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9/11이 만든 회사 팔란티어 테스놀로지스

피터 틸은 왜 페이팔 사기 탐지 기술로 테러를 막으려 했나

2001년 9월 11일, 비행기 두 대가 뉴욕 하늘에서 건물로 향하는 동안 미국 정보기관은 이미 관련 정보를 손에 쥐고 있었다. FBI와 CIA는 테러리스트들의 이동 기록, 자금 흐름, 통신 내역을 각자의 데이터베이스에 따로 보관하고 있었다. 문제는 정보의 부재가 아니었다. 정보는 있었지만, 이 정보를 연결하여 통합된 데이터에서 통찰을 끌어낼 수 없었다.

이것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가 탄생한 배경이다.


정보는 있었다 — 사일로가 문제였다

9/11 이후 구성된 조사위원회는 이 구조적 실패를 공식 보고서에 명시했다. 테러를 막을 정보는 존재했다. 그것을 제때 연결하는 시스템이 없었을 뿐이다.

정보기관이 데이터를 공유하지 못하는 구조를 정보 사일로(information silos)라 부른다. FBI와 CIA는 물론, 국가안보국(NSA), 국방정보국(DIA) 등 수십 개의 정보기관이 서로 다른 시스템과 데이터 형식을 운영했다. 한 기관의 분석가가 다른 기관의 데이터에 접근하려면 공식 요청 절차를 밟아야 했고, 그 시간 동안 위협은 이미 다음 단계로 넘어가 있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데이터를 연결하는 사고 자체가 없었다는 점이다. 각 기관은 자신이 수집한 정보의 의미를 자신의 맥락에서만 해석했다. 알카에다 조직원의 미국 입국 정보는 이민국 데이터베이스에 있었다. 그의 비행 훈련 수강 기록은 FBI 현장 요원의 보고서에 있었다. 자금 이체 내역은 재무부 시스템에 있었다. 세 가지 데이터를 하나의 화면에서 보는 사람은 없었다.

조사위원회는 이를 "연결 실패(failure to connect the dots)"라고 표현했다. 점들은 모두 존재했다. 선을 긋는 도구가 없었다.


페이팔의 전쟁, 그리고 틸의 직관

피터 틸은 이 문제를 처음 접한 것이 아니었다. 페이팔을 운영하던 2000년대 초, 그는 유사한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온라인 결제 플랫폼을 노리는 사기꾼들은 수백만 건의 거래 속에 흔적을 숨겼다. 단일 거래를 들여다보는 방식으로는 패턴을 잡을 수 없었다.

초기 페이팔은 사기로 인한 손실이 하루 수백만 달러에 달했다. 회사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수준이었다. 규칙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사기꾼들은 규칙을 학습하고 우회했다. 단순한 알고리즘으로는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다.

페이팔 팀이 개발한 해법은 데이터를 통합하고 시각화하는 것이었다. 거래 내역, 사용자 행동, IP 주소, 지리 정보를 하나의 화면에 연결해 분석가가 이상 징후를 직접 발견하게 만들었다. 컴퓨터가 혼자 판단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인간 분석가가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결론에 도달하는 구조였다. 이 방식이 정착하면서 페이팔의 사기 탐지율은 급격히 개선됐고, 회사는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틸은 9/11 이후 이 경험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봤다. 정보기관의 실패는 페이팔이 초기에 겪은 실패와 구조가 같았다. 데이터는 방대하지만 파편화되어 있고, 패턴을 발견할 도구가 없으며, 인간 분석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방향을 잃는다. 페이팔에서 통한 방법이 국가 안보 분야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봤다. 차이는 규모와 민감도뿐이었다.


2003년, CIA의 투자가 활로가 되었다.

2003년, 틸은 알렉스 카프, 조 론스데일, 스티븐 코헨, 네이선 게팅스와 함께 팔란티어를 설립했다. 이름은 J.R.R. 톨킨의 소설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수정 구슬에서 따왔다. 멀리 있는 것을 보는 도구. 복잡한 정보 속에서 숨겨진 것을 직관하게 하는 장치를 의미한다.

공동 창업자들의 배경은 의도적으로 조합된 것처럼 보인다. 카프는 법학 박사이자 사회철학자로 팔란티어의 윤리적 방향성과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맡았다. 코헨은 컴퓨터 과학 전공자로 기술 개발을 총괄했다. 게팅스는 페이팔의 사기 탐지 시스템을 직접 설계한 엔지니어로, 핵심 아키텍처를 구축했다. 론스데일은 페이팔 출신으로 초기 제품 개발과 사업 확장을 이끌었다.

초기 자금은 틸의 개인 자본이었다. 그러나 회사의 가치를 인정한 것은 CIA 산하 벤처캐피털 인큐텔(In-Q-Tel)의 투자였다. 인큐텔은 미국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투자 기관이다. 정보기관이 직접 지갑을 열었다는 것은 단순한 투자 이상의 의미였다. 팔란티어가 국가 안보 인프라의 일부로 설계되고 있다는 신호이자, 정부 기관을 첫 고객으로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교두보였다.

인큐텔의 투자는 팔란티어가 처음부터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방식으로 설계되도록 강제했다. 보안 기준, 데이터 접근 권한, 감사 추적 기능이 제품의 핵심 요소가 된 것은 이 배경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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