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는 보통 새벽 5시 40분 ~ 6시 사이에 시작된다. 시작한다는 말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우리 집 고양이 (나츠)가 그 시간쯤에 나를 깨우기에 그렇게 일어난다. 회사 조식이 6시 50분부터 시작이기에, 그 시간에 준비를 해서 출근을 하면 시간이 애매하다. 그리고 보통 아침에 일어나면 회사 가기 싫다는 마음이 크다. 그래서 거실로 나와서 고양이 옆에 누워있는다. 그러면 더는 고양이가 울지 않는다. 그렇게 7시 정도가 되면 일어나서 씻고 준비를 해서 출근을 한다.
회사는 걸어서 15분 정도 하는 거리에 있다. 회사에 도착하면 8시 전후가 된다. 아침으로는 선식을 먹거나 빵을 먹는다. 밥류의 식사도 있지만 아침에 밥은 잘 넘어가지 않아서 먹어본 적이 없다. 밥을 먹고 커피를 하나 챙긴 후 8시 30분이 되기 전에 자리에 앉아서 일을 시작할 준비를 한다.
직무특성 때문인지 나는 오피스에 있는 자리보다 실험실에서 대부분 생활을 한다. 입사 3년 차가 된 현시점에서 아직 팀의 막내이고 내가 하는 일은 그렇게 특별한 일은 아니다. PL님이나 책임님들이 실험을 지시하고 그에 대한 결과를 정리하여 보고를 한다. 누구든 나를 대체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한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직 못하고 있다. 그럴 수 있는 능력도 없다. 그렇지만 이렇게 생활을 하면서 배워나가면 나도 언젠가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든다.
오전근무를 하다가 11시 30분이 되면 점심을 먹는다. 점심은 보통 사내식당에서 해결을 한다. 이전에는 밥을 먹고 나서 동기들과 산책을 하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시간을 보냈었다. 다만, 요즘은 일이 많아져서 그러지 못한다. 밥을 먹고 영양제를 챙겨 먹고 양치를 한 후 계속 업무를 본다.
담배를 피우지는 않지만, 업무 중간중간에 답답하면 흡연을 하는 친한 선임님과 함께 흡연장에 가서 쉬다가 자리에 돌아온다. 흡연장에서는 그냥 일상 이야기를 나누거나 회사에서 있었던 이슈, 거지 같았던 일에 대해서 말한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오후 5시가 넘어가게 된다. 퇴근시간이 된 것이다.
퇴근시간에 나에게 선택지는 크게 4개가 있는 듯하다. 바로 퇴근하고 집 가기 / 저녁 약속 갔다가 집 가기/ 좀 더 일을 하다가 늦게 퇴근하고 집 가기 / 좀 더 일을 하다가 누가 술 마시자 해서 번개로 술 마시고 집 가기.
회사 실험실은 꼭 대학원 같은 느낌이 있어서 그런지, 실험을 늦게까지 하고 있으면 퇴근을 늦게 하는 다른 선임님이나 책임님과 번개로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자주 있다. 그렇게 술을 마시게 되면 처음에는 공통의 공감대인 회사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가 이런 술자리가 몇 번 반복이 된다면 회사이야기뿐만 아닌 각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점점 하게 되는 것 같다.
회사에서 바로 퇴근을 했든, 술을 한잔 마셨든, 어찌 되었든 나는 집에 간다. 집에 도착하면 나츠는 언제나 나를 반겨준다. 반갑다고 배를 내보이며 바닥에 누워서 골골송을 부르며 반긴다. 술이 많이 취한 날에는 그대로 거실에 누워서 짐에 든다. 아마 나츠가 왜 바로 자냐고 많이 울었을 것 같지만 취해서 잠든 나한테는 그런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정신이 맑게 퇴근한 날에는 일단 집에 가면 손을 씻고 한 10분 정도 누워서 나츠를 10분 정도 쓰담쓰담해준다. 그 이후에 습식사료를 챙겨주고 나도 간단하게 저녁을 챙겨 먹는다. 이후 빈둥거리다가 씻고 실내복으로 환복을 한다. 그리고 또 빈둥거리다가 나츠와 놀아주고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10시, 11시 잠자는 시간이 된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한다. 빈둥거리는 시간이 아깝고, 운동이나 금융공부와 같은 자기계발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 그렇지만 그 생각은 보통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덤덤히 써 내려가보면 참 덧없는 일상인 듯하다. 이런 비슷한 일상에서 매일이 다른 것은 그날그날에 있는 조그만 사건에서 내가 느끼는 희로애락이 다른 것이고 이런 하루가 모이고 몇몇 일의 특별한 하루가 모이면 그게 나의 2025년이구나 라는 생각을 한다. 9월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그냥 두서없는 글을 써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