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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Feb 25. 2017

영화관에 간 남자

제주에 사는 남자, 네마음을 보여줘~!

<영화관에 간 남자>


휴일.. 쇼파에 뒹굴뒹굴..남자는 TV를 봐요. 텔레비전에서 영화에 대한 극찬이 장난이 아니에요.. 안 보면 후회할 거라며 자꾸만 남자를 유혹해요.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1000만명 관객을 돌파했대요


남- 여태 나만 못보고... 봐야하는데 말야


TV의 유혹에 팔랑팔랑~ 귀가 얇은 이 남자... 남들 다 본다는데...혼자만 시대에 뒤떨어질 수는 없는 노릇이에요. 남자도 이 영화를  봐야겠어요. 보고 싶어요,, 아니 사실 그동안 남잔 이 영화를 보려했어요. SF․모험․액션의 이 영화는 남자의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했어요... 하지만 뭐가 그리 바쁜지...일에 치이고 술약속에 쫓기고 영화를 보고픈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남자에게 영화를 볼 시간은 그리 호락호락하지가 않아요.


그 뿐이 아니에요.. 같이 볼 사람을 구하기도 쉽지가 않아요.


남- 어... 나... 건보... 영화 같이 보자고


친구놈에게 전화했다가.. 괜한 소리나 들었어요... 남자끼리 가면 바라보는 시선이 장난이 아니래요. 괜히  오해만 받는대요. 혼자 볼 생각도 해봐요. 하지만 아직 이 남자. 혼자 영화관에 가는게 쉽지가 않아요, 모닝쇼 담당피딘 혼자서도 영화관에 잘 간다는데, 이  남자에겐 쉽지가 않아요. 꼭 여자와 함께 입장해야 하는 곳이 영화관이래요. 함께 갈 여자가 없나 휴대전화 주소록을 뒤지며 곧 섭외를 해대기 시작하는 남자!!! 결국 직장동료와 함께 영화관에 가기로 했어요.
  
1000만명 관객을 돌파했다는 영화.. 제주도에서도 3D로 상영을 한대요. 오 마이 해피.. 기다린 보람이 있어요.. 그런데 여자동료.. 자꾸만 예매를 해야 한대요.


남- 아니.. 서울이야 한달을 기다려야 영화를 본다지만... 여기 제주야. 무슨 예매씩이나.


콧방귀 피식 뀌며 예매가 필요 없다고 말하는 남자, 하지만 여자 동료.. 이번엔 상황이 다르대요. 대박영화라 꼭 예매를 하고 가야 한대요. 남잔 괜찮다고 말하고 극장에 들어가요.  순간... 오마이 갓~~~~~~~ 줄은 길고 표는 매진.. 남자의 간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으니..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에요.


여자 동료의 말을 무시한 벌로 결국 그렇게 매진으로 3D영화는 물 건너 가버렸어요. 어떤 영화를 볼까 다시 고민에 빠진 남자에요.


남- 어디보자... 액션.. 블록버스터... 스릴러물 없냐? 


여자 동료, 무슨 때리고 부시는 영화냐며 자꾸 눈물 질질 짜는 멜로 영화를 보재요.


남- 얼마나 시원하고 멋있는데... 리차드기어 나오는 멜로보다 몇 배는 나아..


실버스타 스텔론, 브루스 윌리스, 빈 디젤, 제이슨 스태덤, 맷 데이먼,크리스찬 베일,윌 스미스,아놀드슈왈츠 제네거,브랜드 프레이저,안젤리나 졸리,장글로드 반담,브래드피트... 이 정도의 헐리우드 대형스타들은 나와줘야 한다 말해요. 남잔 그저 제작비 많이 들어간 블록버스터 영화에만 눈이 번쩍 귀가 번쩍 번쩍일 뿐이에요.


하지만 여자 동료는 자기를 왜 불러냈냐며 투덜거려요.
결국 여자의 뜻대로 둘은 멜로 영화를 보기로 했어요


좌석에 앉는데.. 이번에 여자 동료 또 트집이에요.. 왜 하필 맨 뒷좌석  그것도 가장자리에 있는 자리냐고 말이 많아요.


남- 아무도 방해 안 받는 맨 뒤자리가 좋아...


왔다갔다 할 수 있는 끝에 자리가 좋다니까~


드디어 영화를 보기 시작!!!
훌쩍 훌쩍 소리가 들리는게.. 여잔 옆에서 휴지를 꺼내 눈물 콧물 짜고 아주 난리가 났어요. 물론 남자도 슬프고 가슴이 찡해요. 하지만 옆에 동료 몰래 슥슥 눈물을 닦아내는 남자!!!! 여잔 슬프지 않냐고 묻고 남자는 대답해요


남- 그냥 그랬어


속마음은 슬퍼도 겉으로는 강한척!!! 단지 남자라는 이유로 속마음을 속이고 말하는 남자에요  


영화관을 빠져 나와.. 여자의 질문이 남잘 참 당황하게 해요
남자 주인공이 멋있다는 둥.. 만약 저런 상황에 처해있게 되면 어떻게 할 거냐는 둥 영화의 여운을 느낄새도 없이 무슨 질문을 그리도 쏟아내는지...남자는 대답해요.


남- 이 인간아... 저건 영화지... 영화니까 저렇게 멋있지... 


속마음으론 이렇게 대답하지만 겉으론 여자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깝지 않다고 허풍 떠는 남자에요.


지금까지 영화관에 간 남자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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