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많거나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싫은 소리를 한다고 해서 꼰대가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듣기 싫은 소리 중에는 조언, 충고, 건설적인 비평 등 아프지만 맞는 말 또는 도움이 되는 말들도 있기 때문이다.
꼰대가 되는 특징은 '경청'하지 않는 순간에서부터 나오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꼰대'라는 말도 생긴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꼰대들은 우선 자신이 바라보는 타인의 기준들에 근거하여 비꼬아 듣거나 해석해서 듣는 특징이 있다. 대화해 보다 보면 결론적으론 같은 이야기이고 입장인데 내가 말하는 방식이 그 사람이 듣기 원하는 방식대로 말해주지 않았을 때 '너는 틀렸어. 그런 건 무례하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내가 잘못되었다는 거니?'라는 말을 한다.
예를 들어, 도중에 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이 문제가 일어난 원인이 뭘까요?'라고 질문을 한다고 하자.
질문의 의도는 '문제해결을 위한 원인분석'인데, 꼰대의 경우 1. 결과가 잘못되게 한 원인이 자신 때문에 일어났다는 '가치판단'과 동시에 2. 이 질문은 자신을 비판하기 위한 질문이라는 '해석', 그리고 3. 본인 방어를 하기 위해 상대방이 잘못되었다고 공격적인 '비판'을 한다.
따라서 꼰대는 '내가 또는 우리 회사가, 또는 지금까지 내가 한 일이,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건가요? 무례하네요.'라고 쏘아붙이기 시작한다.
그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상대방이 자신을 비판하기 위해 하고 있다는 말과 행동들'이 다 이미 '자기 자신이 상대방에게 하고 있는 말과 행동들'일 때도 있다.
그들은 상대방이 모순적이라고 말할 때 그들 자신이 이미 모순적으로 말하고 있고, 상대방이 무례하다고 할 때면 그들이 먼저 무례하게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지 않고 섣부르게 판단하여 비판하기 시작한다.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을 하면 네가 말하는 방식으로는 오해가 생길 수밖에 없다 하고,
각자 다 다른 생각과 방식이 있다고 말하면 자신이 틀렸다고 말하는 거냐고 묻고,
오해를 풀기 위해 설명을 하면 말 한마디 지고 싶어 하지 않는 구나라고 말을 하고,
'오해하고 싶지 않은데..'라고 그들은 말하지만, 결국 그들의 방식대로 따르지 않으면 해명할 기회도 없이 '나'는 그저 무례하고, 비판적이고, 말 한마디 지기 싫어하는 사람으로 끝나게 되는 것이다. 꼰대들은 상대방에게 얘기할 틈을 주지 않고서 자신의 방법, 방향, 관점 대로 할 때까지 들을 기회를 주지 않는다.
한국 사회의 특징인 것도 있는 것 같다. 어린 사람이 '왜'에 대한 질문을 하면 어른들은 '감히'라고 응답이 온다. 정말 '장유유서'가 이런 의미였던 것일까? 그리고 이러한 방식은 특히 서구권에서 더 큰 문화차이로 발견되게 된다. 서구권에서 학생이 선생님의 질문에 대해 '왜 그런 거죠?'라고 질문을 하면 선생님은 이유를 설명해 준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왜 그런 거죠?'라고 하면 학생은 선생님의 말씀에 '왜'가 아니라 '네'라고 대답하게끔 혼낸다. 서구권은 '대화의 내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한국은 '대화를 하는 사람들의 서열'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면 재능 많은 젊은 외국인과 돈 많은 한국 어른들이 함께 일을 하다 중간에 자주 파투가 나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