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년 전, 느닷없는 감기처럼 번아웃이 찾아왔다. 뒤이어 불면증이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처음 겪어본 그 시절의 길고 길었던 불면증. 어느 순간부터는 잠이란 어떻게 자는 것이었는지, 그 방법조차 잊어버릴 만큼 새벽이 낮보다 익숙해졌다.
잘 때는 순식간에 사라지던 밤이,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질기고도 긴 양탄자처럼 느껴졌다.
불면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 견딜 수 없는 마음의 돌파구로 차키 하나를 쥐고 나섰던 낙산공원 드라이브.
어떻게든 이 길고 긴 새벽을 버텨보겠노라 나선 길이었지만, 차 한 대 없는 도로를 홀로 달리는 기분은 조금 쓸쓸하기도 했다.
하지만 목적지에 다다를수록 높게 또 낮게 다채롭게 빛을 반딧불처럼 내뿜는 조명들, 나처럼 잠을 잊은 듯한 서울의 야경, 그리고 창틈으로 불어오는 새파랗게 차가운 바람이 그 시기의 나를 숨 쉬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