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현실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
8개월째 백수인 내 남편은 면접을 보고 오는 길마다 풀이 죽은 목소리로 전화를 건다.
"나 너무 바보같이 대답한 것 같아..." 얼마 전에는 또 인터뷰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전화 해
"나 진짜 최선을 다했는데... 자기한테 너무 미안해.."
그렇게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내 마음은 그대로 찢어졌다.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서 나온 게 아니었다.
피할 수 없는 구조조정, 그 한마디로 일상이 무너졌다.
내가 아는 내 남편은 요령을 피우는 사람이 아니다. 누구보 다 성실하게 일했고,
일에 대한 열정도 분명히 있었다.
그런데 인터뷰에서 번번이 떨어지고 돌아올 때마다 점 점 작아지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는
나는,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프다.
얼마 전, 오래전부터 계획해두었던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하지만 그는 10분에 한 번씩 이메일을 확인했다.
여행지에 있어도 마음은 늘 어딘가에 매달려 있었다. 온전히 쉬지도, 웃지도 못한 채 시간을 보냈다.
레이오프 전까지 그는 자존감도 높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었다. 늘 당당했고,
눈빛에는 생기가 가득했다. 하지만 8개월간의 구직 생활은 그를 조금씩 시들게 했 고,
결국 그 눈빛에서조차 빛을 앗아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