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야, 글 제목을 지어줘서 고마워
일에 대한 고민도 많고 사람에 대한 고민도 많은 25년의 3분기였다. 나는 잔잔하고 가사가 좋은 인디류의 노래를 좋아한다. 그런 노래들을 들으면서 산책을 하거나 혼자 고민을 하는 것도 좋아한다. 다만, 들어오는 정보들이 너무 많고 머리가 아파오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이런 노래에서 들리는 가사도 내게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가 있다. 너무 많은 정보들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럴 때는 가사가 없는 연주노래를 들으면서 그냥 그 멜로디를 듣는다. 그렇게 잠시 쉬어간다.
연주노래를 들을 때 내가 알 수 있는 정보는 멜로디와 제목뿐이다. 가끔 궁금하다. 이 노래의 제목은 왜 이렇게 지은 것일까? 제목은 결국 그 노래를 설명하는 하나의 주제인데, 어떤 생각을 하며 이렇게 제목을 지은 것일까. 보통의 노래들을 멜로디 없이 제목을 보고 가사만을 읽어보면 그 제목에 대한 하나의 시와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와 달리 멜로디만으로 이루어진 연주곡들은. 가령 이루미의 Kiss the rain와 같은 노래를 들을 때 이 멜로디가 제목과 관련하여 어떠한 설명을 해주는지 지금의 나는 잘 모르겠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Kiss the rain 은 이루마가 영국 유학시절 학교에 가려면 워털루 다리를 건너야 했고, 비 오는 날 다리를 건너는데 멜로디가 떠올랐다고 한다. 노래제목이 비 오는 워털루 다리가 아닌, Kiss the rain 인 이유는 그 풍경보다는 비를 맞으며 들었던 감정, 기분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Kiss the rain과 같은 제목을 보면 언어는 그 언어만이 전달해 주는 느낌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직역을 하게 된다면 "비에 입 맞추다"인데, 우리말 제목은 "비를 맞다"이다. 내게는 비에 입 맞추다 보다는 비를 맞다는 말이 더 단조롭고 담백하게 느껴진다. Kiss the rain이라는 말도 얼굴을 들어 비를 맞는, 그런 담백한 모습이 그려진다. 다른 나라 말을 안다고 그 언어가 주는 느낌을 그대로 번역을 할 수 있을까? 비를 맞다.라는 말이 kiss the rain과 같은 동등한 느낌인 걸까? 한글이라는 언어를 배운 내가 영어라는 언어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와 느낌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을까? 번역가들은 그런 고민을 하는 걸까?
재미있게 봤었던 해외 시가 있었다. 류시화 시인이 옮긴 제프리 맥다니엘의 "고요한 세상"이라는 시가 있다. 사람들이 서로의 눈을 더 많이 들여다보게 하기 위해 정부가 한 사람에게 하루 167 단어만을 사용하도록 법을 정했고, 화자는 하루를 보내고 멀리 떨어져 있는 연인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59개의 단어만을 사용하였으며, 나머지는 당신을 위해 남겨놓았다."라고 말하며 "사랑해"를 서른두 번 하고 3 분의 1만큼 한 이후 그저 전화기를 들고 서로의 숨소리를 듣는다는 시다.
처음에 이해가 가지 않았다. 167-59-32 = 76 단어가 남았는데? 이해가 되지 않아서 원문을 찾아봤었다. 원문을 찾아보니 사랑해 = I love you.로 3 단어였다는 것을. 그리고 전화를 걸어 사랑해 이전에 했던 말이 11 단어. 167-59-11-96-1 = 0이구나 를 계산하면서, 다른 언어를 번역하면서 그 언어가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