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가 되면 마음이 새로워진다. 아직 펼쳐지지 않은 한 해 앞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진다.
'2026년을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새해가 주는 기대는 늘 비슷하다.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적고, 이전과는 조금 다른 삶을 꿈꾼다. 나 역시 그렇다. 2026년을 맞으며 나는 아동문학 작가로 가는 길목에 서 있다. 계약한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내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또 다른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건네기 위한 계획을 하나씩 세워본다.
▲2026 다이어리새해가 주는 기대는 늘 비슷하다.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적고, 이전과는 조금 다른 삶을 꿈꾼다. ⓒ 이효진
책을 써나간다는 건, 나에게 미래를 바라보게 만드는 일이다. 아직 쓰이지 않은 문장들, 아직 만나지 못한 독자들. 글을 쓰는 일은 늘 기대와 설렘을 동반한다. 동시에 지금 이 순간에도 꾸준히 써야 할 문장을 써 내려가고, 이야기가 될 만한 소재를 찾아다니는 현재의 노동이기도 하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글을 쓴다는 일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특히 아동문학의 세계로 들어서며 나는 그 연결을 더 자주 느낀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쓰기 위해 나는 내 곁에 있는 아이들을 바라본다. 내 아이의 말과 표정에서, 수업 중 만나는 아이들의 반짝이는 순간에서 이야기를 건져 올린다. 하지만 분명한 한계도 있다. 나는 이미 아이가 아닌 어른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마음 깊숙한 곳까지 닿기에는 거리감이 존재한다.
그래서 나는 종종 타임머신을 탄다. 내가 내 아이의 나이였던 시절로 돌아간다. 그때의 나는 어떤 아이였을까. 왜 그렇게 말했고,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 하나하나 떠올리다 보면 과거의 내가 지금의 글 속으로 들어온다. 어떤 날은 주인공이 되고, 어떤 날은 조용히 배경에 머문다.
이 과거로의 여행은 묘하다. 사진처럼 선명하지는 않지만, 어렴풋이 남아 있는 얼굴과 감정들. 그 시절의 나를 다시 바라보는 일은 낯설면서도 익숙하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왜 그때 그런 선택을 했을까.'
아동문학 작가로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내 안에 남아 있는 어린 아이를 찾아가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 아이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다독이고, 공감해주는 일. 그렇게 과거의 아이를 이해할수록, 지금의 아이들 또한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2026년의 문 앞에서 나는 다시 타임머신을 탄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과거로 향한다. 그리고 그 여행 끝에서, 오늘도 한 문장을 쓴다. 아직 펼쳐지지 않은 미래를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