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연히 기억난다.
중학교 1학년 영어 시간. 난 다른 과목은 낙제였고 영어만 좋아했다. 시간표의 영어시간은 나에게 숨을 쉴수 있는 시간이자 내 존재가 빛나는 시간이었다.
영어 선생님께서 일어나서 문장을 읽어보라고 하던 순간을 얼마나 고대했던가.
교탁 앞에 선 선생님이 말하셨다. “다음, 25번이 읽어봐”
가슴이 두근거렸다.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선생님이 미소 지으며 “Amazing!”이라고 말해주셨다.
그 한마디가 내 마음을 열었다.
영어와 사랑에 빠졌다.
영어는 단순히 외국어가 아니었다.
누군가와 연결되는 방식이었고,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였다.
틀려도 괜찮다고, 다시 해도 된다고 말해주는 언어.
그 언어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
교사가 된 지금
나는 아이들의 하나하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한 문장을 더듬더듬 읽는 아이에게 “잘했어.”라고 해준다.
그 말이 누군가에겐 인생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는 걸 안다.
그렇게 외국어는,
존재를 밝히는 언어가 되어가는 중이다.
나에게도, 학생들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