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하던 엄마가 되었지만 엄마의 삶은 고되다.

사랑만으로 안 되는 것들 사랑만으로 되는 것들

by 오늘


결혼을 하고 어느 정도 신혼을 즐긴 후 자연스레 아이가 생길 것이라고 당연히 생각했다. 아니 자신했다. 하나 마음 시리게도 그것은 자만이고 착각이더라


배란일이 지나갈 때의 기대 그리고 생리 예정일이 돌아올 때 달력의 날짜를 보며 고대했고, 씁쓸함을 느껴야 했다.

' 나는 언제 엄마가 될까? ' 처음엔 단순한 기다림이었고 조바심이었고 집착이 되어 강박까지 되었다. 선이 보이지 않는 테스트기를 보며 흐릿하게 보인다며 희망이라는 착각을 했다.


' 하나님은 나에게 엄마 되는 축복은 주시지 않는

걸까? ' 내가 고대하고 소망하던 일이 스트레스가 되기 시작했다. 언제부턴간 내가 아기를 갖는 게 맞는 건가 싶기도 했다. 고대하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스스로 나 자신을 방어하고 좋은 말로 포장하여 합리화했다. ' 내가 아직 엄마가 되기엔 부족한 거야. 이런 상황에 무슨 엄마가 된다고. '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이 시간들이 무의미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 인생이 흘러가는데 내 삶의 순리 (순한 이치나 도리. 또는 도리나 이치에 순종함)를 거스르지 말자. 나의 자괴감을 도돌이표 하지 말자 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느 순간 임신에 대한 압박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남편은 기다려주는 사람이었고 내가 하자고 하면 함께해주는 사람이었다. 내가 아이를 원해서 동의했고 내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면 내 요동치는 감정의 결에 동요하지 않고 묵묵히 서있는 사람이었다.


임신 준비를 하고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아 한참의 시간을 헤맸지만 마음을 내려놓은 후

나는 남편을 더 사랑하게 되었던 거 같다.

코 시국으로 불편을 겪고 제재당하는 일과 당연했던 일들을 당연하게 하지 못하는 언짢음이 있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남편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생겼다.


어디를 가진 못해도 집에서 이런저런 대화, 시답지 않은 이야기들도 우리가 보낸 모든 시간을 합쳐도 모두 그 시간들 중에 가장 가득 담겼다. 이런 시간들을 보내며 아기를 천천히 가져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그전엔 남편이랑 둘이서만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 둘 사이엔 꼭 아이가 있어야 한다고 조건적으로 생각했다.

남편과 둘만 있어도 앞으로의 삶이 불행하거나 외롭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과 내가 가졌던 조건의 제약이 사라지고 확신이 들었던 그때

나는 고대하던 엄마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