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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Feb 17. 2024

북토크

2024년 2월 17일 토요일, 흐림


이숲오 작가님의 장편소설, '꿈꾸는 낭송 공작소'의 북토크 행사에 참석했다. 이 소설은, 시 낭송을 하던 소년이 전설의 시 낭송가 노인을 만나면서 시의 세계와 시 낭송의 세계에 대해 눈을 떠 가는 이야기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책을 읽어 보면 안다. 제목에서도 그렇고, 줄거리에서도 어디까지나 시 낭송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것 같지만, 책 속에서 작가님이 이야기하는 바는 시 낭송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다 해당되는 얘기라는 걸 말이다.


솔직히 소설치고는 참으로 기묘한 얘기였다. 어찌 보면 에세이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가벼운 논문처럼 보일 만큼 적지 않게 학술적이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해를 못 할 정도는 아니지만, 읽을 때마다 인상적인 부분도 적지 않고, 그런 대목에선 일단 숨을 고르고 지나가야 한다. 행간의 의미까지는 더듬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잠시 멈춤'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글자만 읽은 상태, 즉 일독한 것에 지나지 않는 그런 책이다.


작가님을 비롯해 총 여덟 명의 사람들이 둘러앉아 책에 대한 소감을 얘기하고, 작가님의 표현 의도나 상세한 설명을 들었다. 사실 이번 북토크 행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내가 어딜 가서 저자의 육성을 직접 들을 수 있을까? 궁금해서 별도로 플래그(미니 포스트잇)를 붙여놓은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해소되었다.


태어나 이런 모임은 처음이었다. 굳이 북토크라는 행사가 있어야 하는 이유를 절실히 느낀 자리였다. 저자와 독자와의 만남, 생각하면 할수록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집에 돌아가면 이 책을 처음부터 차근차근히 다시 읽어봐야겠다.


참, 본 책의 저자인 이숲오 작가님과 희수공원 작가님을 만난 건 아주 큰 수확이었다.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갈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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