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 인테리어 공사, 숫자가 틀어지기 시작하다

by 전장의서가


교육을 받는 동안, 내 가게는 혼자 크고 있었다

서울에서 본사 교육을 받는 동안, 내 매장은 이미 공사를 시작하고 있었다.
이게 생각보다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회사에 다닐 때는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언제든 현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 전화하고, 바로 수정 요청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창업은 달랐다.

내가 서울에서 튀김기 앞에 서 있는 동안,
지방의 내 가게는 인테리어 공정이 하나씩 진행되고 있었다.
사진으로, 전화로, 간접적으로만 상황을 전달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 구조 자체가 이미 리스크였다.
직접 보지 못하는 공사는 늘 변수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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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인테리어의 두 가지 선택지

대부분의 프랜차이즈는 인테리어와 관련해 두 가지 선택지를 제공한다.

첫 번째는 본사 추천 인테리어 업체다.
이 업체들은 해당 브랜드의 다회 공사 경험이 축적되어 있다.
본사 입장에서 보면 가장 안정적인 선택이다.

브랜드가 원하는 콘셉트,
간판 규격,
주방 동선,
마감 기준을 이미 알고 있다.

단점도 분명하다.
대부분 타지에서 내려오기 때문에 인건비와 체류비가 포함되어
인테리어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다.

두 번째는 가맹점주가 직접 선정한 인테리어 업체다.
본사에서 제공한 메인 인테리어 도면을 기준으로 공사를 진행한다.

비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특히 지역 업체를 쓰면 이동 비용이 줄어든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내가 선택한 것은, 비용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비용을 선택했다.

이미 가맹비, 교육비, 보증금, 초도 물품 비용까지 나간 상태였다.
여기에 인테리어 비용까지 최고가를 선택하는 건 부담이 컸다.

그래서 나는
본사 메인 인테리어 도면을 전달하고,
지역 인테리어 업체를 선정했다.

그때의 판단은 나름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도면은 이미 나와 있었고,
업체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창업을 해보니 알겠다.
인테리어는 도면대로만 되지 않는다.

현장을 못 본다는 건, 모든 판단이 늦어진다는 뜻이다

문제는 내가 공사 기간 내내 현장에 없었다는 점이다.

특이 사항이 발생해도
전화로 설명을 듣고 판단해야 했다.

“이 정도면 괜찮다”
“큰 문제는 아니다”
라는 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공사에서
‘큰 문제는 아니다’라는 말은
대부분 나중에 돈이 된다.

결국 몇 군데에서 하자가 발생했다.

마감과 배수, 나중에 가장 후회한 부분

가장 크게 체감한 문제는 두 가지였다.
마감, 그리고 배수였다.

마감은 눈에 보이는 부분이다.
벽면, 몰딩, 타일 연결부.
처음에는 크게 티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조명 아래에서,
손님 시선에서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배수는 더 심각했다.
주방에서 배수가 내가 원하는 만큼 빠지지 않았다.

이때는 “사용하는 데 문제없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영업을 시작하고 나니
물이 고이고,
기름 찌꺼기가 쌓이고,
결국 재수리라는 선택지를 마주하게 됐다.

장사하면서 공사를 다시 한다는 건
상상 이상으로 고통스럽다.

비용은 줄었지만, 변수가 늘었다

결과적으로 인테리어 비용은
본사에서 제시한 예상 금액보다 저렴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그 대신
변수가 늘어났다.

하자 보수
추가 작업
일정 지연
그리고 마음의 스트레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광고하는 인테리어 비용은
기준 금액일 뿐, 확정 금액이 아니다.

내 경험으로 말하자면
최소 20%는 더 여유를 두고 자금을 준비하는 것이 맞다.

공사는 항상 변수를 만든다.
그리고 그 변수는
거의 예외 없이 돈으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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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비용, 여기서는 절대 아끼면 안 된다

인테리어 공사와 별개로
가장 큰 비용이 들어가는 부분은 주방 장비다.

튀김기
오븐
냉장·냉동 장비

특히 오븐은 상당한 고가였다.
계약서를 볼 때는 숫자로만 보였지만,
실제 결제 단계에서 체감되는 금액은 훨씬 컸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튀김기와 오븐은 절대 중고를 사지 말자.

치킨 장사는
여기서 모든 부가가치가 만들어진다.

기름 온도
조리 시간
열 유지력
안정성

이 장비들이 흔들리면
맛도 흔들리고,
리뷰도 흔들리고,
매출도 흔들린다.

다른 건 아껴도 된다.
의자, 테이블, 소품은 나중에 바꿀 수 있다.

하지만 메인 이큅먼트는
무조건 새것으로 가는 게 맞다.

다시 한다면, 이것만은 꼭 지키겠다

만약 다시 인테리어를 한다면
나는 이렇게 할 것이다.

첫째,
아는 지인 한 명이라도 현장에 상주시킨다.

전문가일 필요는 없다.
내 대신 사진을 찍어주고,
이상한 점을 물어봐 줄 사람만 있어도 충분하다.

둘째,
본사를 무조건 불신하지 않는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최소한 브랜드 기준은 알고 있다.

다만
모든 지역에 맞는 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부분적으로는 현지화가 필요하다.

셋째,
발품을 판다.

주변 상가
근처 점주
이미 운영 중인 매장

말 한마디, 경험 하나가
나중에 수백만 원을 아껴준다.

인테리어는 끝났지만, 마음은 더 무거워졌다

공사가 끝나갈 즈음
가게는 그럴듯한 모습이 되어 있었다.

간판이 달리고,
주방이 완성되고,
조명이 들어왔다.

하지만 이상하게 마음은 가볍지 않았다.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회사에서는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만,
자영업에서는
끝이 곧 시작이다.

다음 화에서는
영업 허가, 오픈 준비, 그리고 첫 영업일을 앞둔 심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이때부터
나는 진짜 사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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