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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경 Jul 09. 2021

과학기술은 진정 깡패인가?(3)

블록체인이 뭐 어떻다고요? 그림의 떡?

  기원전 고대 문명에서도 현재 우리가 언급하고 있는 이른바 ‘기술’이라는 존재를 비롯하여 이 분야의 엔지니어는 있었다. 근대문명이 발전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필요에 기인하여 일종의 학문적 영역으로 과학기술이 자리를 잡게 되지만, 그 때만 해도 엔지니어(기술자)는 거지꼴을 면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세기가 몇번 바뀐 지금, 기술자는 더욱 세분화 되어 예전에 비하여 완전히 대접이 달라졌다.

  모름지기 기계공학을 바탕으로 현대문명이 태동하였다면, 전기•전자의 발견은 인류문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고, 과학사를 잘모르는 사람들은 이걸 이르되, 제 2차 산업 혁명이라 부르기도 한다. 19세기 초엽부터 시작되어 20세기 전반에 걸친 전기•전자공학의 비약적인 발전과 그 기반으로 현대문명은 완성되었다고 감히 단언한다. (그래 봐야 인류의 역사 중에서 불과 1/1,000,000,000 에 해당 하는 짧은 기간이다. 이 기간 동안 인류가 파괴한 지구의 자연은 절대로 복구가 불가능 하다. 이는 엔트로피의 법칙 때문이다. 이 사실 하나 만으로도, 과학 기술이 깡패라는 증거는 충분하다고 본다.)

  현대의 문명에서 첨단기술로 일컬어지는 로봇과 컴퓨터의 융합기술은 물론이고, 항공•교통 분야를 비롯하여 인공지능과 생명과학에 이르기까지 첨단의 모든 분야는, 정보기술의 융합과 전기•전자의 제어기술을 바탕으로 완성의 종지부를 찍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픈 현실은 놈의 정보라는 요상한 마녀가 과학기술 영역 전부를 움켜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보라...?

  오늘날 ‘정보(information)’는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 중의 하나가 되고 말았다. 정보는 우리 주변의 문화와 삶의 형식을 급속히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뉴스, 트윗, SNS, e-mail, 심지어는 정보 쓰레기의 파생상품인 ‘암호화폐’나 ‘메타버스’ 따위로 완벽하게 포위되어 있고, 세상이라는 공장은 계속해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새로운 과학기술 정보를 거의 폭발적으로 양산해내고 있다. (버리면 쓰레기, 모으면 정보? 턱도 없는 얘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전혀 틀린 얘기도 아니다.)

  우리는 쏟아지는 과학기술에 관한 정보를 저장하거나, 처리하여 보관하고 또는 폐기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이렇듯 우리는 ‘정보’를 생각할 때 지식, 지성, 뉴스, 보고서, 자료 등을 먼저 떠올릴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것이  당신의 단순한 판단 오류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지를 묻고 싶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보처리 기술의 암호화 알고리즘에서 파생된 ‘블록 체인’이 뭔지 알 수 없지만, 주변에서 남들이 하도 떠들어대는 ‘비트코인’은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하는데, 에헤! 대체 무엇을 알고 있다는 건지 이 문제는 대체로 심각하다. 이것은 마치 안갯속에서 전봇대를 이쑤시개로 오인하거나, 로미오는 아는데 줄리엣은 모른다는 비유와 같다고나 할까? 과학기술이 깡패인 것은 이 대목에서 여실히 증명되는 찰나 아닌가? 한층 더 의심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이미지출처 : 국제뉴스 (Relaxnews=Topic images)

  정보는 일상용어에서 전문 용어까지 정말 다양한 뜻으로 사용된다. 이를테면, 언어, 화폐, 법률, 자연환경 속의 빛이나 소리, 신경, 호르몬 등의 생체 신호를 비롯한 모든 것을 정보라고 할 수 있다. 근간에는 컴퓨터 정보처리를 기반으로 재생산된 쓰레기 정보가 펄펄 흘러넘친다.

  정보의 원래 뜻에 따라, 정보와 자료(데이터)를 구별하고, 정보를 ‘뜻을 지니는 자료’라고 생각하는 의견도 있지만, 전체적인 정보의 뜻을 가지고 문제 삼는 경우는 별로 없으므로, 특별히 정보와 자료는 구별하지 않는다. 구분하자면, 데이터를 모아 둔 것이 자료라면 자료를 특정한 목적의 의사결정을 위해 가공한 형태를 정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훌륭한 정보는 목적에 따른 적합성과 신뢰성 및 적시성을 유지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 적시성이 매우 중요한 정보를 첩보라는 이름으로 별도로 분류하기도 하며, 가공을 통해 비교적 장기간 활용이 가능한 정보를 지식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정보는 항상 변화하고 있으며, 그 속도가 더욱 빠르게 진행된다. 개인이 하나의 정보를 선택하게 되면 변화에 의해서 불확실성이 커지게 되고, 정보의 가치가 적어질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선택된 정보보다 선택되지 않은 정보가 더 가치가 있는 것으로 불안감을 갖게 한다. 그래서 정보란 사실조사 자료를 지적 처리로 가공하여 얻어진 재화라고 판단함이 가장 적절하다.

  결국, 정보는 모종의 자료에 특정한 의미가 부여된 것으로서 정신적, 물리적인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억하여야 하는 주의사항을 언급하자면 모든 정보는 자료일 수 있으나, 모든 자료는 정보라고 할 수 없는 비가역성이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든 자료가 정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모든 자료는 정보의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 정보는 반드시 가치 지향적이어야 하며 관심을 지닌 사람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익을 제공할 수 있는 자료여야만 정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결국, 블록체인 기술의 해시 코드 값으로 버무려진 ‘비트코인’은 당분간 돈이 될 수 없거나, 영원히 돈이 될 수 없는 정보 쓰레기로 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재화나 용역의 대가로 지불된 수단이 뭔지 잘못되어 환불을 할 경우가 있거나 (믿을 수 없지만, 블록체인의 경우 시간차 공격으로 인한 고도의 사기는 이 시점에서 발생한다) 마케팅 수법의 농간인 캐시백을 워낙 좋아하는 인간들의 부조리한 감성을 전혀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비밀번호를 분실하거나 해킹을 당하면 순식간에 죄다 털릴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대중을 설득할 수 없고, 항간에 미신처럼 잘못 알려진 안정성은 이미 파괴된 지 오래전의 일이기 때문이다.
기축통화인 달러는 미국의 연방정부에서 발행하는것이 아니라, 비영리기관인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찍어내고 연방정부에 빌려주는 형식을 취한다. 하지만 암호화폐의 속성은 이 분야의 지식과 정보를 지닌자라면 아무나 또는 누구나 발행이 가능하다. 난무하는 엉터리 정보에 한번 속아보면, 당연히 속지않는 법을 배우게 되지만, 세상에는 공짜가 없으므로 교습비가 상당히 비싸다.


  미닫이가 되었든, 여닫이가 되었든, 문은 결국 한 방향으로 열리고, (예외로, 양방향 일 경우도 있지만, 이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남들이 들어오기 어렵다면? 내가 나가기 또한 어려운 법이다. 자물쇠(암호)를 채우면 채울수록 당신은 방에 들어가기 힘들 나오기가 쉽지않다. 자물쇠를 해제 하려면, 그만큼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 비유는 간결함을 말하지만, 간결함이 곧 올바른 기술이다. 고로 복잡한 알고리즘은 절대로 기술이 아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최적의 고리즘이란, 원하는 목표를 향한 수단의 최단거리를 의미한다.)

  무심(無心)은 도를 닦는 사람이 면벽수도(面壁修道)를 할 경우에나 필요한 수단일 뿐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자는 오늘날에 이르러 과학기술이, 특히 정보기술의 쓰레기들이 차츰 깡패로 전락해가는 꼴사나운 경우가 한탄스러워 무심하게 지나칠 수 없기에 나름의 편견을 동원하여 정보의 진위를 가려본다.

  관심(關心)은 주변의 모든 정보가 진실된 정보가 아님을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멋진 도구가 된다. 과거달리 모르는 것이 죄가 되는 거대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거짓 정보는 하루가 멀다 하고 축적이 되고 있지만 방향이 묘연하여 알 길이 없다면 큰일이다. 그래도 관심을 지니고 사실을 직시하면, 모든 것은 시야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설마가 사람을 잡는 경우가 없지는 않으나, 이래저래 망설이다 보면 관심은 당연히 멀어지기 마련이고, 그림 속의 떡은 여전히 맛있게만 보이는 그림으로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요즘에는 정보 거지가 많다.

갑: (애절하게)정보 한푼 적선 세요...

을: 적선은 안되고 헐값에 팔아요! 1근에 50,000원! 

병: (다소 거만하게)코인결재도 가능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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