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들어간 책방에서
구매한 책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그리고 나에 관한 이야기도 말이다.
제목을 보자마자 알 수 없는 감정이
내 안에서 들끓었고 곧바로 책을 훑어보았다.
그러자 또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이
나를 끌어당겼고 홀린 듯이 책을 구매했다.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편안한 차림으로 갈아입고 책상에 앉았다.
나는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책에 푹 빠져들었다.
책을 읽으며 많이 울었고 위로받았으며
애써 늘 부정하고 있던 사실을 받아들였다.
“나는 글을 쓰고 싶다”
손재주도 없고 아무것도 못 하는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
잘 쓴다고 할 순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 그리고 어쩌면 싫어하는 일.
그게 바로 글을 쓰는 일이다
생각해 보면 오래전부터
나는 나의 감정을 기록하는 것을 좋아했고
꿈을 기록하는 것을 좋아했으며
나의 순간들을 나만의 언어로 표현하고 싶어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말하는 게 두려워졌고
나의 얘기를 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굳이 ‘나의 이야기를 꺼내야 할까?’ 싶었다.
이러한 상황들이 반복되다 보니
나에게 속마음을 꺼내지 않는 버릇이 생겼다
이 버릇이 나쁜 버릇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내가 마주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피할 수 있을 때까지 피하고 무시하고 외면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피하기만 할 순 없는 법.
결국 나는 나의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지쳐버렸고 일상생활도 점점 무너져갔다
내 모든 것을 내려놓는 심정으로 부모님께
정신과 진료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돌아보면 부모님께 나의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장녀로서 부모님을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일까..
그렇게 나는 23년 12월.
처음으로 정신과에 방문했고
지금도 꾸준히 정신과를 다니고 있다.
이렇게 글로 나를 드러내는 것 또한
정말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나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나를 응원해 줄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사실은 나에게 큰 위안이 되지 않고
가끔은 오히려 독이 되곤 한다.
‘나를 아끼고 응원해 주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아직도 내가 이 모양 이 꼴인 건 정말로 내가
구제불능한 사람이라 그런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냥 나는 남들보다 조금 더 우울한 사람일 뿐인데..
내가 나를 온전히 받아들일 준비가 덜 된 것 같다.
그래도 이젠 나의 모습을 다 드러낼 필요도
다 감출 필요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니 나도 이젠 적당히 나를 드러내 보려 한다.
누군가에게 털어놓기만 해도
조금은 가벼워지는 우울증.
내가 우울한 감정을 드러내면
그 사람도 내 감정에 동요될까
말하지 못한 순간들이 너무나도 많다.
타인을 위하는 것도 좋지만
우선 나를 돌보고 위해야
남을 배려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하자.
우울증은 숨겨야 하는 질병이 아니에요.
일기장에 기록하기, 친한 친구에게 이야기하기 등등
어떤 방식으로든 털어놓고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가 보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들의 모든 날을 응원합니다.