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 영업 허가와 오픈 준비, 사장이 된다는 실감

by 전장의서가


구청에 가는 날, 나는 이미 여러 번 본 얼굴이 된 기분이었다

인테리어 공사가 거의 마무리되자 이제 행정 절차를 밟아야 했다.
구청에 가서 영업 허가를 받아야 했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긴장했다.
회사에 다닐 때는 이런 일을 직접 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서류 하나 잘못되면 다시 와야 한다는 말이 괜히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막상 구청에 가보니 상황은 예상과 달랐다.
창업자가 많은지, 담당 공무원은 절차를 아주 익숙하게 처리했다.
서류를 내고, 몇 가지 확인을 거치고, 설명을 듣는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요즘 치킨집 많이 들어오시죠?”
내가 농담처럼 던진 말에 담당자는 웃으면서 말했다.

“이 동네만 해도 벌써 이백 몇 번째입니다.”

순간 말문이 막혔다.
서류 상단에 찍힌 번호를 보고 나서야 실감이 났다.

이백 몇 번째.

나는 특별한 결정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행정 시스템 안에서 나는 이미 수없이 반복된 선택 중 하나였다.

위생 교육과 보건증, 이제는 회사원이 아니다

영업 허가 절차와 함께 위생 교육도 받아야 했다.
보건증도 새로 만들었다.

회사에 다닐 때는
보건증이라는 단어를 내 인생에서 다시 듣게 될 줄 몰랐다.

교육 내용은 익숙했다.
식중독 예방, 위생 관리, 개인 청결, 조리 도구 관리.

하지만 이 모든 게 이제는
‘지식’이 아니라 ‘책임’으로 다가왔다.

사고가 나면
본사가 아니라
내가 책임져야 했다.

그때부터 조금씩 실감이 났다.

아, 나는 이제 진짜 사장이구나.

사람을 뽑는다는 것, 가장 쉬워 보였고 가장 어려웠다

영업 허가를 받고 나니
이제 오픈 준비의 마지막 단계가 남아 있었다.

사람을 뽑는 일이었다.

나는 직원 1명과
아르바이트 3명을 뽑았다.

면접을 보면서 나름 기준을 세웠다.
성실함, 근태, 분위기.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때의 나는 사람을 보는 눈이 거의 없었다.

나 역시 초보 사장이었고,
사람을 평가해 본 경험도 많지 않았다.

결국
“괜찮아 보인다”는 감각에 많이 의존했다.

첫 번째 불협화음, 나보다 사장 같았던 아르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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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중 한 명은
나이가 조금 있으신 아주머니였다.

처음에는 든든해 보였다.
경험도 있어 보였고, 말도 조리 있게 했다.

“사장님, 이건 이렇게 하셔야 돼요.”
“이건 제가 예전에 다 해봤어요.”

처음에는
‘날 도와주려는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말들의 방향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11시 퇴근이면,
한 10분 정도는 미리 마쳐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오늘 일 많았잖아요.
이 정도면 보너스는 있어야죠.”

“이건 이렇게 하는 게 맞아요.
사장님은 아직 잘 모르셔서 그래요.”

처음에는 조언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위한 말이라고 받아들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다.
이건 조언이 아니라 조정이었다.

나를 도와주는 게 아니라
나를 자기 기준에 맞추려는 시도였다.

거부의 순간, 그리고 문자 한 통

결정적인 순간이 왔다.
나는 그 요구를 거부했다.

정해진 퇴근 시간은 지키되,
보너스는 기준 없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날 이후 분위기는 달라졌다.

그리고 근무 3일 차 되는 날,
문자 한 통이 왔다.

“오늘부터 출근 못 할 것 같습니다.”

이게 끝이었다.
설명도, 사과도 없었다.

사장은
출근하지 않는 사람을 붙잡을 수 없었다.

그날 나는
사람 하나 빠진 주방을 바라보며
처음으로 자영업의 냉기를 느꼈다.

직원으로 뽑은 청년, 또 다른 문제의 시작

직원으로 뽑은 청년도 문제였다.

처음부터 가불 이야기를 꺼냈다.
한 번, 두 번은 이해하려 했다.

하지만 가불은 습관이 되기 시작했다.
근태도 점점 흐트러졌다.

지각
조기 퇴근
연락 두절

거기에 더해
여자 아르바이트에게 치근대는 모습도 보였다.

작은 가게에서
이런 분위기는 금방 전염된다.

나는 몇 번이나 이야기를 했다.
주의도 줬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픈을 앞두고, 나는 이미 지쳐 있었다

이상했다.

가게는 완성되어 가는데
내 마음은 점점 무너지고 있었다.

오픈을 앞둔 설렘보다
사람 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가 훨씬 컸다.

회사에서는
일이 힘들어도
사람 때문에 이렇게 흔들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영업에서는
사람이 곧 시스템이었다.

시스템이 무너지면
모든 게 흔들렸다.

첫 직원들이 내 마음을 끌어내렸다

돌이켜보면
내 오픈 첫 직원들은
나에게 많은 걸 가르쳐줬다.

사람을 쉽게 믿으면 안 된다는 것
경계를 세우지 않으면 선을 넘는다는 것
좋은 사장은 친절한 사람이 아니라
기준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것

하지만 그때의 나는
아직 그런 사장이 아니었다.

나는 그저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었던
초보 사장이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처참하게 이용당했다.

사장이 된다는 것, 숫자보다 먼저 사람을 배운다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이야기할 때
수익 구조, 상권, 마진을 먼저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부딪히는 건
대부분 사람 문제다.

그리고 그 문제는
오픈 첫 주부터 시작된다.

나는 이때 처음 알았다.

사장이 된다는 건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외로움을 감당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걸.

그럼에도 문은 열어야 했다

사람이 빠지고
문제가 쌓여도
가게 문은 열어야 했다.

임대료는 기다려주지 않고
대출 이자는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마음을 추스르고
오픈을 준비했다.

다음 화에서는
드디어 가게 문을 연 첫날,
그리고 그날 마주한 현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그날 나는
더 이상 회사원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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