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주광성(낮에 활동하는) 동물입니다.
모든 활동을 낮 시간에 가장 효율적이게끔 진화되어 온 셈이지요.
과거에는 핸드폰이나 TV 같은 문명의 이기(利器)가 없었으며 직업의 단순화로 인하여 밤 잠을 줄일 이유가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에는 무한 경쟁시대로 밤을 밝혀야 하는 일이 많아져 밤 잠을 설치거나 절대적으로 잠이 부족한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수험생들일 것입니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우리 몸은 마치 공장에 전원을 켜서 기계를 돌리듯이 전신의 세포가 일을 시작합니다.
일에는 반드시 열이 발생하게 되고 적절한 휴식으로 과열되지 않게 해 줘야 합니다.
다큐의 한 내용처럼 낮만 계속되면 타죽고 밤만 계속되면 얼어 죽는 것을 피하려면 낮의 열기는 밤의 냉기로 진정시켜주고 밤의 한기는 낮의 열기로 데워줘서 평균적으로 적당한 생존 범위를 지켜줍니다.
낮에 공부를 하고 밤늦게까지 지속하여 새벽잠을 잔다면 열기를 식혀주는 밤의 요소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져서 아침 시작부터 과열된 상태로 하루를 시작하게 됩니다.
열의 속성은 밀도가 낮아 상승하므로 인체의 상부인 머리 부분에 집결하게 되는데 CPU 같은 뇌는 쿨링 팬이 고장 난 것처럼 과열된 상태에 빠집니다.
CPU가 열을 받으면 컴퓨터가 버벅거리거나 심하면 셧다운 하는 하는 것처럼 뇌기능도 여유가 없어집니다.
낮 시간에는 안 그래도 내부의 원인으로 열을 받고 있는 상태인데 외부 기온도 오르는 때라 공부에 대한 집중력은 현격히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다가 저녁시간이 되면 외부의 열기가 식어지기 시작하면 뇌기능이 점차 돌아오는 것 같고 집중력이 향상되기 시작하지요.
문제는 중요한 시험을 치르는 시간이 낮 시간이라는 겁니다.
컨디션이 좋았던 저녁이나 밤 시간에 시험을 치른다면 훨씬 결과가 좋았을 겁니다.
만사 귀찮은 낮 시간에 선생님이 아무리 명강의를 하셔도 소귀에 경 읽기나 자장가로 들리게 되고 저녁시간 학원에서의 강의는 귀에 속속 들어와 학원 강사가 선생님보다 낫다는 착각을 하게 합니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긴장도를 높여 기억에 묻혀있던 내용을 꺼내 주는 데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지나친 부하는 머릿속을 하얗게 만들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게 합니다.
그래서 가끔 학생들 중에 특정 시험을 터무니없는 성적을 받게 되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해결책은 일주일에 한 번이나 두 번 정도는 저녁에 일찍 자는 날이 필요합니다.
낮잠은 잠깐 책상에 엎드려 잘 정도로 하고 자리 깔고 누우면 밤잠을 방해하기 쉬우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운동을 하게 되면 수면 부족 등으로 속에 쌓여 있는 열을 방출하는 효과가 있어요.
짬이 날 때마다 계단을 오르내려 약간 숨이 차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점심시간에는 교정을 좀 걸어보세요.
3당 4락이니 4당 5락(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이라는 말처럼 어리석고 위험한 말은 없어요. 컨디션 안 좋은 상태로 하루 종일 멍하고 책상에 앉아있다고 학업 성취가 오르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 일찍 잘 수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시험을 보는 낮 시간에 가장 컨디션 좋고 머리가 맑은 상태를 유지하는 데 주안을 둬야 합니다.
특별히 영양제를 섭취하거나 하는 것은 식사를 못할 경우 고려 사항이지만 정상적인 경우에는 권유 사항이 아닙니다.
한방에서 도움이 되는 처방은 쓴맛이 나는 열을 식혀줘서 머리를 맑게 하는 내용으로 복용한다면 의외로 부담을 많이 줄여 줄 수 있어요.
과거 공부를 잘하는 친구의 일상이 궁금해진 아이들이 걔네 집에 놀러 갔는데 새벽까지 공부하겠지 하는 기대가 무색하게 저녁시간에 조금 공부하더니 일찍 잠들어 버리는 것에 아연실색하였습니다.
알고 보니 낮 시간에 맑은 정신으로 선생님의 강의에 집중하여 완벽히 이해하고 저녁에 잠깐 예, 복습이 끝이었는데 상위권 유지해오는 것이 지금은 100% 이해가 됩니다.
한편 밤늦게까지 불 켜진 친구가 있었는데 성적은 안타깝게도 중하위권을 맴돌았고 수업 시간에 맨날 졸고 있다가 저녁에 학원에서 열심히 하던 친구도 지금은 이해가 갑니다.
밤 잠이 부족하면 머리로 열이 몰려 두통이나 목이 당기며 어지럽거나 속이 답답하며, 반대로 배꼽 아래는 냉해져서 요통, 생리통 수족냉증 등의 불편한 증상은 덤입니다.
모쪼록 인간 본연의 자연 규칙을 염두에 두고 가끔씩은 그 벗어난 궤도를 수정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건강과 성적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