은 신차 판매 비중이 70%에 달할 정도로 수요가 많아 신차급 중고차의 시세가 약 4,660만 원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카니발역시 하이브리드 모델의 신차 예상 납기일이 1년을 넘어가면서 중고차의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중고 카니발의 평균 시세는 4,399만 원으로, 빠른 인도가 가능한 점이 매력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대표 세단인 현대 그랜저는 신차 시장에서 SUV 인기에 밀려 상대적으로 수요가 줄었지만, 여전히 483대가 중고차로 판매되며 3위를 차지했습니다. 신차 가격 대비 낮은 가격에 고급스러운 옵션과 편의성을 제공하면서 불경기 상황 속에서 신차급 중고차로 전환한 소비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랜저의 중고 시세는 평균 4,416만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의 중고 승용차 거래량은 약 149만 7,421대로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했습니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은 거래량이 전년 대비 30.3% 증가한 6만 6,825대, 전기차는 45.3% 증가한 2만 4,924대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신차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친환경 차량들이 중고차로 풀리며 거래량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중고차 시장은 이제 단순히 가격 부담을 덜기 위한 선택을 넘어, 신차급 옵션과 빠른 인도라는 장점으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