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가능성을 믿는 사람
처음 교사가 되었을 때,
나는 아이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몸과 마음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교실의 모든 움직임을 면밀히 체크하고,
내가 세운 ‘좋은 교실’이라는 기준에 맞는지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근하던 시절이었다.
한마디로 말하면, 그것은 ‘통제’의 개념이었다.
아이를 믿기보다 상황을 관리하려는 마음,
교실을 함께 만들어가기보다
‘내가’ 모든 것을 조율해야 한다고 여겼던 시간들이었다.
돌이켜보면 그때의 나는
아이를 바라보는 눈이 아니라
아이 뒤의 어른을 의식하는 눈으로 교단에 서 있었다.
그렇게 1년을 고군분투하다 보면
학기말에는 감기 몸살로 며칠씩 앓곤 했다.
아이들도 힘들었고, 나 또한 버거웠던 시간들이었다.
그 시절의 분주함과 서툼은
시간이 흐른 뒤, 내 마음속에 중요한 질문들을 남겼다.
“아이들은 나에게 어떤 존재인가?”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어른인가?”
“그리고 어떻게 아이들을 성장의 길로 이끌 것인가?”
그 질문들 속에서
나의 교육철학은 조금씩 방향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멀리 보고, 오늘 하루 한 걸음
교사는 늘 아이의 바로 앞에 서 있지만,
그 마음은 더 멀리까지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멀리 본다는 것은
아이의 지금 모습만으로 단정짓지 않고,
그 아이가 살아갈 인생 전체를 가늠하며 바라보겠다는 태도다.
지금의 행동, 지금의 실수, 지금의 서툼은
그저 한 시기의 모습일 뿐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마음이다.
그 마음 위에서
나는 아이의 가능성을 먼저 믿어주는 교사로 살고자 한다.
‘오늘 하루 한 걸음’은
그 긴 여정 속에서 내가 아이에게 주고 싶은 가장 현실적인 선물이다.
아이의 생활 전반을 통제하려는 조급함을 내려놓고,
오늘 하루 용기를 내어 한 걸음을 내딛는 그 순간을 지지해주는 것.
그리고 그 한 걸음이 아이에게 성실함과 자존감을 쌓아주는 기회가 되도록
옆에서 조용히 북돋아주는 일이다.
부담이 아닌 자극,
압박이 아닌 동기부여를 건네는 사람.
아이의 속도를 존중하면서도
그 속도가 멈춤으로 변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주는 사람.
그런 어른으로 서고 싶다.
멀리 보고, 오늘 하루 한 걸음.
나는 이 두 문장을 교육철학의 중심에 두고
아이들의 성장을 길게, 또 따뜻하게 지켜보며
함께 걸어가고자 한다.
멀리 바라보되,
오늘의 작은 움직임을 놓치지 않는 어른.
나는 교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