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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경 Feb 28. 2024

추억은 악령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부패가 없는 기억의 만찬이다.

  우리는 가끔씩 시간을 거슬러 떠나온 순간들을 추억 속에 간직하곤 하지만 이 추억의 물줄기가 때로는 우리를 괴롭히는 악령으로 변할 때가 있다. 그 순간,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과거의 황망한 그림자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과거의 순간들은 마치 끝없는 회랑 속에서 맑은 물처럼 흘렀던 것처럼 왜곡되어 기억되곤 하지만, 그것이 때로는 칙칙하고 어두운 강으로 변하여 현재를 사정없이 어지럽히기도 한다. 이는 마치 추억이 악령으로 둔갑하여 우리를 괴롭히는 것과도 다를바 없다.

  우리는 자주 "옛날이면 좋겠다" 혹은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되지만 이런 욕망은 종종 현재의 삶과 심한 갈등을 일으키곤 한다. 과거에 경험했던 특별한 순간들이 악령처럼 되살아나 맑은 정신을 망가트려 훼방을 놓는다는 것이다.

  추억의 악령은 우리에게 비현실적인 기대감을 심어줄 수도 있다. 과거의 순간들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 거의 편집되거나 왜곡되어 가능하면 아름답게 변형되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현재의 현실이 아닌 이상적인 과거를 원하는 욕망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배신이나 별은 삶의 한 부분이지만 추억이 악령으로 변하여 우리를 괴롭힐 수 있다. 그 성가신 추억이 되살아나면, 어떻게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환상이 빚어내는 아픔은 감정을 억누르거나 무시하는 것보다는 직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아픔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치유의 출발점이기에 자신의 내면 으로부터 나온 악감정들에 대하여 비난하지 말고 용서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어쩌면 우리는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기에 수시로 상처를 받기도 하는데, 이를 받아들이고 기꺼이 허락해주어야 한다. 별로 인한 아픔이 되살아날 때는, 새로운 경험과 활동에 몰두함으로써 치우친 마음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관심사를 찾거나 새로운 취미에 도전해 보는 것도 추천할만 하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소통하고, 서로의 감정을 나누는 것은 치유에 도움이 된다. 이런 지지 체계가 있으면 어려운 시간을 고스란히 지낼 수 있다.

  때로는 친구나 가족으로부터의 지지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친구나 가족이 심지어 남보다 못할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아픈 추억이 떠올라도, 현재와 미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목표와 꿈을 향해 나아가면서 자신을 발전시키는 것이 별의 아픔을 극복하는 한 방법이다. 별의 추억은 어려운 경험이지만, 이를 통해 자기 성장과 치유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그 악령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자신을 소중히 여겨 차근차근 나아가면서 가능하다.     

  추억이라는 악령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현재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고, 과거에 소유한 행복에 아픔을 부여하지 말아야 한다. 추억은 우리의 삶에서 소중한 부분이지만, 추억이 악령이 되어 우리의 행복을 갉아먹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일견, 순간의 소중함은 그것이 추억이 되기 전까지는 절대로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리하여 현재의 순간을 소중히 여겨 즐기되, 반추되는 과거에 쫓기거나 과거의 그림자에 옴팍 뒤덮이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미치광이로 변한 거지 같은 추억은 툭툭 털어내고 버겁지만 행복한 중력에 오롯이 버텨야 한다.


  공수래공수거의 세계관으로 판단하자면, 추억이란 인간의 진정한 재산이기도 하다. 필요할 때 언제든지 꺼내 먹을 수 있는 도시락처럼 부패가 전혀 없는 기억의 만찬임은 틀림이 없다. 기억 속에서 인간은 가장 풍요롭고 또 가장 빈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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