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Prudhoe bay) 로드트립 9,100km
2017.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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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드트립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위해 이 글을 올립니다.
2. 어느 젊은 외국인부부는 이 알래스카 800km 비포장도로길을 겨울에 그것도 눈길을 며칠이고 일반 승용차를 가지고 여행을 한 blog도 보았습니다.
3. 특히 Fairbanks와 Prudhoe bay 간 비포장 800km는 중간에 주요소도 거의 없어서 차가 고장 나거나 하면 다니는 차도 없고 해서 겨울에는 얼어 죽을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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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캐나다에 가족과 함께 온 지도 벌써 14년이 넘었습니다. 이곳 북미 생활과 풍광에 반해 그동안 거의 매년 가족여행으로 Road trip을 장거리로 다녀왔습니다. 2005년 여행의 알래스카 로드트립(왕복 8900km)을 시작으로 캐나다와 미국을 종횡으로 가로지르는 대륙횡단여행도 여러 번 자동차로 다녀 올정도로 로드트립마니아였습니다.
한 곳에 머물러서 그곳을 음미하며 여행하는 것도 좋지만 매일 1000km 정도 장거리를 달리면서 수많은 경치를 보는 곳도 또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서울에 사는 동창 녀석이 휴가를 받아 제가 있는 캐나다 밴쿠버로 놀러 오고 싶다 해서,
갑자기 저도 옛날 2005년 3주간 애들과 함께 다녀온 알래스카 수어드 Seward와 데날리 Denali 국립공원으로의 minivan 로드트립 가족여행이 기억이 나서 친구에게 알래스카 여행을 제안하였더니 좋다고 하면서 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제가 가 보지 못했던 북극해를 가게 되었습니다. 북극해는 소련, 미국, 캐나다등 여러 나라가 공유하는 바다인데 저는 미국 알래스카 북쪽 끝에 있는 Prudhoe로 가게 되었습니다.
출발 시 적산거리계가 7,770Km였던 미니펜을 가지고 밴쿠버를 출발(2017년 9월 2일 토요일에 출발하여 어제 9월 13일 집에 돌아오니 적산 거리계가 16,870Km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왕복 9,100km를 12일 만에 차를 달려온 것이지요. 매일 거의 1,000킬로미터를 달린 셈입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보고 앞만 보고 길만 달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루평균 12~13시간을 달리면서 차 안에서 무려 14년 만에 다시 만난 친구와 못했던 이야기들을 달리면서 하고 웃고 그리하니 그 긴 시간의 주행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12박 13일 로드 트립 도중 미니 벤 안 침낭 속에서 11 밤을 지내고 하루만을 140달러짜리 모텔에서 지냈습니다.
식사도 모두 가지고 간 식재료와 라면등을 끓여 먹으니 초 절약 여행으로 왕복 10,000km 휘발유값이 대부분이었던 소요된 경비가 전부 2000 캐나다 달러였습니다.
그 대부분이 차량연료비였습니다.
미니 벤 연비가 1리터에 하이웨이에서는 약 10km이므로 9100km 주행에 910리터의 가솔린 소모 (대략 1000불), 가솔린 1리터는 캐나다나 미국의 도시마다 가격차이가 심하지만 대략 1.15 캐나다 달러에서 1.30달러, 미국 알래스카에서는 1 리터당 미화 70센트에서 80센트였습니다.
여행도중에서 온천을 3곳(알래스카 Chena river hot spring, 캐나다 BC주 최북단의 Liard river hotspring 그리고 휘슬러 북쪽에서 약 두 시간 걸리는 곳의 Skukumchuck hotspring을 들러 여행의 피로도 잠시 달래고 3개의 산(캐나다 유콘과 비씨주 경계에 있는 Stone mountain(고도 2014 미터), Joffre Lake, Garibaldi Lake을 산행했습니다.
알래스카 Chena river hot spring에서 만난 앵커리지에 사시는 한인 교회 부부집사님과 올케께서는 김치와 누룽지 말린 것 1 봉지 그리고 라면 여러 봉지를 흔쾌히 내주시며 저희 밴쿠버로 돌아오는 길에 격려를 해 주셨습니다. 돌아오는 내내 정말 고맙다는 마음이 들었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휴게소나 RV Park에 들렀을 때 놀란 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캐나다 사람이 아닌 벨기에,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등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서 차를 랜트해서 여행하는 부부들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저희의 여행경로는 밴쿠버에서 출발하여-- Prince George--Deese Lake—Beaver Creek—미국국경통과—Tok—Fairbanks—Dalton Highway—Yukon River –Cold Foot—Prudhoe bay—Fairbanks—Chena hot spring—Lazy moose rv park- Fox Lake--White horse—Liard hot spring—Muncho Lake—Stone mountain provincial park등반—Testa river—Bucking horse river campground—Prince George—Lac la hache –Marble Canyon—Joffre lake등반—Skookumchuck hot spring—Garibaldi Lake 등반—스텐리 파크 –Burnaby Home
이번 여행 중 가장 어려운 코스는 대부분이 비포장도로인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에서 북극해 유전마을인 푸르드호 베이였는데 도중에 걸쳐있는 Brooks 산맥을 이었는데 아주 미끄러운 Atigun pass를 넘는 것이었습니다. 산맥을 넘으면서 친구에게 “집 떠나기 전에 유서 써놓고 올걸 생각했었는데 정말 그랬어야 했나 보다.” 하며 친구와 크게 웃기도 했습니다.
산맥 넘어 조금아래 길을 벗어난 곳에 차를 세우고 차 안의 침낭 속에서 잠을 청하는데 바람이 어찌나 세게 부는지 과장된 얘기지만 차가 뒤집히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습니다.
더없이 보람되고 많은 배움이 있었던 여행이란 생각이 들어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이 글을 올립니다.
-끝-
Bonus story
1. 친구는 오랜만에 그야말로 14년 만에 처음 만난 나와 술 마시기를 원했다.
한 번은 페어뱅크스에서 커다란 양주 한 병을 사가지고 캠핑을 하면서 마셨다.
나는 캐나다에 와서는 10년 넘게 술을 끊었었고 마시지 않았지만 친구와 함께 마시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큰 양주 한 병을 밤에 둘이 다 비웠다.
아침에 눈을 뜨니 우리는 모두 슬리핑백도 깔지 못한 채 슬라이딩도어가 열린 채로 다리는 차밖으로 나와있는 상태로 자고 있었고 몸은 밤새 내린 비에 젖어 있었다. 친구와 나는 서로 바라보며 젊은 날 내 모습이 생각나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젯밤 어지간히 술에 취했었나 보다.
여행 내내 적던 많던 맥주던 양주던 술을 즐겼고 small talk 던 big talk 던 엄청나게 이야기를 나누며 대화를 즐겼다.
2.Dawson city에 도착을 해서 그 조그만 시내구경을 했다. 마침 아이스크림 가게가 눈에 띄어 들어갔다.
웬걸 아이스크림이 무료였다. 왜냐면 오늘이 여름시즌 아이스크림 파는 마지막날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원하는 만큼 먹으라고 하면서 여러 가지 맛의 몇 스쿱을 떠주었다.
얼마나 맛이 있었던지. 거기다 돈 한 푼 내지 않고 먹는 맛이란..
3. 차를 씻으러 강가로 차를 몰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많았다. 알래스카는 사냥을 하는 백인들이 커다란 SUV에 늪지를 달릴 수 있는 선풍기 보트를 끌고 다니고 있었다.
춥고 살기 어려운 알래스카에 들어와 살려는 사람은 보통사람들은 아니다.
미국사람들은 알래스카에 사는 사람은 1. 인생 막장에 몰린 사람들이 오는 곳이고 2. 본토에서의 삶에 적응하지 못했던 misfit 실패자들이라고 말한다.
4. 우리 두 명 만을 위해 마중 나온 현지 인디언후손인 투어가이드 말에 따르면 53개의 유정 oil well 이 있는 북극해 유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시프트당 200여 명인데 두 시프트 shift로 일을 한다.
보름동안 일하고 보름동안 집에서 쉰다.
페어뱅크스에서 Prudhoe bay까지의 800km는 대부분 비포장도로이거나 자갈길이다. 겨울에는 통행이 거의 쉽지 않다. 도로상태가 좋은 여름에도 차로 약 11시간 20분이 걸린다.
시프트 워커 Shift workers들은 페어뱅크스공항에서 푸르드호베이까지 전세비행기로 출근하고 그곳에서 일하고 살다가 보름뒤에 같은 비행기를 타고 퇴근한다.
5. 캐나다의 유콘이나 알래스카는 옛날 골드러시 gold rush때 몰려든 사람들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도시나 마을들이었다.
어느 미국의 Chicken닭이라는 마을은 몇 가구가 살지 않는 마을이 되었다. 저런 고립된 마을에서 사는 사람은 누굴까?라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가 없었다.
6.15년 전 ‘Welcome to Alaska’라는 팻말이 있는 주차장에서 만난 노부부는 미국에서 왔다고 했었는데 매우 커다란 풀사이즈 버스를 개조한 매우 고급스러워 보이는 실내의 비싼 RV차를 몰고 이동 중이었다.
이미 4개월째 이 버스를 타고 여행 중이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그들은 아직도 RV차로 여행을 하며 살고 계실까?
7. 알래스카 오일 파이프라인은 프르드호베이에서 남쪽에 있는 발데즈항까지 펌프질을 해서 보내는데 약 100km마다 하나씩 1,287km 구간에 모두 12개의 송유 펌프장이 있다.
48인치 약 120cm 직경의 오일파이프는 하루 최대 13만 입방미터를 송유 할 수 있다.
파이프는 신 일본제철에서 만들어서 이곳으로 옮겨져 설치되었다.
스토리 추가;
가족이던 누구든 함께 여행을 장시간 하게 되면 힘든 일이 발생하게 되고 여행의 피로가 쌓이면서 신경도 날카로워진다.
서로 싸우게 되기 쉽다는 얘기다.
밴쿠버에서 북극해로 출발하는 날 차 안에서 그 친구한테 내가 그랬어요.
”우리는 이제 함께 여행 중 어떤 일이 있어도 의견불일치로 싸우면 안 된다. 약속하지? “
“ 당근이지” 친구가 답했어요.
그러나 한번 위기가 찾아왔어요.
한 번은 밤늦게 차박을 할 장소를 고르다가 이 친구는 내가 안전을 너무 의식해 장소에 picky 했던 내 의견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얼굴 표정이 안좋아보였어요.
제가 물었어요
“상익아?”
“왜? “ 라며 친구가 되묻는다.
내가 다시 묻는다.
“너 화났니?”
친구가 답한다
“아니”
거기 더 대고
“그래, 나 지금 무지 화났다”
라고 대답할 친구가 어디 있겠어요?
That was it. 그리고 그 뒤로는 전혀 문제없이 둘이 여행하고 잘 놀았습니다.
알래스카에서 내려오다가 펨버튼에서 좀 떨어진 스쿠컴척hot spring에서 하루를 자고 다음날 하루에 조프리레이크, 가리발디레이크 두 곳을 갔어요.
가리발디 레이크 구경을 마치고 한참을 하산을 하고 있는데 이 친구가 머플러를 레이크에 벗어놓은 걸 모르고 내려왔다고 해서 친구와 같이 30분을 거꾸로 되돌아 올라가 다시 찾은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친구가 머플러를 다시 찾아서 너무 좋아했습니다.
정말 한 번도 문제없이 10일간 여행을 같이 했어요.
비용을 줄이려고 대부분 차 안에서 슬리핑백 안에서 잤어요.
에피소드;
알래스카여행이 재미있었던 우리는 2년 전 2022년 여름, 노랑풍선 패키지로 이탈리아여행도 다녀왔습니다.
처음에는 둘이 유럽을 헤매고 다닐까 해서 배낭여행을 하려 했지만 유럽까지 항공료등이 여기나 서울에서나 엄청 비쌌고(항공권 only 2,000불 이상) 비용이 패키지여행보다 오히려 훨씬 더 비싼 것으로 판단되어서 패키지여행으로 변경했지요.
이 친구는 서울에서 로마공항으로, 나는 밴쿠버에서 로마공항으로 가서 투어에 합류하고 구경을 다녔네요.
덕분에 피렌체 로마 피사등 수많은 도시와 프란시스코성당등을 아주 쉽게 관광버스 타고 다니며 다음 끼니 밥 먹을 거 걱정하지 않고 여기저기 잘 돌아보았습니다.
한국에서 온 사람들이 친구끼리 투어 다니는 사람처음 봤다며 얼마나 웃어대던지 처음에는 우리는 “우리 동성애자 아닙니다”라고 답하며 한참을 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